돈키호테를 둘러보다가 쇼와시대 초기 엄청 레트로한 크레파스가 재탕된 것을 발견!!! 아.. 예쁜데… 이제 하루는 크레파스 안 쓰는 사실을 깨닫고 매우 아쉬워하며 내려놓았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순수하고 천진한 아이의 시절은 어느 한 계절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는구나. 생각보다 삽시간에. 여기는 다이소가 야심 차게 내놓은 디자인에 힘 좀 쓴 잡화점 . 불꽃놀이 세트 패키지가 너무 이뻐서 충동 구매했다. 연필 세트도 샀다. B1부터 B6까지 연필심의 농도를 대변해 케이스 색이 점점 짙어진다. 모아보면 너무 기발하고 간질간질한 디자인… 조하! B5는 흔히 볼 수 있는 흑심이 아니라 사 봤다. 애가 아직 연필 쓰는 나이야. 크! 좋았어. 나의 문구 소비욕을 애로 때우는 슬픈 사실. 필기구 쓰고 싶으니까 영어 필사라도..
미술관 메이트 이쿠미와 전시를 보러 갔다. 1970년생 아라키 타마나상은 대학시절 멕시코 유학을 경험했는데 전신주에서 늘이고 당겨서 질서 없이 전기를 갖다 쓰던 집들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우리도 하나씩 집을 골라 비어있는 콘센트에 연결해서 멕시코에 집을 지어봤다. 내가 먼저 집을 짓고 다음 이쿠미는 한참을 고민했다. -어쩌지.. 웅...웅... -왜 왜? 둘 데가 없어? -아니~ 동짱 가까이 살고 싶었어.. 내 옆에 살고 싶었다는 말이 웃기고도 감동적이어서 순간적으로 코 끝이 찡했다. 도란나봐. 이런 걸로 찔끔하고. 이런 순간들이 모여 보통의 관계가 훅 깊어지는 거 아닐까. 이곳은 작가님이 사이타마 아파트 단지에서 살던 기억이다. 다닥다닥 붙고 개성 없어 보이지만 하나하나 열어보면 따뜻하고 각양각색. ..
계란프라이를 와플기에 눌러서 바삭하게 해 먹었다. 바싹 구운 계란을 좋아하냐고요? 반숙, 완숙, 써니 사이드, 오버 하드, 날계란, 수란(온센타마고) 다 좋아합니다. 여행가기 전에 남아있던 우유는 전부 얼려놨다가 돌아오면 팥빙수를 해 먹는다. 물이랑 달리 우유는 도마 모서리로도 간단히 뭉갤 수 있어서 빙수기도 필요없다. 봉지에 얼리는 레시피를 생각해 낸 사람한테 맨날 감사하며 먹는 음식. 1. 지퍼백에 우유를 얇고 납작히 부어 얼려놓는다. 2. 10분간 상온에 내놓고 무거운 걸로 내리쳐 슬러쉬 상태로 만든다. 3. 연유, 팥, 미숫가루를 넣으면 완성도서관에 갔다가 발견한 어니언 레시피. 이거슨, 이자카야에서 케군이 엄청 맛있게 먹던 안주!어니언 슬라이스를 사 왔다. 채 썰어서 물에 담가놔도 괜찮지만 일본..
흑흑.. 이제 마지막 물놀이를 하러 가야 되다니.. 이별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마치 군대 가기 전 마지막 학교 축제 즐기는 기분? 그냥 졸업보다 군대 가야 되는 게 더 슬프잖아요. 여자친구들이랑도 헤어져야 하고.. 쉐라톤 수영장에서의 즐거움은 물놀이뿐만 아니라 또 한 가지가 있었는데 전 세계 예쁜 언니들을 실컷 구경했다는 것이다. 늘씬하고 개성 있고 이목구비 매력적이고 얼굴 작고 머릿결이 영화 같은 중국언니, 웨스턴 언니, 라틴 언니, 일본 언니, 한국언니, 인도 언니, 아프리카 언니. 왜 고등학교 때 반에서 제일 예쁜 언니들이 한자리에 모인 느낌이었다.이제 능숙하게 커피도 잘 내리고요. 편의점에서 미국 과자도 한 번 사 봤는데 어디서 많이 본 과자만 사는 소심함.그리고 축제의 하이라이트 마지막..
하와이의 구석구석이 좋았지만 최고로 좋았던 곳은 넷째날 갔던 다이아몬드 헤드 산책이었다. 참고로 케군과 하루의 원픽은 지난 포스팅의 쿠알로아 랜치. 항상 둘은 뭐가 제일 맛있었냐랑 어디가 제일 좋았냐 대답이 똑같다. 그럴때마다 내가 남편을 낳은 거 같아 소름 돋는다. 다이아몬드 헤드는 방문 날짜랑 시간대를 예약하고 미리 결제 해 놓았다. 공원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방문객을 제한하기 때문에 예약이 필요하다. 검색하면 이름이 똑같은 레스토랑이나 이상한 홈피가 앞다투어 나오니까 오피셜 홈피를 잘 찾아가서 예약해야한다. ESTA 비자 신청할 때도 전혀 상관없는 그럴싸한 홈피가 클릭하길 기다리며 계속 검색 됐었다. 결제가 필요한 홈피는 정말 잘 보고 들어가야 함. 딴소리지만 요즘에 부킹닷컴이란 호텔 예약 사이트..
그나저나 미국 편의점에서 아침밥으로 먹을 베스트 메뉴를 발견했다. 아침부터 탄수화물이랑 당 넘치는 음식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혈당 스파이크가 와서 기운이 쪽쪽 빠지는 게 너무 싫어 자연스레 몇 년 간 아침식사만큼은 저탄수를 고르게 되었는데 하와이에선 뭘 먹으면 좋으려나. 숀 머피처럼 (자폐증 의사 굿닥터의 주인공 ㅋ) 사과 한 개? 오 바나나는 엄청 많네? 사실 과일도 당이 많아.. 요거트? 에잉.. 난 요거트가 참 별루더라고. 삼각김밥 같은 밥폭탄이 내겐 최악인데.. 샌드위치는 빵이 퍼석하고 두꺼워보여...오오.. 나 뭔가 발견했다. 이거슨!! 내가 좋아하는 멕시칸. 세상에 달걀브리또! 삶은 달걀을 으깨서 브리또처럼 말았다. 이런 게 있구나. 이렇게 내 취향을 돌돌 말다니 아직 안 먹었는데 이미 너무 맘..
모아놓고 보니 하와이 푸드코트 시장조사 나온 사람처럼 푸드코트를 먹으러 다녔네? 갤러리아 면세점 앞에서 투어버스를 하차하고 그 길로 걸었다. International Markket Place란 큰 몰이 하나 나오는데 그 옆에 푸드코트 봐 둔 게 있었다. 내가 아니라 어느 틈에 케군이 알고 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 온갖 음식점을 훑고 머릿속에 먹고 싶은데 깃발을 훅훅훅 꽂아놨더라 ㅋㅋㅋ 초능력 수준이다. 여기도 분위기 너무 힙하고 좋았다. 항상 붐비는 모양인데 운 좋게 자리가 있었다. 하루는 피자를 보자마자 소세지 피자!! 고민도 없이 시켰다. 정식 메뉴는 페퍼로니 슬라이스 9불. 딱 한 장 남아서 빨리 사 달라고 아주 급함. 한 조각인데 자른 자국이 4등분이라 깜짝 놀랐다. ㅎㅎ 거대함. 케군도 여기서 ..
주섬주섬 바다를 보며 스팸 오니기리를 먹고 있는 곰돌이푹 자고 눈이 팍 터져서 6시 35분 무사히 투어 버스에 탑승했다. 셀프로 자른 청바지 길이가 너무 맘에 들지 뭐예요. 한 2분 남았다고 사진을 오만장 찍으면서 갔는데 (뒤의 봉고차) 투어 버스에 사람들이 그득히 앉아있었다. 아마 창 밖으로 우리가 지랄발랄 떨며 오는 걸 구경하고 있었겠지. 아이고 민망해라 ㅋㅋㅋ 우리 호텔은 마지막에서 두 번째 픽업장소라 늦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픽업당한(?) 호텔 사람들은 6시부터 이 차에 타고 있었을 것.버스 안 분위기는 오묘했다. 노련해 보이지만 상당히 의욕 없는 일본 청년이 가이드로 왔고 검고 탄탄한 근육의 일본 아저씨 한 분이 일행과 조곤조곤 계속 대화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대부분이 불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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