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아기용 실내복이 있어서 좋았다. 어김없이 노보리베츠의 곰돌이 그림이 그려있음. 하루의 취저지만 곰돌이 좋아한다는 티를 내는 건 초2의 자아 때문에 부끄러워하는데 여관에서 주는 옷은 디자인이 하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는 척 무심하게 옷을 들고 사실은 속으로 좋아 째짐. 곰돌이의 거리두기 곰돌이의 코로나 예방 안내 (특히 체온 재는 섬세한 손이 너무 귀엽) 홀에 만들기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오오. 알차다. -하루야 배지도 만들고 또 하나 만들까? -그럼 비행기 만들고 싶어. 여자 직원분이 두 분 계셨는데 그중에 한 분이 아뇽하세요!! 하면서 한국말로 인사해 주셨다. 이제 이 인사 모르면 안 되지 암요. 네! 안녕하세요!! 반갑게 인사했다. 그냥, 우리가 한국 사람인 걸 알고 해 주신 립서비스겠..
고속도로 운전은 그야말로 정신이 쏙 빠졌다. 자꾸 선을 삐져나온다. 왼쪽으로 삡삐삐- 오른쪽으로 삡삐삐- 경고음이 멈추질 않아. 나에게 스피드 80킬로로 달리면서 핸들을 이래저래 움직이며 커브를 도는 건 담력훈련이다. 하루는 아빠가 운전할 때 분명 졸고 있었는데 엄마가 운전대를 잡자마자 눈이 번쩍 뜨여 온 감각이 예민해진 게 느껴졌다 생존본능 대박 ㅋㅋ 아무도 못 자고 있다. 우리 차 안의 아까까지 있던 그 여유로움은 다 꽁꽁 얼었다. 거의 모든 휴게소에 들러 운전을 교대했다. 케군한테 참 고마운 게 묵묵히 내게 운전 기회를 많이 줬다는 것이다. 또 주차에도 다시 훈수를 두기 시작했다. 날 포기하지 않았다. (오예) 이번 여행이 끝나갈 때쯤 살짝 주차 실력은 늘었다. 내가 후방 카메라에 너무 의존했던 것..
같은 날. 금산 구경을 끝내고 차로 5분 거리인 유적지에 들렀다. 근데 입구에 (입장료나 티켓이 필요한 곳은 아님) 멋진 그릇 가게 발견. 이끌리듯 들어감. 마침 케군 맥주잔에 금이 가서 새 장만을 했다. 이곳은 예전 광물을 처리하던 공장지대이다. 마치 몰락한 미래 세계 같지 않나요. 北沢浮遊選鉱場 기타자와 후유센코바 구글 맵 링크 인공과 자연의 혼재가 스산하면서도 멋집니다. 비 올려 그런다 노을 지는 길을 달려 사도섬에서 묵을 온천 여관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하고 호다닥 안내받은 방 침대가 있는 다다미방 바다가 보이는 뷰! 의자가 너무 예쁘다 남자 둘이 온천탕에 간 사이 테이블에 있던 서비스 과자를 먹으며 (하나 먹고 너무 맛있어서 다 내 가방에 챙김) 이런 노을을 구경했다. 추우니까 겉옷도 챙겨 입었..
우리는 2021년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가고시마 로컬 여행을 계획했었다. 국내지만 비행기를 탈 수 있고 (케군은 여행보다 플라이트를 좋아합니다.) 오키나와 위에 위치해서 도쿄보다 한참 남쪽지방이니까 살짝쿵 따뜻하지 않을까하는 기대와 남자 둘이 ‘화산’을 보러가자고 의기투합. 그리하여 가고시마라는 목적지가 정해졌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공항 무드 기내식이 없으니 점심 먹고 출발합시다. 아무리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도 ‘화산’을 보자는게 와닿지가 않은 애미. -하루야 ‘사쿠라지마’ 화산은 그냥 멀리서 보기만 할 수 있는거야. 막 용암이 흐르고 그런게 아닌데? 큰 산 같은 느낌이야. 그림이나 사진처럼 그렇게 보일걸? -그래도 화산 가까이에 간다는 게 엄청나잖아! 진짜 멋지자나! 케군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편..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여기 여기가 제일 즐거워... 내 호텔 (인수한 줄) 늦은 오후로 넘어가는 지금 이토록 인자한 정적 속 풍경과 손목의 시계가 매칭이 안 된다. 이 시간 도쿄라면 학교에서 집으로 달려오는 (천천히 와도 돼...) 하루가 총을 쏘듯 초인종을 누르면 (제발 살살 눌러줘..) 바빠지는 심장박동을 느끼며 우리 애기 다음 스케줄을 위해 머릿 속도 손 발도 풀가동이 시작되는 시간이라서. 게다가 이번 여행 내내 하루는 아빠 손 잡고, 아빠 차 옆좌석을 꿰차고, 온천탕도 아빠랑만 가니까 나는 같이 이동만 하는 관광객인 것처럼 (같은 투어 상품 쓰는 다른 손님? ㅋ) 퍼스널 스페이스를 만끽할 수 있었다. 그럼 나는 혼자 여성 전용 노천탕을 가 볼까? 밖으로 이어지는 문을 열고 ..
이제 밖으로 나와서 여러분은 나가노현 경치를 볼 차례입니다. 白樺湖 시라카바코 라고 하는 호수를 들렀다. 이건 또 어제와 다른 호수였다. 외국 같은 호수가 한 개도 아니고 차로 조금만 가면 여기도 저기도 있었네. 연애 때 느낌으로 커플사진. 하루 키가 많이 컸는지 그렇게 올려다 보는 느낌도 안나서 신기합니다~ 하여간 뭐 타는 거 좋아하는 하루를 위해 리프트 타러 갔다. 여행이 딱히 별거 없다. 그냥 차로 가다가 서고 탈게 있으면 타고 하지만 별 거 아닌게 아닌 하루. 리프트라니!!!! 미친 조아!! 주거!! 여름을 잊게 해주는 습도와 기온을 가르며 내려서부터는 정상까지 걸어 오르기. 구름 속 !!! 오르고 나니 '쿠루마야마'라는 산이었다. 엽서 같은 풍경을 우리에게 고마워 이제 내려간돠~~~ 아휴. 이렇..
저녁밥과 아침밥을 몰아서 포스팅 해 보겠습니다. 왜냐면 저녁 먹고 필름이 끊긴 듯 기절하고 눈을 떠 보니 아침밥 시간이었거든요! 개별룸으로 안내 받은 레스토랑 층도 전체적으로 다크한 나무 창살이 돋보이는 멋진 곳이었다. 조명이랑 우드 컬러가 고급집니다…;ㅁ; 먼저 전체요리와 스프가 세팅 되어 있었다. 그릇 개뿔도 모르는 여자지만 그냥 봐도 너무 이쁘다. 앤틱한 식기… 냅킨 고정 시켜 놓은 링… 감탄…. 왼손이 벌벌 떨렸나봐. 크림 스프에 껍질 벗은 토마토가 익어있었다 이걸 먹기 전에 부셔서 먹으라고 했다. 두부와 완두콩요리, 소고기 고로케 아보카도 연어 타르타르 소스 나가노현 사과가 유명하다고 해서 사과 종류별로 착즙 쥬스를 시켜봤다. 개인적으로 ‘시나노 스위트’품종이 꿀 수준으로 달고 맛있었다. 성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