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군이랑 나의 오붓한 외식은 이제 가구라자카 도장 깨기가 되었다.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고 끝도 없이 레스토랑이 분포되어 있는 밀집지역이기 때문에. 그리고 다른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오랫동안 맛집으로 사랑받은 가게들이 많은 느낌이다. 평점 높은 가게들이 진짜 많다. 여기도 언젠가 가 보고 싶은 모던 레트로 일식집. 하지만 오늘은 옆집 이탈리안을 간다. 저녁 장사 시작하자마자 들어가서 겨우 두 자리 잡았다. 뒤로 계속 예약 손님뿐이었다. 얼마 안 가 가게가 꽉 찼다. 아니 허름한 이자카야 같은데 뭐지? 이 예약률... 심지어 우린 화장실 옆 협소한 카운터.자리가.. 쫌.. 이러면서 툴툴대던 케군그 입을 싹 다물게 해 준 첫 요리.해산물에 상큼한 드레싱 뿌린 세비체였다.그리고 사골같이 깊은 맛 났던 스튜요리..
나는 이게 평양식 냉면이나 안동식 찜닭 이런 건 줄 알았는데 창업주 이름이 옥동식씨셨어. ㅋㅋㅋ 실례지만 왜 이렇게 웃기지. 돼지 곰탕을 먹어 본 적 없어서 노멀 한 돼지곰탕보다 얼마나 대단한 건지 잘 모르겠다만 깔끔하고 고기가 고급진 국물 요리? 설렁탕 보다 덜 자극적이고 갈비탕 보다 기름지지 않고. 부산 토박이 장금이 언니는 매우 아숩 떨떨한 표정으로 먹었다는 걸 난 눈치챘지. 언니가 부산 구석구석 얼마나 맛있는 돼지곰탕을 알고 먹어봤을 거야. 그리고 솔직히 요리라는 건 아무리 유명하다 맛있다 해도 취향의 문제니까. 한 가지 확실히 좋은 점은 혼자서 한국 음식집에 가기엔 참 마땅한 메뉴가 없는데 김밥집 말고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듯. 신촌 설렁탕 아니면 옥동식에 오면 좋겠어. 거기다가 테..
알바하러 갔던 날. 타무라상이 화장실에서 나왔다. 뒤이어 내가 들어갔는데 화장실 안이 놀랍도록 향기로운 내음으로 가득했다. 타무라상은 똥이 아니라 꽃을 싸는 것일까. 항상 빈틈이 없다고는 생각했지만 이건 정말 와우.아무리 친해도 이런 민감한 문제는 직접 물어보지 못했다. 그리고 드럭스토어에서 열심히 찾아서 볼 일 보고 변기에 뿌리는 휴대용 방향제를 발견했다. 이런 게 있는지도 몰랐을 땐 안 보이더니 경험한 후에 보이는 것도 참 신기하다. 무슨 향인지는 고르지도 않았다. 어차피 내가 아니라 내 뒷사람이 맡을 향이니까 상관없었다. 분명 꽃 냄새로 그득할 거야. 부디 맘에 드는 향이었길 바라요.동네에 라홍방이 생겼다. 마라탕을 좋아하진 않지만 한글에 이끌려 한 그릇 먹어봤다. 맛있었다. 땅콩 소스를 빼 ..
전날 밤“엄마 내일 일찍 도서관 가서 공부할 거니까 일찍 깨워줘. 아 그리고 학원에서 문제집 사서 오늘 풀고 숙제로 내야 돼. 학원 가서 문제집 사고... 도서관 갔다가... 밥 먹고 학원 갈게.”다음 날A.M 8:30하루를 깨우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A.M 10:00 하루가 아침을 먹고 TV를 보다 집을 나섰다. (이럴 거면 왜 8시반에 깨워달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세상이 내 맘 같지 않다.) 금새 닫힌 현관문이 다시 열렸다. 뭘 잊어버리고 갔나. 나는 방금 일어나서 아침 먹으려고 굽고 있던 프렌치토스트 불을 줄이고 현관에 쫒아갔다.“어떡해.. 이거 어떡해...”어제 입었던 바지 주머니를 뒤져 뭔가를 빼낸다. 그리고 다시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어리둥절한 채로 나는 아침밥을 이어서 만들었다. 또다시..
참 신기하게 책이나 영화가 끝말잇기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우가 있다.예를들면,https://naver.me/xeUV3Ymm 찬실이는 복도 많지 : 네이버 검색'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네이버 검색 결과입니다.m.search.naver.com구독자님이 추천해 준 영화. 스토리도 연기도 다 완벽한데 난닝구 입고 있는 나오는 배우가 장국영 (이라고 착각 중인?) 혼령이어서 한쪽 입술을 계속 올리며 피식피식 봤다.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재밌게 다 보고 영화 감독이란 뭘까. 영화란 뭘까. 영화를 만드는 일이란 정말 대단하네. 이런 감상에 잠겨 있었는데이어서 본 드라마가 영화 감독들이 바글바글 나오는 모자무싸. 거기다가 찬실이 역할이던 배우가 영화 제작자로 나왔다. 끝말잇기처럼 이어지는 신기한 경험. 영화 감독..
챗GPT와 이런 대화를 했다. 어제 아이랑 밤에 한 이야긴데내 무릎에 마주 보고 앉아서 꼭 안아주는데 아이가 너무 살이 없어서 마른 거야. 엄마 : 아우 뼈가 닿아서 아프다. 했더니 하루: 엄마도 다이어트를 많이 해서 살이 없어 아파. (안 함. 유지어터임)하길래엄마: 우리 무슨 피노키오나 허수아비처럼 삐걱삐걱 이런 느낌이네. 꼭 로봇 같다. 엄마랑 아이 로봇이 서로 사랑하는데 심장이 없는 거지. 나는 그냥... 이야기를 나름 펼쳐 본 건데 그 한 마디에 아이가 얼굴을 격하게 일그러뜨리더니 “그건 너무 슬프잖아...” 엉엉 울었어. 서럽게 우는 아이 얼굴을 보고 따라서 엉엉 울었어. 엄마가 미안해.. 상상을 해도 어떻게 이런 망측한 말만 할까 엄마가.. 미안해...정말 생각나는 대로 말한 내가 너무 미..
처음 집 사고 이케아를 들락날락 카페트도 바꿔보고 가구도 고심고심해서 고르고 이랬던 게 이젠 아득한 옛날이다. 아이가 태어난 후 시들해 질 수 밖에 없는 이유. 애 때문에 들이는 물건은 뭔들 번잡시럽구나. 인테리어 컨셉이 뭐든 와장창 파멸ㅋㅋ그러다가 드디어! 다시 집 꾸미기에 불이 붙었다. 어플이 알고보니 일본에 판로를 개척해서 너무 보기 쉽고 사기 쉽게 진출해 있었다. 한 번 다시 도전해 볼까.일단 내 방의 조명을 바꿨다.저 조명은 거의 집집마다 있었는데 아무렴 흔해빠진 거면 어때. 같은 옷 입은 사람 마주치면 뻘줌하지만 집이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니 대 유행템일 수록 너무 좋다. 이케아 종이 조명갓 + 아마존 전구 (리모콘으로 색조절 명암조절 가능) + 라쿠텐 소켓그리고 하늘색과 주황색 인테리어에..
케군이랑 단 둘이 여행 갔던 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 최소 11년 전 임신 중에 갔던 온천여행이 마지막이었던 거 같은데. 와… 우리 재밌게 잘 다녀올 수 있을까? ㅋ내가 이런 걱정을 하다니 너무 중년 황혼 부부 같잖아. 하루는 학교에서 2박 3일 수학여행을 갔다. 마지막까지 갈까 말까 고민을 하더니 오니츠카 때문에 가야 할 것 같단다. -오니츠카가 왜?-오니츠카는 성격이 좀 조용한 애라서 나 말고 친한 애가 없어. 게다가 우리 방에 진짜 나 빠지만 말할 사람 없을 걸. 키 큰 오니츠카 때문에 가기로 했다니 ㅠㅠ 착한녀석시키.. 오니츠카는 극극 내향인인데 전교에서 제일 키가 크다. 제발 아무도 날 쳐다보지 말라고 늘 기도하는 아이가 이미 선생님 키를 넘어서 어디서나 눈에 띈다. 그래서 고양이처럼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