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5월 황금연휴인 골든위크 우리는 나고야 여행을 계획했다. 사람 많을 것은 각오했지만 그래도 교토로는 안 갔다. 교토의 인파는… 무서웠다. 아니나 다를까 그 연휴 때 교토 관광지 넘버원, 키요미즈테라로 가는 골목길에 사람들이 칫솔처럼 끼어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뉴스가 나오더라. 그 왜.. 촘촘한 칫솔모 느낌 아시겠죠? 교토는 조심해야 돼요 여러분. 전통적인 마을 풍경 그대로 유지하는 곳이 많아서 길이 좁고 차 랜트하기엔 너무 불편해서 버스로 다녀야 하는데 인기가 많은 관광지라 사람이 정말 많거든요. 그리고 여름은 일본의 대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아침 8시에 40도예요. 비수기와 평일에 여행하시길!! 소거법으로 선택한 나고야로 가는 날. 도쿄역에서 빠르게 도시락을 산 나와 하루는 추가로 카레빵 ..

부릉부릉 나들이 시동을 켜고 장소를 물색하던 우리는 의견이 엇갈려 계속 결론을 못 내고 있었다. 케군은 관광업 회복으로 어딜 가나 사람 많은 곳에 지쳐있었고 나는 그렇다고 귀중한 3일 연휴를 집에서 보내는 건 하루 유년시절을 아깝게 보내는 것 같았다. 그래서 특별한 건 없지만 그래도 갈래? 시큰둥한 케군을 살살 꼬셔 근교 여행을 나섰다. 호텔 예약 직전까지 치바에… 뭘 하러… 가나… 갸우뚱하는 케군에게 내 생각을 열심히 전했다. “치바에는 하루가 좋아하는 고성이랑 과학관이 있어.” 하루가 태어난 이후 나의 최대 관심사는 늘 육아였지만 요즘 하루랑 함께 할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현실감이 느껴지고 나선 더욱 행동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여행으로 삼기엔 다소 지루하고 유치한 과학관을 메인으로 이틀간..

나가노현 마츠모토 長野県 松本로 가는 여행 신주쿠를 출발해 마츠모토에 도착하는 특급열차 시간은 11시였다. 우리 집에서 신주쿠까지는 30분이면 도착하는데 9시 반에 서둘러 나가야 한다는 케군. 서두를 필요까지 있을까 갸우뚱했지만 집에서 나오고 5분 뒤 케군이 옳았다는 걸 직감했다. 가방에 걸어 둔 시계가 보기 힘들다고 하루는 길거리 한복판에서 가방을 열어 핸드폰을 찾기 시작했고 물건들을 이리저리 꺼내고 떨어뜨리고 (지금 찾지 말래니까.. 진짜…) 금방이면 된다면서 또 줍고 또 떨어뜨리고 목적은 이루지 못하고…. 보다 못한 내가 ”장갑을 벗어 왜 지금부터 장갑까지 끼고 난리야 도쿄는 15도라고 한 개도 안 추워.” 화를 내니 아이 풀이 확 죽었다. (그렇다. 장갑 끼고 물건 찾고 있었다. 절대로 안 벗겠대..

흑흑.. 이제 마지막 물놀이를 하러 가야 되다니.. 이별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마치 군대 가기 전 마지막 학교 축제 즐기는 기분? 그냥 졸업보다 군대 가야 되는 게 더 슬프잖아요. 여자친구들이랑도 헤어져야 하고.. 쉐라톤 수영장에서의 즐거움은 물놀이뿐만 아니라 또 한 가지가 있었는데 전 세계 예쁜 언니들을 실컷 구경했다는 것이다. 늘씬하고 개성 있고 이목구비 매력적이고 얼굴 작고 머릿결이 영화 같은 중국언니, 웨스턴 언니, 라틴 언니, 일본 언니, 한국언니, 인도 언니, 아프리카 언니. 왜 고등학교 때 반에서 제일 예쁜 언니들이 한자리에 모인 느낌이었다.이제 능숙하게 커피도 잘 내리고요. 편의점에서 미국 과자도 한 번 사 봤는데 어디서 많이 본 과자만 사는 소심함.그리고 축제의 하이라이트 마지막..

하와이의 구석구석이 좋았지만 최고로 좋았던 곳은 넷째날 갔던 다이아몬드 헤드 산책이었다. 참고로 케군과 하루의 원픽은 지난 포스팅의 쿠알로아 랜치. 항상 둘은 뭐가 제일 맛있었냐랑 어디가 제일 좋았냐 대답이 똑같다. 그럴때마다 내가 남편을 낳은 거 같아 소름 돋는다. 다이아몬드 헤드는 방문 날짜랑 시간대를 예약하고 미리 결제 해 놓았다. 공원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방문객을 제한하기 때문에 예약이 필요하다. 검색하면 이름이 똑같은 레스토랑이나 이상한 홈피가 앞다투어 나오니까 오피셜 홈피를 잘 찾아가서 예약해야한다. ESTA 비자 신청할 때도 전혀 상관없는 그럴싸한 홈피가 클릭하길 기다리며 계속 검색 됐었다. 결제가 필요한 홈피는 정말 잘 보고 들어가야 함. 딴소리지만 요즘에 부킹닷컴이란 호텔 예약 사이트..

그나저나 미국 편의점에서 아침밥으로 먹을 베스트 메뉴를 발견했다. 아침부터 탄수화물이랑 당 넘치는 음식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혈당 스파이크가 와서 기운이 쪽쪽 빠지는 게 너무 싫어 자연스레 몇 년 간 아침식사만큼은 저탄수를 고르게 되었는데 하와이에선 뭘 먹으면 좋으려나. 숀 머피처럼 (자폐증 의사 굿닥터의 주인공 ㅋ) 사과 한 개? 오 바나나는 엄청 많네? 사실 과일도 당이 많아.. 요거트? 에잉.. 난 요거트가 참 별루더라고. 삼각김밥 같은 밥폭탄이 내겐 최악인데.. 샌드위치는 빵이 퍼석하고 두꺼워보여...오오.. 나 뭔가 발견했다. 이거슨!! 내가 좋아하는 멕시칸. 세상에 달걀브리또! 삶은 달걀을 으깨서 브리또처럼 말았다. 이런 게 있구나. 이렇게 내 취향을 돌돌 말다니 아직 안 먹었는데 이미 너무 맘..

모아놓고 보니 하와이 푸드코트 시장조사 나온 사람처럼 푸드코트를 먹으러 다녔네? 갤러리아 면세점 앞에서 투어버스를 하차하고 그 길로 걸었다. International Markket Place란 큰 몰이 하나 나오는데 그 옆에 푸드코트 봐 둔 게 있었다. 내가 아니라 어느 틈에 케군이 알고 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 온갖 음식점을 훑고 머릿속에 먹고 싶은데 깃발을 훅훅훅 꽂아놨더라 ㅋㅋㅋ 초능력 수준이다. 여기도 분위기 너무 힙하고 좋았다. 항상 붐비는 모양인데 운 좋게 자리가 있었다. 하루는 피자를 보자마자 소세지 피자!! 고민도 없이 시켰다. 정식 메뉴는 페퍼로니 슬라이스 9불. 딱 한 장 남아서 빨리 사 달라고 아주 급함. 한 조각인데 자른 자국이 4등분이라 깜짝 놀랐다. ㅎㅎ 거대함. 케군도 여기서 ..

주섬주섬 바다를 보며 스팸 오니기리를 먹고 있는 곰돌이푹 자고 눈이 팍 터져서 6시 35분 무사히 투어 버스에 탑승했다. 셀프로 자른 청바지 길이가 너무 맘에 들지 뭐예요. 한 2분 남았다고 사진을 오만장 찍으면서 갔는데 (뒤의 봉고차) 투어 버스에 사람들이 그득히 앉아있었다. 아마 창 밖으로 우리가 지랄발랄 떨며 오는 걸 구경하고 있었겠지. 아이고 민망해라 ㅋㅋㅋ 우리 호텔은 마지막에서 두 번째 픽업장소라 늦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픽업당한(?) 호텔 사람들은 6시부터 이 차에 타고 있었을 것.버스 안 분위기는 오묘했다. 노련해 보이지만 상당히 의욕 없는 일본 청년이 가이드로 왔고 검고 탄탄한 근육의 일본 아저씨 한 분이 일행과 조곤조곤 계속 대화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대부분이 불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