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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투리 배추를 부쳐먹었다. 내가 최근에 알게 된 일본 생활 정보 중에 이걸 왜 이제 알았지 통탄한 게 한 가지 있다. 부침가루가 아니라 타코야끼 가루로 부침개를 만들면 끝내주게 맛있다는 것이었다. 한국 부침가루에는 특별한 게 없다. 부침가루도 아니고 그냥 집에 있는 밀가루를 뿌려 부쳐도 부침개는 부침개다. 부침개는 주인공으로 태어난 녀석이 아니라 남은 재료들의 처치하려다 존재하게 된 부산물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그런데 타코야끼는 반대로 안에 들어있는 건더기 보다 반죽을 먹으려고 하는 요리다. 반죽 안에 지극 정성 다랑어랑 다시마를 고아 넣은 육수가 그득그득하다. 그래서 타코야끼에 문어는 쥐똥만큼 들어있어도 불만스러워할 사람이 없다. 그러니 감칠맛 넘치는 반죽 속에 부실하게 문어 한 조각씩 넣고 먹는 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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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양념 새우를 처음 (인…가?) 먹어 본 나는 맛있었다고 세상에 참 그런 양념은 없다며 홍이에게 흥분했더니. -언니 그거 집에서 맹글어 먹어.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다능게 아닝가. 오! 그렇구나! 새우라면 사시사철 일본에도 있고 레시피는 늘 인터넷에 있지. 신나게 새우를 사다가 버무렸다.두근두근 다음 날 엄청 맛있게 한 끼를 먹고 친구들에게 레시피를 전파했는데 교포 동생이 -언니, 그거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새우였어? 어떤 새우를 사야 돼? 동공이 마구 흔들리면서 그렇지.. 이게 조.. 종류가 있겠지..? 내가 뭘 샀는지 기억이 안 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퇴근한 케군에게는 양념 새우를 프라이팬에 넣고 볶았다.그랬더니, 이게 쭈꾸미 맛이 되네…? 케군은 그날 매워서 헥헥 댔지만 (레시피에 고춧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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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난이 너무 긴 거 아님미까 그릇이 의미를 잃을 정도로 길고 큰 난이어서 황송했다. 도쿄에는 인도 커리 집이 맥도널드 수만큼 많다. 경쟁자도 많으니 가격도 하향평준화 되어있고 맛있고 진짜 푸짐. 도쿄 오면 인도커리 한 끼는 먹어주세요. 너무 추천해요. 카키아게 : 여러 가지 야채를 한 덩어리로 튀긴 텐푸라 튀김옷이 하나하나 별 모양으로 튀겨져서 아름다웠다. 하지만 칼로리는 아름답지 않지. 빨리 먹고 싶었나? 촛점이… 오랜만에 성공한 창작 반찬이었다. 미즈나, 당근, 다시마, 참치 캔 양념해서 버무려서 마지막으로 참기름 넣었다. 케군은 고양이처럼 참치가 들어가면 뭘 섞어도 다 잘 먹는다. 케군이랑 둘이 먹은 저녁밥. 엄청 인기 좋은 오오츠카의 피자집이었는데 모든 피자가 한 판에 500엔이었다. 근데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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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 통 큰 바지 유행 중.이니스프리 그린티 시드 히알루로닉 세럼 좋다. 내가 좋다고 말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홍이가 이거 좋았다고 먼저 말해서 (같은 라인 레티놀 세럼) 어어!!! 나도!! 나도!! 찌찌뽕 한 템.샤프처럼 눌러서 쓰는 지우개 잠시 보고 가세요. 슬림해서 손 맛이 너무 좋아요. 착 손에 잡을 때 귀여워…내 짧은 지식으로 피부에 자극 주지 않으면서 보습력 높이는 안전한 성분은 히알루론산, 시카, 세라마이드인 거 같다. 레티놀 성분은 스티바 에이 크림에서 디페린 크림으로 갈아탔다. 굉장히 소량으로 바르고 있다. 타이에 놀러 간 장금이 언니한테 하나 사다 달라고 한 게 몇 달째 엄청 엄청 오래 쓸 정도로. 그래서 그 외의 보습 제품을 최대한 저자극으로 챙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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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통에 여러 가지 때려 넣고 만든 새우죽이랑 새우만두를 구웠다. 나도 케군도 만두를 너무 사랑하는데 요즘 일본은 교자 바람이 불어 냉동 코너에 각종 만두로 넘쳐나 즐겁다. 새우만두, 고수만두, 김치만두, 부추만두, 후추만두 테마도 다양하게. 사실 집에서 만드는 날 반, 사 먹는 날이 반. 슈퍼에서 사 온 반찬에 치라시 스시 (회덮밥 느낌) 고기, 두부 넣고 오이스터 소스로 간을 한 볶음밥 배추랑 닭고기 넣은 찜아르바이트 끝나고 출출해서 도시락집에 갔다. 반찬하나 오니기리 하나를 사고 정수기 물을 한잔 뜨는데 물이 폭포수처럼 쫙쫙 퍼부어 손이 흥건히 다 젖었다. 물이 공격을 하더라고. 종이컵에 물이 들어가자마자 퉁겨져 나와ㅋ잠시 살림 좀 보고 가세요. 침대 머리맡에 충전기를 딱 고정시키고 싶었다. 자석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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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만 주야장천 하고 있는데 사실 한동안 주야장천 먹기만 하며 살았다. 사진첩은 내 삶의 목격자. 겨울이 되면 일본 가정에서 오뎅을 종종 반찬으로 낸다던데 오뎅이랑 또 뭐가 어울리는지 몰라 리카한테 물어봤다. 그랬더니 오뎅만 잔뜩 해서 오뎅만 먹는 날이랜다. 카레 같은 존잰가? 밥이랑 오뎅이랑 먹어? 하니까 그렇다고 했다. 오뎅이랑.. 쌀밥. 나는 과연 이게 쌀밥이랑 같이 넘어갈까 가 매우 궁금했다. 오뎅은 자고로 떡볶이랑 짝짝꿍잉디.. 슈퍼에 가니까 한쪽 코너가 갖은 오뎅으로 꽉 차있었다. 생선 어묵, 오징어 어묵, 새우 어묵, 채소 섞인 거, 떡, 두부, 내장... 너도 오뎅? 평소 신기했던 어묵을 한 개씩만 사 봤는데 한 솥이다! 셋이 먹고 죽을 양을 끓였다. 오뎅 국물은 별 거 없이 그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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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포스팅 아래 구독자 언니의 댓글이 달렸다. 집에서 한 끼 만드는데 보통 얼마나 걸리는지. 그래서 좀 우스꽝스러운 나의 습관을 공개해 보기로 했다. 사실 나는 시간이 많은 편인 주부지만 밥을 무지무지 서둘러서 한다. 밥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빨리 해치우는 게 아니라 짧은 시간 안에 무의미한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어떻게 하면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한 끼를 만드는 게 가능한지 혼자 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요리는 내게 게임이닼ㅋㅋㅋㅋ 오늘도 밥 먹을 사람들이 오기 30분 전까지 꼼짝도 안 하고 있다가 카운트다운이 들어간 후에야 경기장에 출전했다. 자 우리 군말 없는 알바생들을 소개한다. 1번 알바생 : 전기밥통무랑 소고기 물 적당량 나중에 양 조절할 수 있으니 물은 적게 넣는다. 밥통이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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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어권 인스타에서 또르띠야 레시피를 발견했다. 프라이팬에 똘띠야를 한 장 깔고 위에 시금치, 계란 치즈를 올려서 잘 구운다음 반으로 접어 먹는 방법.처음엔 어설펐는데 두번짼 성공했다.진짜 맛있어요. 여러분. 샐러드용 닭가슴살이나 머슈룸. 단백질과 채소 재료를 취향대로 바꿔도 좋다. 일본에선 배추 반 포기를 사면 국에 넣고 겉절이로 먹고 쬐끔 김치 만들고 남아버린다. 남은 걸 전으로 부쳤더니 케군이 헐레벌떡 막걸리를 담아 온다. 부침개 할 거면 미리 말해야지 하면서 입꼬리 계속 상승 중. 일본사람 중에 부침개 싫어하는 사람을 아직 본 적 없다. 케군이 인터넷으로 산 달달하고 짭짤한 고기반찬인데 너무 짜서 어지러울 지경. 이런 건 밥 위에 올리면 간이 딱이다. 니쿠자갸. 밥 위엔 유카리 가루. 케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