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젯밤 하루가 사우나하는 모습은 처음 매운 걸 먹어보는 애기 같았다. 들어가서 습~ 하~ 습~ 하~ 숨을 들이쉬더니 얼굴이 슬슬 벌게지며 안절부절못하다가 탈출을 반복했다. 귀여워 ㅠㅠ 우리 케군 아저씨 진짜 안쓰러워 죽겠네 ㅎㅎ 하지만 나중에 보면 이때가 가장 젊은 얼굴이 될지도. 가족 사진이 귀하기도 하니까 남긴다. 이번에는 카가와현에 있는 마루카메 성에 왔다. 전 세계로 뻗어나간 은 여기 마루카메 지역 이름을 딴 것이다. 한국은 행주산성이나 남한 산성처럼 성곽을 빙 둘러 벽 같은 구조물만 만들었지만 일본은 실제 권력의 상징이자 통치자의 주거 공간을 겸한 성이 건축되어서 그걸 보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전쟁, 지진에도 버틴 보존물 보면 좀 설렌다. 나중에 늙으면 한국에서도 이런 역사 관광하러 다니고 ..

케군의 미쉐린 몸매를 보호해줘야겠네.유카타처럼 모든 체형을 가려주는 옷이 없는데 울룩불룩 한 살들이 만화처럼 출렁이는 중년이 됐다. 내가 연애하던 그 분 어디갔지? 하지만 난 연애시절부터 예상했었다. 시어머니를 처음 만난 날 어머님과 케군 얼굴이 찍어낸 듯 똑같고 젓가락이 가는 음식이 똑같았다. 케군의 체형은 어머님 체형을 따라가겠구나 예감이 왔다. 어머님 젊은 시절 사진이 여배우 뺨치게 아름다우셨다. 사람이 식성은 못 이기고 먹는 음식은 그 사람을 만든다. 자극적이고 고기맛을 좋아하는 케군은 그렇게 다시 태어나서 제2의 어머님을 똑닮은 체형이 되어 갔다. 내가 비만형이 되지 않은 건 그저 운 좋게 너무 짜고 매운 걸 좋아하지 않은 식성 덕분인지도 모른다. 나는 얼굴이 이모들 사이에 끼어있으면 아주 늦둥..

코우치현에서 카가와현으로 가는 길에 몹시 귀여운 휴게소에 들렀다. 화장실만 쓰기 섭섭하니 뭘 먹어볼까?이모텐! 고구마 도너츠 튀김을 또 먹었다. 하루도 코를 박고 먹었다. 우리는 먹으면서 이런 추리를 해 봤다. 카가와현의 아래 쪽엔 고구마로 유명한 고장이 있고 더 아래엔 오키나와가 있다. 오키나와는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식문화가 좀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라는 도너츠도 그렇다. 오키나와 대표 간식. 얘들이 지구 남반구에서 위로 올라오며 고구마를 하나 업고 여기에 당도했다? 이렇게 합쳐지는 게 아닐까. 중국에서 시작한 만두문화가 개성 평양을 거쳐 내려오고 아랫지방의 떡문화가 서울을 향해 오다보니 서울엔 떡 만두국이 존재하는 것처럼? 아.. 떡 만두국 먹고 싶네. 사골국물에다가 끓인 거. 후추를 팍팍 넣어서..

桂浜 카츠라하마 →坂本龍馬記念公園 사카모토 료마 기념 공원호텔 1층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먹기로 했다. 코치현은 계란이 유명했는데 유자 먹인 닭이 낳은 유자향 달걀이 있었다. 닭은 유자 맛을 좋아했을까? 조류들은 음식에 취향같은 거 없을까. 미각이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밥에 비벼 육수 간장에 촵촵 먹었다.하루는 고등어 정식화소 안 좋은 카메라로 열심히 사진을 찍는 하루가 이번 여행을 다녀와서 결심을 했다. 전재산을 털어 최대한 좋은 카메라를 마련하겠단다. 다녀와서 꼼꼼히 비교해보고 용돈으로 살 수 있는 디카를 샀다. 사진을 남기고 앨범을 주문하고 다시 다음 여행장소를 기대하는 모습이 낯익다. 얘도 이제 여행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있다.

성을 나와서 저녁 먹으러 걸었다. 일본 요리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다랑어. 카츠오다.오코노미 야끼, 타코야끼, 우동에 뿌려먹고간장이랑 섞어서 조물조물 밥에 넣으면 오카카 오니기리,물에 우려서 만든 육수가 혼다시. 그 혼다시는 미소시루, 반찬에 죄다 넣는 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츠오가 많이 잡히는 코치현에선 모두 카츠오 타타키를 맛보고 간다. 모두가 구경온다는 히로메 시장에 왔다.맘에 드는 가게에서 사서 아무 테이블에 앉아 먹으면 되는 푸드코트 시장이었다.야키니꾸 마키 (고기말이 주먹밥?)문어 튀김두툼한 이 접시가 ‘카츠오 타타키’ 원래 카츠오는 비려서 회 떠먹는 습관이 없었다는데 여기 코치현 사람들은 겉만 불에 달궈 반 익힌 사시미 메뉴를 창조했다. 그 후 전국적으로 퍼져 지금은 어느 지역에 가도 ..

3월에 시코쿠 지방 여행을 다녀왔다. 잘록한 일본 허리에서 남쪽으로 게 등딱지 같은 모양 섬이 시코쿠. 여기가 4개의 지역으로 나뉘어서 아이치현, 도쿠시마현, 코치현, 카가와현이 있는 곳이다.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중 카가와현에 놀러 가는 게 소원이었다. 이라는 영화를 아시려나. 2006년도에 개봉한 걸 보니 그때쯤 내가 본 것 같은데 일본 생활을 시작했던 시기와 또 같다. 그래서 더 깊이 각인되었을 거다. 한국에서 먹어 본 ‘용우동’이 전부였던 내가 우동에 극진히 파고든 영화를 보자 우동이 맛있는 걸 넘어 영험해 보였다. 지금도 나는 우동을 엄청 좋아한다. 근데 만약 그 영화를 안 봤다면 지금처럼 우동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궁금하다. 아무튼 면돌이 인 하루도 우동의 고장에 간다니 들떴다...

다시 갈 때를 위해 기록해 두는 하코네 여행 1. 하코네 교통 프리패스 箱根フリーパス는 출발하는 날 전에 구입해둘 것 (신주쿠 오다큐 타는 곳 창구, 세븐일레븐에서도 가능) 프리패스 이용 가능한 교통편 : https://www.hakonenavi.jp/transportation/ticket/freepass/ 箱根フリーパス|チケット購入|運行情報|箱根ナビ料金 発駅により販売額が異なります。 発駅 2日間有効 3日間有効 おとな こども おとな こども 新 宿 6,100円 1,100円 6,500円 1,350円 町 田 5,820円 1,100円 6,220円 1,350円 藤 沢 6,050円 1,100円 6,450円 1www.hakonenavi.jp 2. 묵었던 숙소 (2번째 방문) 箱根パークス吉野 하코네 팍스 요시노https..

달레가 아침부터 빼꼼 얼굴을 보여주더니계속 내 옆에 와 줬다. 헝… 난 이제 가는데…마지막 밤에 혼자 택배 부치러 편의점에 다녀오면서 허름한 떡볶이 집을 발견했다. 호떡도 팔고 계셨다. 완벽한 밤이다!!! 언니가 엽떡 배달을 시켜놔서 나는 호떡을 사러 들어갔다.-호떡 두 개만 싸 주세요.-우리 집은 주문하심 그때 굽자나 알져? -아~ 제가 여기 안 살아서요. 괜찮아요. 기다릴게요.-그려? 그럼 어디서 왔는디?-저는 일본 살아요.-그려? 가족들 보러 잠깐 왔구나? 일본서 뭐 해? 일 해?-거기서 결혼해서 남편이 일본사람이에요. 그냥 애 낳고 살아요.-뭐잉? 애가 있어? 결혼도 했구? 엄마야. 엄청 어려보이네잉-정말요? 애가 아홉살이에요. 전 올해 마흔셋 됐구요.-엄마야 서른 셋 바께 안되보이는디. 그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