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저녁밥을 먹고 일찍 자야겠다. 저녁은 햄버거로 정했다. 케군이 가게를 정했다. 밥집에 관해서라면 언어 장벽 없이 어디서나 인간 검색엔진이 되는 케군의 능력. Hello Harry Hello Harry (The Burger Joint) Cairns · Shop 2/95-105 Esplanade, Cairns City QLD 4870 オーストラリア4.6 ★ · ハンバーガー店www.google.com헬로 해리라는 햄버거 집에 왔다.예쁜 언니가 주문을 받았다. 처음에 영어로 주문을 하다가 나랑 케군의 대화를 듣더니 일본어로 도와드릴까요? 하고 유창한 일본어를 하셨다. 외모가 동양인이 아니어서 엄청 놀랐다. 그리고 몇 마디 배운 일본어가 아니라 고급 어휘와 유창한 악센트라 깜짝 놀랐다. 엄마 일본사람이냐 혹..
입국심사는 쫄깃했다. 우리 앞 앞 줄에 서 있던 여행객이 37번 데스크에서 심사를 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입국 심사원이 불같이 화를 내며 언쟁이 일었다. 중국어를 쓰는 아시아 여행객이었다. 좀처럼 심사는 끝나지 않고 일행이 자꾸 안 나오자 상황을 보려고 기웃거리는 사람한테도 나가요!!!! 막 극대노까지 하는데 제발… 37번이 우리를 맡지 않게 해 주세요.. 부들부들 떨었다. 도대체 심사원한테 뭔 짓을 한 거야… 가뜩이나 긴장돼서 내가 얼마나 미국 입국 연습을 했다고요. 그리고 간발의 차로 우리는 38번에 불려 갔다. 우리 뒤의 사람들.. 37번으로 ;ㅁ; 사요나라… 38번 직원은 유쾌한 사람이었다. 한국인, 일본인 부부에게 번갈아서 그 나라 말을 써 줬다. 나한테는 UmG 엄쥐~ (손가락 스캔~ ) ㅋㅋ너..
여행 이틀째까지는 갈 길이 먼 느낌이었는데 중반부터 갑자기 쏜살같이 시간이 흐르더니 어느덧 마지막 조식을 먹으러 왔다. 갑자기 현실을 부정하고파. 조식은 오늘도 너무 훌륭했다. 특히나 수프가. 국물 내는 장인이 계시는 게 틀림없다. 홋카이도 수프 카레!! 내내 그 유명한 수프 카레를 못 먹어서 아쉬웠었다. 매운맛이 많은 이미지라 수프 카레 전문점에 하루를 데려가길 포기하고 있었는데 닭고기 살이 흐드러지듯 푹 고아 나온 진국 중의 진국을 조식에서 만나다니…(게다가 매콤했다. 그래서 더 행복했다는) 우리 사정 꿰뚫은 신내림 받은 국물 장인이심미까. 퍼 먹고 또 갖다 먹고 밥 말아먹고 한을 풀었다. 급한 시그널을 받고 호텔 방으로 뛰어 간 케군의 빈자리. 시원하고 쾌적한 하루를 시작하겠군 녀석. 체크아웃을 하..
오른쪽이 오늘의 주차. 괜찮아지고 있지 않나요? 후라노에서 숙박한다면 많은 분들이 신후라노 프린스 호텔을 후보에 넣을 것이다. 겨울에는 스키장이 있는 대형 리조트 호텔로 방값은 비싸지만 편리하고 호텔부지 안의 자연경관도 아름다워 인기 많은 곳. 하지만 우린 장기 여행이었기 때문에 온천 여관에서 돈을 좀 쓰고 후라노에선 비싼 호텔을 패스했다. 스키 시즌에 제일 성황인 프린스 호텔이지만 여름에도 매력 있다. ニングルテラス 어감만큼 귀여운 이런 볼거리가 가득하기 때문에 북해도엔 일본이 건국되기 전부터 살고 있던 선주민이 있었다. 아이누족이라고 하는 그들은 일본어랑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했고 수렵생활에 농작은 거의 하지 않았다. 글자는 없고 말만 존재했는데 수는 많이 줄었지만 아이누 문화와 언어를 계승하려고 노..
점심때쯤 들른 동네 이름이 매우 특이했다. 'ㅂ' 어느 부족 언어인가 시무캇푸추오!!!! 재채기하면서 날아가는 듯함. 한글 표기 사진도 찍고 상당히 맘에 들었다. 우린 시무캇푸추오 마을에서 밥을 먹고 가기로 했다. 왤케 귀엽지.. 시무캇푸추오. 작은 휴게소였는데 프라이팬의 일본어 표기인 이란 이름의 가게가 유명했다. 한 팀만 기다리고 다행히 빠르게 입점할 수 있었다. 우리 뒤로 긴 줄이 생겼다. 아슬아슬했어~ 하루랑 나는 소세지 카레를 시켜서 나눠먹고 케군은 함박스테이크 카레. 지난 포스팅에도 말했듯 이런 경양식이 아주 많고 맛있다! 소세지도 유명하고 뿌리야채를 한꺼번에 많이 처리할 수 있는 카레가 레시피도 다채롭다. 가게마다 특색 있음. 말하면 입만 아픈 북해도 채소. 도쿄랑 똑같은 재료 넣은 심플한 ..
여기는 아기용 실내복이 있어서 좋았다. 어김없이 노보리베츠의 곰돌이 그림이 그려있음. 하루의 취저지만 곰돌이 좋아한다는 티를 내는 건 초2의 자아 때문에 부끄러워하는데 여관에서 주는 옷은 디자인이 하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는 척 무심하게 옷을 들고 사실은 속으로 좋아 째짐. 곰돌이의 거리두기 곰돌이의 코로나 예방 안내 (특히 체온 재는 섬세한 손이 너무 귀엽) 홀에 만들기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오오. 알차다. -하루야 배지도 만들고 또 하나 만들까? -그럼 비행기 만들고 싶어. 여자 직원분이 두 분 계셨는데 그중에 한 분이 아뇽하세요!! 하면서 한국말로 인사해 주셨다. 이제 이 인사 모르면 안 되지 암요. 네! 안녕하세요!! 반갑게 인사했다. 그냥, 우리가 한국 사람인 걸 알고 해 주신 립서비스겠..
고속도로 운전은 그야말로 정신이 쏙 빠졌다. 자꾸 선을 삐져나온다. 왼쪽으로 삡삐삐- 오른쪽으로 삡삐삐- 경고음이 멈추질 않아. 나에게 스피드 80킬로로 달리면서 핸들을 이래저래 움직이며 커브를 도는 건 담력훈련이다. 하루는 아빠가 운전할 때 분명 졸고 있었는데 엄마가 운전대를 잡자마자 눈이 번쩍 뜨여 온 감각이 예민해진 게 느껴졌다 생존본능 대박 ㅋㅋ 아무도 못 자고 있다. 우리 차 안의 아까까지 있던 그 여유로움은 다 꽁꽁 얼었다. 거의 모든 휴게소에 들러 운전을 교대했다. 케군한테 참 고마운 게 묵묵히 내게 운전 기회를 많이 줬다는 것이다. 또 주차에도 다시 훈수를 두기 시작했다. 날 포기하지 않았다. (오예) 이번 여행이 끝나갈 때쯤 살짝 주차 실력은 늘었다. 내가 후방 카메라에 너무 의존했던 것..
2022년 올여름 휴가는 홋카이도! 북해도! 키타구니! (북쪽 나라! ) 8월 초 케군이 코로나에 걸려서 출발 직전까지 이런 이런 서스펜스가 따로 없었지만 우리 가족이 줄줄이 소시지로 옮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다. (다 함께 가슴을 쓸어내려보아요) 두 달 전부터 예약한 홋카이도 왕복 비행기는 코로나가 종결되는 듯한 분위기에 세븐일레븐 커피 팔리는 속도로 팔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설마 뭔 일이 있겠어 기분도 고조됐고 ‘변경 불가’ 티켓과 ‘변경 가’ 티켓 가격차이가 천지차이라 우리 손에 있는 건 티켓이었다. 심장이 쫄깃해찌. 우리가 여행을 갈 수 있게 된 건 하늘이 도왔다는 기분밖에 들지 않았다. 아직 공항에서 짐 부치고 있는 상황인데 이미 뿌듯함 하네다 공항에서 간단히 밥을 먹었다. 그날 게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