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코나메 도자기 마을에서 나고야 중부 공항까지는 전철로 10분도 안 걸려서 시간이 펑펑 남아버렸다.도쿄행 비행기가 밤 9시에 출발하는 것 밖에 없었다. 다들 신칸센 타나봐 긁적긁적… 하루가 비행기를 좋아해서 일부러 귀갓길을 비행기로 정한 것도 있지만 신칸센도 비행기도 요금이 그게 그거였다. (인당 1만 엔) 그러면 좀 신선한 경험을 해 보는 게 좋지. 그런데 같은 값이면 신칸센이 효율적이긴 하다. 체크인하고 기다리고 뭐 하고 하네다에서 집으로 가는 길도 멀고. 하지만 우린 시간 부자. 그리고 오늘은 골든위크. 골든위크의 도쿄역보다 공항이 훨씬 한산하기 때문에 여유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시간 부자들은 줄을 서서 밥을 기다렸다. 우동 도테니 달달한 나고야 미소에 내장을 끓인 나고야 요리미소 우동 ..
나가노현 마츠모토 長野県 松本로 가는 여행 신주쿠를 출발해 마츠모토에 도착하는 특급열차 시간은 11시였다. 우리 집에서 신주쿠까지는 30분이면 도착하는데 9시 반에 서둘러 나가야 한다는 케군. 서두를 필요까지 있을까 갸우뚱했지만 집에서 나오고 5분 뒤 케군이 옳았다는 걸 직감했다. 가방에 걸어 둔 시계가 보기 힘들다고 하루는 길거리 한복판에서 가방을 열어 핸드폰을 찾기 시작했고 물건들을 이리저리 꺼내고 떨어뜨리고 (지금 찾지 말래니까.. 진짜…) 금방이면 된다면서 또 줍고 또 떨어뜨리고 목적은 이루지 못하고…. 보다 못한 내가 ”장갑을 벗어 왜 지금부터 장갑까지 끼고 난리야 도쿄는 15도라고 한 개도 안 추워.” 화를 내니 아이 풀이 확 죽었다. (그렇다. 장갑 끼고 물건 찾고 있었다. 절대로 안 벗겠대..
여름이 되자마자 케군은 바베큐장을 예약했다. 이제 정갈한 숯댕이 쌓기도 보여주고 살짝 아웃도어파가 되주고 있다. 감격… 야채 굽굽. 야채 넣은 라면도 끓이고 마늘도 굽굽김치를 종류별로 준비나머지는 하루가 요리사~ 짜~~ 파게티~ (이 광고 모르는데 내 블로그에 와 주는 젊은 독자분들 새삼 고마워요~) 팝콘을 숯불에 도전해봤는데 소리소문 없이 실패했다. 아.. 이런 불로는 안 터지는군요? 후식으로 과일 먹으며 도서관 책을 읽었다. 올해 첫 반바지 개시눈 감은 사진밖에 안 찍어 주니까 그냥 셀카 할게요.우리 오늘도 놀러가요시즈오카현 아주 작은 관광지를 찾았다 코마카도 카자아나 동굴 駒門風穴 약 1만 년 전 후지산 분화로 생겨난 동굴이라고 한다. 입구 소박 매표소 깜찍 동굴도 귀여움 찾는 사람도 없고 한적하다..
뇌출혈로 엄마가 쓰러지고 한국으로 소환되었지만 가족이 공중분해돼서 갈 곳 없던 나를 재워주고 먹여주고 함께 살게 해 준 소중한 메텔. 오랫동안 블로그를 함께 한 분들이라면 아시리라. 그때, 내가 몸 뉘일 곳을 준 사실보다 혼자였다면 한 없이 새까만 절망 속에 들어갈 뻔했던 시기에 지루할 틈 없이 내 마음을 뉘일 곳을 만들어 준 사람이다. 평일엔 일 끝내고 아무도 없는 고시원에 들어가 주말이면 내게 대답조차 할 수 없는 엄마를 병문안하고 적막한 고시원에 들어가 사는 생활을 했다면 난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어떤 지옥을 살고 있었을까. 물론 이러나저러나 슬펐겠지만 메텔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밤은 슬프고 어느 밤엔 의미를 찾고 어느 밤엔 같이 웃었다. 내 인생에 분명 언젠가 의미도 이유도 찾을 수 있는 과정일..
밥 먹으러 가기 전에 과학관에 들러 육아도 할 겸 애 힘을 빼 줍니다. 토라노몬 역 근처에 있는 무료 과학관이 상당히 잘 되어 있군! 다음을 위해 메모해 봅니다. 일본어 몰라도 즐길 수 있는 게 많아요. 港区立みなと科学館 다시 역 쪽으로 돌아가 번쩍번쩍 새로 생긴 (이미 몇 년 됐지만) 토라노몬 힐즈에 갑니다. 아닛 근데 건물 안에 虎ノ門 横丁라는 멋진 곳을 발견했다. 작은 술집들이 총총히 모여있던 곳. 와와- 이런 데서 친구랑 잡담하며 레몬 사와…. 못 마시지 참, 콜라 한잔에 안주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수다 떨고 싶다. 여기 안에서 이 집에서 한 잔 저 집에서 한 잔. 2차 3차 가고 싶다. 새 건물 안이라 안전하고 깨끗한데 골목 술집 연출이 넘나 라이트하고 느낌 있다. 그냥 아무 계산 안 하고 엉..
추성훈과 사랑이가 다녀가서 (거의 10년 전) 유명해진 그 낚시하는 이자까야를 기억하십니까. 그곳을 하루랑 처음으로 가 봤다. 드디어 낚싯대를 잡을만한 나이로 성장해 주었고 다행히 자우오는 절찬리 영업 중이다. 광어!!! 생각보다 큰 녀석들을 잡아(먹어)야 해서 촘 놀랬는데 생각보다 너무 간단히 잡혀서 아- 이건 애들이랑 오기 너무 괜찮네.사진 타임도 주시고 요리도 맛있고 무엇보다 재밌어!!!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기 때문에 이 포스팅을 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점점 한국인 관광객 분들이 거리에 많아지는 걸 보니 빨리 아이랑 여행 오는 가족들을 위해 이 좋은 것을 널리 알려야겠다. 서둘러 올려본다. 자우오 ざ・魚 라고 읽는 가게 이름의 숨은 뜻은 The fish (더를 ‘자’로 표기하는 사실 타나카를 통해 많..
하코다테에서 일박은 天然温泉 ホテルパコ函館 하루랑 나는 내내 금붕어 뻐끔뻐끔하는 입으로 파꼬파꼬하꼬빠꼬 호텔이라고 불렀다. 공식홈페이지 https://www.rio-hotels.co.jp/hakodate/ 침대 두개랑 아깝게도 손도 안 댄 냉장고, 전자레인지, 싱크대에 식기까지 완비. 이 방이 세명에 만천 엔짜리였다. 너무나 저렴한 것. 새로 지은 별관이라 컨디션도 너무 좋았고 주변에 편의점이랑 가게들도 많았다. (추천추천) 호텔이랑 깔맞춤을 하고 온 것 같네 ㅋㅋ 세면대에 가 있었다. 어깨너머로 냉큼 배운 서양 기술로 독자적인 발전을 한 하코다테 가구 장인들!! 일본인의 기술력과 손재주를 마주할 때마다 대다네대나네. 감탄한다. 세 식구는 5일 치 짐을 트렁크 하나에 전부 챙겨갔는데 특히 난 최소한의 의..
누가 자석으로 빨아들인 듯한 철가루 헤어스타일로 일어났다. 조식을 제공하는 곳이라 식당으로 고고. 하루는 갓 구운 빵을 맛있게 먹었고 나는 에노시마 답게 시라스 (찐 잔멸치)를 밥 위에 올려 든든히 먹었다. 그때 늘 그렇듯 하루가 물을 엎었다. 평소 같았으면 원망의 눈빛을 막 쏘고 조심 좀 하지 그랬냐고 참지 못해 한 마디씩 꼭 했을 텐데 그날은 그렇지 않았다. 하루야 괜찮아??? 다친 데는 없는지 걱정만 되고 사람을 불러 죄송한데 바닥을 적셨네요. 하며 대처에 바빴다. 이유는 너무나 명확했다. 이번 여행 때 둘째 날 짐을 줄이려고 일부러 사이즈 작은 파자마를 가져가서 마지막으로 입고 호텔에 버리고 오려했다. 물을 엎지른 그 시간에 하루는 어차피 버릴 옷을 입고 있었던 것이다. 직원분이 오셔서 애기 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