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날 잡아서 특정 온라인 영어 서비스를 호되게 추앙하며 그게 마치 전부인 양 포스팅했지만… 예. 이제 전 그걸 안 해요. 마흔 넘게 살며 드디어 깨달은 것 중 하나가 내게 영원한 건 없단 것이기 때문에 별로 놀랍지는 않다. (여러분도 적응을 하셨을 거예요) 한 서른 중반부터 포스팅 말미엔 ‘지금은 그렇다.’ ‘나중엔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추가 조항이 꼭 써 있지 않았나요. 나는 그거 하나 깨달은 걸로도 스스로 성장했구나 되게 기특했다. 자화자찬하는 이 버릇은 개를 못 주는구나. 내가 쓰던 온라인 서비스의 최강점은 아무 때나 레슨을 시작할 수 있다는 거였는데 회원수가 급증하고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결국 좋은 선생님은 쟁탈해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타 회화 서비스랑 다름없는 예약제에 손을 대야 수..
우연히 발견한 브런치 북이 있다. 울고 부들부들 치를 떨다가 무릎을 치면서도 필력에 감탄 또 감탄하는 중인데 아직 완결이 안 났다. 목요일만 목이 빠져라 기다리다가 몇몇 친구들한테 가르쳐줬다. 내 친구들은 그 자리에서 싹 다 정독을 하고 나랑 같이 목 빠지게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나만 기다릴 땐 매우 약 오르더만 같이 기다리니까 좀 낫구만? ㅋㅋ 그래서 여러분들에게도 알려드릴려고요. (심술보 백만개) 이게 다 실화라는 게 믿기지 않을실 겁니다. 급한 일 없을 때 읽기 시작하세요. 시간이 순삭! https://brunch.co.kr/brunchbook/chaeakyoung [연재 브런치북] 고딩엄빠의 파란만장 인생 분투기원조 “고딩엄빠”입니다. 준비없이 갑자기 어른이 되었기에, 인생을 겪으면서 배웠습니..
대부분의 상황에선 연예인이 연애를 하든 말든 연기만 잘하면 된다. 물론 둘이 만나다가 시간을 갖자 해 놓고 금세 다른 여자 친구랑 하와이에 갔다는 이야기는 한 때 개꿀잼이었다. 그렇다고 막 열 올릴 것까진 없고 팝콘 좀 씹고 싶은 정도. 근데 얼마 전에 어느 연예인의 사생활 때문에 깊은 빡침을 경험했다. 오랜만에 엄청 재밌는 미드 시트콤을 발견해서 정주행을 하고 있었다. 잘생긴 동생이랑 웃긴데 알고 보면 깨알같이 성실하고 맘이 너무 따뜻한 형의 티키타카가 실없이 터지게 만드는 대사가 계속 나왔다. 주인공인 콜트 (동생)보다 루스터 (형) 때문에 푹 빠졌다 해도 과언이 아닌 드라마였다. 막 동생 구박하는 척하면서 뒤에선 동생이 돈 없어서 다른 지역에 못 가고 있을 때 자기 돈 탈탈 털어서 몰래 돈 대 주고..
벌써 1년 넘게 정기적으로 수업을 예약해 주는 학생이 있다. 30대 초반, 직장인 에리(가명). 마른 몸, 하얀 피부에 항상 손톱 큐티클과 긴 생머리 헤어 트리트먼트까지 꼼꼼하게 관리하는 미인. 베이지색 원톤만 위 아래 세트로 입어도 밋밋하지가 않는데 이유는 얼굴이 악센트이기 때문이다. 원래도 예쁘지만 화장을 어울리게 정말 잘해서 매번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하지만 남자보다 최애가 좋고 연애하느라 소모하는 돈과 시간이 있음 한 번이라도 더 한국에 가서 덕질하고 싶다는 그녀. 두어 달 전에 얘기 좀 들어달라며 하소연을 했다. 에리는 온라인으로 하던 한국어 수업이 하나 더 있었다. 한국인 남자 선생님에 한 50대쯤? 2년 정도 이어오고 있었는데 남자 선생님이어도 매번 아내가 화면 뒤에 앉아있어서 끈적한 ..
아이가 방학을 하자마자 긴 포스팅은 시도도 못했다. 케언즈 이야기는 좀 더 미뤄야겠어요. 눈뜨면 밥해주고 숙제 봐주고 간식 먹고 집 치우고 틈만 나면 난 그냥 아무 생각없이 드라마 좀 보고 싶고. 응? 그러다 보면 왜 밤이야- 원래 스포츠에 관심이 없어서 올림픽 보다가 깜짝 놀란 인물이 하나 있었으니 호리고메 유우토 스케이트 보드 금메달 선수였다. 와 올림픽 화면이 갑자기 음방 직캠이 됐어.세상은 불공평하다나는 올림픽이야말로 노력과 실력의 진검 승부 현장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 비주얼까지… 옛날 밀착 취재 영상까지 찾아 봄 호리고메 어머님 뿌듯하시겠어요. 저도 올림픽을 덕분에 즐겼습니다. 둠칫둠칫
한 달 전 뉴스였다. 전직 역무원이었던 남자가 사내 시스템에 접속했다. 분실물 데이터에서 오랫동안 주인을 기다리는 한 지갑의 특징을 메모했다. 그리고 역 분실물 센터에 가서 타인의 신분증을 제시하고 자기 지갑인 양 물건을 찾아왔다. 16만 엔을 도둑질하는 데 성공할 뻔한다. 그런데 덜미가 잡혔다. 라는 뉴스 자막이 나왔다. 웃음이 터졌다. 잘 봤지 AI들아! 이게 바로 인간의 위대함이다. 남의 신분증으로 수령이 가능한 건 물론이고 퇴사한 사람이 사내 시스템에 접속이 되는 것부터 인간의 허술함이 한 두 개가 아니지만 그러나 저러나 ‘어? 왜 지갑을 찾았는데 안 좋아하지? ’ 이런 촉을 어떻게 데이터화할 수 있겠어. 인간이 축적한 섬세한 빅데이터가 결국 정의를 실현시키는 장면 같았다. 나는 한편으로 이런 생..
생각하는 것은 뭐예요? 일본 예능에서 노년층에게 위 질문을 하며 길거리 인터뷰하는 방송을 봤다. 하위권에는 열심히 퇴직까지 성실하게 직장 생활한 것을 꼽은 사람들이 꽤 많았다. 한 길만 파고 퇴직금 굵직히 모으길 잘했다고. 그리고 다음으로 애들 열심히 키운 것. 전업주부 혹은 가족을 우선으로 노력한 아빠들이 말했다. 그리고 투자, 재테크를 공부해서 미리미리 도전해 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제 주식 없는 노후는 없다고 못 박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군 그렇군, 공감하고 있는데 바로 조금 있다가 연금모아 두길 잘했다. 뭐니 뭐니 해도 절약해서 십시일반으로 저금해 둔 게 제일 잘했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케군은 저 나이대 사람들이니까 은행에 넣어둔 거라고 듣지 말라며 내 귀를 틀어..
선재 업고 튀어를 정주행했다. 싸이월드 있을 때 연애 해 본 세대로서 아무리 오발이손글거려도 추억 곱씹으며 너무 재밌게 봤는데 다 본 후 하나의 강렬한 결론이 내려졌다. 남자는 키다. 모두가 그렇듯 손 키스 날리던 선재 보고 방구석에서 벽 뿌시고 난 후 파도처럼 오는 나만의 여운… 저 키 좀 보래. 저 키 어쩔… 그리고 리디북스에서 감자캐듯 책 한권 뒤져서 캐냈다. 너무 솔깃하지 않습니까? 형광펜 좍좍 칠해가며 단숨에 읽었다. -성장에 없어서는 안 될 우유 -밤에 잘 자야 키가 큰다 -운동해라 등등 우리가 알던 당연한 포인트도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그게 왜, 어떻게, 무슨 메커니즘으로 그렇게 되는지 쉽고 시원하게 알려줘서 동기부여가 됐다. 그리고 정확히 밤 언제 성장호르몬이 얼마나 나오는지, 그걸 막는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