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의 구석구석이 좋았지만 최고로 좋았던 곳은 넷째날 갔던 다이아몬드 헤드 산책이었다. 참고로 케군과 하루의 원픽은 지난 포스팅의 쿠알로아 랜치. 항상 둘은 뭐가 제일 맛있었냐랑 어디가 제일 좋았냐 대답이 똑같다. 그럴때마다 내가 남편을 낳은 거 같아 소름 돋는다. 다이아몬드 헤드는 방문 날짜랑 시간대를 예약하고 미리 결제 해 놓았다. 공원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방문객을 제한하기 때문에 예약이 필요하다. 검색하면 이름이 똑같은 레스토랑이나 이상한 홈피가 앞다투어 나오니까 오피셜 홈피를 잘 찾아가서 예약해야한다. ESTA 비자 신청할 때도 전혀 상관없는 그럴싸한 홈피가 클릭하길 기다리며 계속 검색 됐었다. 결제가 필요한 홈피는 정말 잘 보고 들어가야 함. 딴소리지만 요즘에 부킹닷컴이란 호텔 예약 사이트..
우리가 이런 날이 왔다. 하와이를 간 것이다. 케군이랑 내가 늘 꿈꾸던 여행지가 바로 하와이였다. 꿈을 꿨다기보다… 막연히 그리던 곳? 연예인들이 매년 간다잖아. 우리는 그런 부자들이 가는 여행지 가면 안 되는 줄 알았지. 하와이뿐만은 아닌데 뉴욕, 런던, 파리가 더불어 왠지 그렇다. 그래서 하와이에 다녀온 사실은 여전히 꿈만 같다. 경제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날밤을 새서 시차에 적응할 만큼 아이가 컸다는 것도 그렇고 꼭 연예인만 가란 법 있냐 대담함도 생겨야 (내겐 중요함 ㅋㅋㅋ) 되는 인생에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진 기회였다. 공항가는 길 어찌나 날이 좋은지 창 밖을 찍었다. 찰칵 찰칵 셔터 소리를 듣고 내 앞에 앉은 아저씨가 서류에 매여있던 시선을 들어 창 밖을 보고 동영상 버튼을 누르셨다. 셔터 소리..
바쁘신 장금이 언니의 부름에 우다다다다 달려간 주말. 언니는 도쿄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수다 떨지 않을래란 뉘앙스로 톡을 했지만 밑져야 본전. 살포시 떠 보았다. -언니 우츠노미야라는 역이 있어. 도쿄가 아니야. 근데 말이지 이게 생각보다 금방 갈 수 있는 지방이거든? 신주쿠나 이케부쿠로에서 전철을 타고 한 1시간 40분쯤 가면 나오는데 그린석도 있어서 기차여행 느낌으로 가능 해. 여기가 말이야 교자로 엄청 유명한 마을이고 토치기현인데 토치기현은 딸기의 고장이야. 도쿄를 떠나서 급 여행을 가자구?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거기까지 갈 가치가 있는가 직장인에게 이게 이게 할 소린가 과연 재밌나. 언니의 머릿속엔 이런 말들이 오가지 않았을까 상상하며 일단 고민시켜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그린석 ..
다음날은 하루가 학교에 간 사이 긴자에 가서 같이 점심을 먹었다. 틈틈이 만나줍니다. 알바하러 가면 매일 볼 수 있던 서로가 일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사이가 된 것을 깨닫게 된 어른이 되었을 때 촘 슬펐는데 코로나로 그 마저도 못 보게 되니 우리에게 남은 기회가 평생에 걸쳐 얼마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성큼 다가와서 더 그런지도 모른다. 아이한테 일본 카이세키 요리 (일식 전통 코스요리)를 체험시켜 주고 싶다는 멋진 메텔. 난 이런 생각 해 본 적이 없네.. 너무 좋다. 이라고 쓰고 라고 읽는 곳이었다. 긴자 CORE 쇼핑몰 9층에 있었다. 마지막 남은 자리를 전화로 예약 성공해쓰! 예쓰! 인터넷으로 예약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서 급하게 전철 안 차량과 차량 사이에서 양쪽 문을 닫고 전화했다. (..
오른쪽이 오늘의 주차. 괜찮아지고 있지 않나요? 후라노에서 숙박한다면 많은 분들이 신후라노 프린스 호텔을 후보에 넣을 것이다. 겨울에는 스키장이 있는 대형 리조트 호텔로 방값은 비싸지만 편리하고 호텔부지 안의 자연경관도 아름다워 인기 많은 곳. 하지만 우린 장기 여행이었기 때문에 온천 여관에서 돈을 좀 쓰고 후라노에선 비싼 호텔을 패스했다. 스키 시즌에 제일 성황인 프린스 호텔이지만 여름에도 매력 있다. ニングルテラス 어감만큼 귀여운 이런 볼거리가 가득하기 때문에 북해도엔 일본이 건국되기 전부터 살고 있던 선주민이 있었다. 아이누족이라고 하는 그들은 일본어랑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했고 수렵생활에 농작은 거의 하지 않았다. 글자는 없고 말만 존재했는데 수는 많이 줄었지만 아이누 문화와 언어를 계승하려고 노..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이동합니다. 택시 기사 아저씨랑 도란도란 여행 정보 이야기하는 게 나름의 깨알 재미인데 아저씨는 많이 조용하셔서 닥치고 가만히 갔다. 냉정하신건가 조용하신건가 헷갈리는 경계에 있달까. 니가타 그랜드 호텔 Niigata Grand hotel 그런데 내리고 마지막에 다음에 또 택시 타실 일 있으시면 쓰세요. 하면서 300엔 할인 쿠폰을 주셨다. -엄마, 아저씨 안 그래 보였는데 엄청 친절하시다. 하루가 말했다. 어린 너도 그렇게 느꼈구나 ㅋㅋ 시내 호텔은 스도마리 (素泊まり). 조식 석식 없이 오로지 잠만 자는 걸 말한다. 세 명이서 골든위크 2만 엔이었다. 그런데 요즘 여행 운이 영 꽝이라 여기도 첫날 어찌나 우중충하던지 비바람이 거세서 앞으로 걷기 힘들었다. 호텔 바로 앞엔 일본에서 ..
이제 여행 갈 때 자기 짐은 자기가 싼다 The 7 years. 그런데 녀석의 가방이 빵빵하다? 제작진은 서둘러 따라가 보았다. 열린 가방 틈으로 하얀 물체가 보인다! 뭐…왓더.. 빵빵한 가방의 대부분은 ‘쌀쌀이’시키였다. 어이가 없었다. 저거 여행지에서 잃어버리고 와도 애미 애비는 모른다-라고 딱 일러뒀지만 여행 내내 쌀쌀이 잘 챙겼는지 (하도 아끼는 인형이라) 케군이랑 내가 온 신경이 쓰였다. ㅋㅋ 우리의 쌀쌀이스트레스가 시작된다. 도쿄에서 고텐바까지는 차로 1시간. 곧장 갈 수 있는 길이지만 휴게소를 한 번 찍고 가 주는 거시 여행의 참맛이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아니 그런데 왜 하필 누이랑 매부일까. 누이는 여동생이고 매부는 그 여동생 남편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을 때 매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