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흑.. 이제 마지막 물놀이를 하러 가야 되다니.. 이별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마치 군대 가기 전 마지막 학교 축제 즐기는 기분? 그냥 졸업보다 군대 가야 되는 게 더 슬프잖아요. 여자친구들이랑도 헤어져야 하고.. 쉐라톤 수영장에서의 즐거움은 물놀이뿐만 아니라 또 한 가지가 있었는데 전 세계 예쁜 언니들을 실컷 구경했다는 것이다. 늘씬하고 개성 있고 이목구비 매력적이고 얼굴 작고 머릿결이 영화 같은 중국언니, 웨스턴 언니, 라틴 언니, 일본 언니, 한국언니, 인도 언니, 아프리카 언니. 왜 고등학교 때 반에서 제일 예쁜 언니들이 한자리에 모인 느낌이었다.이제 능숙하게 커피도 잘 내리고요. 편의점에서 미국 과자도 한 번 사 봤는데 어디서 많이 본 과자만 사는 소심함.그리고 축제의 하이라이트 마지막..
하와이의 구석구석이 좋았지만 최고로 좋았던 곳은 넷째날 갔던 다이아몬드 헤드 산책이었다. 참고로 케군과 하루의 원픽은 지난 포스팅의 쿠알로아 랜치. 항상 둘은 뭐가 제일 맛있었냐랑 어디가 제일 좋았냐 대답이 똑같다. 그럴때마다 내가 남편을 낳은 거 같아 소름 돋는다. 다이아몬드 헤드는 방문 날짜랑 시간대를 예약하고 미리 결제 해 놓았다. 공원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방문객을 제한하기 때문에 예약이 필요하다. 검색하면 이름이 똑같은 레스토랑이나 이상한 홈피가 앞다투어 나오니까 오피셜 홈피를 잘 찾아가서 예약해야한다. ESTA 비자 신청할 때도 전혀 상관없는 그럴싸한 홈피가 클릭하길 기다리며 계속 검색 됐었다. 결제가 필요한 홈피는 정말 잘 보고 들어가야 함. 딴소리지만 요즘에 부킹닷컴이란 호텔 예약 사이트..
그나저나 미국 편의점에서 아침밥으로 먹을 베스트 메뉴를 발견했다. 아침부터 탄수화물이랑 당 넘치는 음식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혈당 스파이크가 와서 기운이 쪽쪽 빠지는 게 너무 싫어 자연스레 몇 년 간 아침식사만큼은 저탄수를 고르게 되었는데 하와이에선 뭘 먹으면 좋으려나. 숀 머피처럼 (자폐증 의사 굿닥터의 주인공 ㅋ) 사과 한 개? 오 바나나는 엄청 많네? 사실 과일도 당이 많아.. 요거트? 에잉.. 난 요거트가 참 별루더라고. 삼각김밥 같은 밥폭탄이 내겐 최악인데.. 샌드위치는 빵이 퍼석하고 두꺼워보여...오오.. 나 뭔가 발견했다. 이거슨!! 내가 좋아하는 멕시칸. 세상에 달걀브리또! 삶은 달걀을 으깨서 브리또처럼 말았다. 이런 게 있구나. 이렇게 내 취향을 돌돌 말다니 아직 안 먹었는데 이미 너무 맘..
모아놓고 보니 하와이 푸드코트 시장조사 나온 사람처럼 푸드코트를 먹으러 다녔네? 갤러리아 면세점 앞에서 투어버스를 하차하고 그 길로 걸었다. International Markket Place란 큰 몰이 하나 나오는데 그 옆에 푸드코트 봐 둔 게 있었다. 내가 아니라 어느 틈에 케군이 알고 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 온갖 음식점을 훑고 머릿속에 먹고 싶은데 깃발을 훅훅훅 꽂아놨더라 ㅋㅋㅋ 초능력 수준이다. 여기도 분위기 너무 힙하고 좋았다. 항상 붐비는 모양인데 운 좋게 자리가 있었다. 하루는 피자를 보자마자 소세지 피자!! 고민도 없이 시켰다. 정식 메뉴는 페퍼로니 슬라이스 9불. 딱 한 장 남아서 빨리 사 달라고 아주 급함. 한 조각인데 자른 자국이 4등분이라 깜짝 놀랐다. ㅎㅎ 거대함. 케군도 여기서 ..
주섬주섬 바다를 보며 스팸 오니기리를 먹고 있는 곰돌이푹 자고 눈이 팍 터져서 6시 35분 무사히 투어 버스에 탑승했다. 셀프로 자른 청바지 길이가 너무 맘에 들지 뭐예요. 한 2분 남았다고 사진을 오만장 찍으면서 갔는데 (뒤의 봉고차) 투어 버스에 사람들이 그득히 앉아있었다. 아마 창 밖으로 우리가 지랄발랄 떨며 오는 걸 구경하고 있었겠지. 아이고 민망해라 ㅋㅋㅋ 우리 호텔은 마지막에서 두 번째 픽업장소라 늦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픽업당한(?) 호텔 사람들은 6시부터 이 차에 타고 있었을 것.버스 안 분위기는 오묘했다. 노련해 보이지만 상당히 의욕 없는 일본 청년이 가이드로 왔고 검고 탄탄한 근육의 일본 아저씨 한 분이 일행과 조곤조곤 계속 대화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대부분이 불평이었다..
입국심사는 쫄깃했다. 우리 앞 앞 줄에 서 있던 여행객이 37번 데스크에서 심사를 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입국 심사원이 불같이 화를 내며 언쟁이 일었다. 중국어를 쓰는 아시아 여행객이었다. 좀처럼 심사는 끝나지 않고 일행이 자꾸 안 나오자 상황을 보려고 기웃거리는 사람한테도 나가요!!!! 막 극대노까지 하는데 제발… 37번이 우리를 맡지 않게 해 주세요.. 부들부들 떨었다. 도대체 심사원한테 뭔 짓을 한 거야… 가뜩이나 긴장돼서 내가 얼마나 미국 입국 연습을 했다고요. 그리고 간발의 차로 우리는 38번에 불려 갔다. 우리 뒤의 사람들.. 37번으로 ;ㅁ; 사요나라… 38번 직원은 유쾌한 사람이었다. 한국인, 일본인 부부에게 번갈아서 그 나라 말을 써 줬다. 나한테는 UmG 엄쥐~ (손가락 스캔~ ) ㅋㅋ너..
우리가 이런 날이 왔다. 하와이를 간 것이다. 케군이랑 내가 늘 꿈꾸던 여행지가 바로 하와이였다. 꿈을 꿨다기보다… 막연히 그리던 곳? 연예인들이 매년 간다잖아. 우리는 그런 부자들이 가는 여행지 가면 안 되는 줄 알았지. 하와이뿐만은 아닌데 뉴욕, 런던, 파리가 더불어 왠지 그렇다. 그래서 하와이에 다녀온 사실은 여전히 꿈만 같다. 경제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날밤을 새서 시차에 적응할 만큼 아이가 컸다는 것도 그렇고 꼭 연예인만 가란 법 있냐 대담함도 생겨야 (내겐 중요함 ㅋㅋㅋ) 되는 인생에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진 기회였다. 공항가는 길 어찌나 날이 좋은지 창 밖을 찍었다. 찰칵 찰칵 셔터 소리를 듣고 내 앞에 앉은 아저씨가 서류에 매여있던 시선을 들어 창 밖을 보고 동영상 버튼을 누르셨다. 셔터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