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송편은 어디에 일본도 널린 게 떡이지만 나라마다 떡이 또 다르다. 팥, 물엿, 흑당, 인절미 가루와 떡 조합은 똑같이 있지만 꿀떡…. 설탕물에 깨 섞은 그 꿀떡은 일본에서 본 적이 없다. 한국슈퍼에서 냉동 꿀떡을 사 준 이후로 하루는 그 이름을 하루도 잊은 적이 없다. ‘송편’ … 삼송빵집에 가면 팔 줄 알았는데 예상이 빗나갔다. 그래도 납작하게 구운 호떡을 발견하고 무진장 맛있게 먹은 하루. 꿀 들어간 것도 모자라 겉이 바삭바삭 아스라 진다니 삼송빵집 지니어스다. 전철역 근처에 떡집이 있길래 일부러 길 건너 다녀왔는데도 없었고 아무튼 송편 찾아 며칠 다니다가 평택 언니네 갔더니 역 안에 팔고 있었다. 하루 머리 위로 빵빠레가 울렸다. 이모: 하루야 인절미도 맛있는데 먹을래? (도리도리) 인절미는 일..

#한국에서 본 신기한 것들 몇년 전 자전거 스탠드를 처음 봤을 땐 아기라서 걸쳐 앉는 게 어려웠다. 이게 뭐라고 여기 걸쳐 앉은 형들이 엄청 멋있어 보였다나? 드디어 성공한 기쁨에 기념사진도 찍어야 한단다. 횡단보도 앞에서 아저씨가 도라지를 팔고 계셨다. 의문의 의자에 앉아. 저 의자의 용도는 혹시 횡단보도 기다리는 동안 쓸 수 있는 노약자용인가? 아저씨 도라지 파는 데 쓰시고 계시는데 ㅎㅎㅎ 근데 아무리 힘에 부쳐도 성격 급한 한국인이 저 의자를 펴고 앉느니 그냥 서서 기다리실 거 같은 느낌도 든다. 신기한 의자였다. (도라지도 아저씨 등산가신 김에 캐 오신 스멜~) 일본 버스 천장에도 벨은 있는데 한국 버스는 훨씬 높다. 하루는 정말 저길 닿는 사람도 있냐면서 놀라워했다. 솔직히 고백하면 나는 고등학..

#유모차 체험 낮잠에서 일어난 하나짱과 이동하기 위해 우리들은 어떻게 하면 유모차에 타 줄까 샬샬 꼬셔보았더니 하루 오빠야가 밀어주면 타겠대 ㅎㅎ 제법 하루 키가 커서 유모차 밀면서 앞이 보이더라. 서울 거리를 요리조리 밀었다. 턱이 나오면 용쓰다가 엄마한테 SOS를 치고 울퉁 불퉁한 곳은 몰래 이모가 밀다가 하나한테 들키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바꿔치기하기도 하고 오르락내리락 한참 유모차를 끌고 이모네랑 헤어져서 둘이 집에 가는 길에 나한테 이렇게 말했다. -엄마.. 하루.. 유모차 끄는 게 이렇게 힘든지 태어나서 처음 알았어.. 엄마는 참 힘들었겠다. (ㅋㅋㅋㅋㅋ 입틀막) #츤데레 환전소 인사동에 있는 환전소를 찾았다. 먼저 하루가 용돈으로 받은 2천 엔을 직접 환전하겠다고 했다. -어서 오세요~ 작은..

# 누룽지의 나라 에서 둥둥이랑 하나를 기다렸다. 겨울에 왔을 때 케군은 못마땅해하며 들어간 정식집이었는데 솥밥에 붙은 누룽지에 감격한 하루. 덕분에 ‘누룽지’와 ‘숭늉’이라는 고급 어휘를 획득했다. 서녕언니네 집에선 내내 간식으로 현미 누룽지를 씹어먹었고 광주까지 내려가서 장어보다 솥밥을 제일 맛있게 먹었다. 게다가 블로그 애독자 둥둥이 이모는 누룽지 사탕을 한 봉다리 선물해 줘서 아주그냥 여러모로 누룽지를 만끽하고 왔더랬다. 지금 현재 제일 좋아하는 한국 음식 ‘누룽지’…. (먹을 게 천지빼까리인 나라에서 말이대능가.. 이게) #나는 하나에게 입덕 하나는 하루에게 입덕 드디어 영접한 하나짱. 코로나 전에 둥둥이 뱃속에 세포로 있어서 보지 못했던 너… 드디어!! 드디어!! 너를 보는구나. 하나찡. 똥그..

# 바늘에 실 꿰듯 5년 만에 만나는 고등학교 동창 친구가 멀리서 와 줬다. 무지 좋은 차를 운전해서 왔다. 분명히 삼겹살집 아저씨가 주차장 있다고 했는데 건물을 빙글빙글 둘러봐도 그런 건 보이지 않았다. 다시 들어가서 물어보니 저기가 맞단다. 저긴… 화장실로 가는 복도 아니에요? 일단 뒷 꽁무니를 살살 맞춰서 넣어보기 시작했는데 너무 꼭 끼는 듯한 느낌에 자신 있게 유도를 못하겠다. 내가 왼쪽 오른쪽 왔다 갔다 하며 불안해하자 담배를 피우러 나온 남자 손님 두 분이 “예~ 안 부딪혀요~ 쭉쭉 들어가세요” 도와주셨다. 후진하던 바퀴가 보도블록 턱에 걸리자 나랑 친구는 ‘이거 맞아?‘ 눈빛을 교환하며 순간 얼음. 다시 아저씨 두 분이 “밟아요~ 괜찮아요~” 안심시켜 주셨다. 더더! 더더!! 호령에 맞춰 바..

# 엄마 앞에 봐!!! 비행기가 바퀴를 내리고 착륙하려고 할 때 안전벨트를 다시 한번 확인하라는 아나운스가 나왔다. 몸을 거의 90도로 틀고 하루한테 쪼잘대던 나한테 하루가 소리를 지르며 다급하게 말했다. -엄마!! 엄마!!! 빨리!! 앞에 봐!!! -… 왜? 선생님 왔어? -… 응? 큭… -쉬는 시간 끝났어? -ㅋㅋㅋㅋㅋㅋㅋ 자기가 생각해도 왜 착륙할 때 조용히 앞에 봐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엄마 말에 막 웃었다. 학교 다니니까 이런 개그도 통했다. # 한국의 냄새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엄청나게 익숙한 냄새가 났다. 예전에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서 자취방이 있는 치바로 가는 전철을 타면 딱 가정집 불빛이 나오기 시작하는 구간부터 간장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달달한… 조림냄새. 예전에 그 얘기를 케군한테 하니..

#아빠를 떨구고 가는 길오랜만에 하루랑 단 둘이 한국에 간다. 2019년 8월이 마지막이었으니까 4년 만이다. 네 살 아이였던 하루 몸땡이는 여덟 살이 되었지만 한국말도 잘 자라주었는지 두근두근했다. 일요일 케군이 공항까지 데려다 주었다. 쓸쓸히 차를 빌려서 쓸쓸히 운전해서 쓸쓸히 같이 아침밥을 먹고 공항 검색대에서 헤어졌다. 혼자 우두커니 우릴 들여보내는 케군 모습을 보니까 갑자기 원거리 연애할 때 모습이 너무 선명하게 생각났다. 항상 손을 흔들며 이별해야 했던 공항검색대 앞. 인천과 나리타에서 몇 번이나 눈물범벅으로 출국심사를 받으러 갔었던지. 근데 오늘 난… 들떠서 촐싹대는 생명체를 케어하느라 외롭지 않은데 케군은 다시 혼자 외로웠다.. 혼또니 미안네.#너도 하루니? 나도 하루야제주항공 탑승 게이트..

호텔 체크아웃하고 역에 데려다줘서 전철을 타고 아무 생각 없이 수족관을 갔다. 그냥 애들이 좋아하겠지? 시간이 많으니까? 하지만 역시 아무 계획이 없었던 이 날의 스케줄을 후회했다. 수족관이 역에서 늠흐 멀다… 돌아가는 길에 택시를 불러도 늠흐 오래 걸려서 포기했다.. 수족관은 특별히 아이의 관심사가 있는 게 아니면 넘나.. 평범한 장소라 비추였다. 여기까지 돌아보고 느낀 점은 센다이는 대중교통이 불편했다. 관광명소가 전철역에서 많이 떨어져 있고 시내버스 노선이 별로 없고 관광용 루프 버스가 시간을 잘 지키지 않고 버스 대수도 적었다. 수족관 잠깐 다녀와야지 했지만 교통편 검색하고 기다리고 찾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해서 센다이 역에 다시 돌아온 시간이 생각보다 늦어졌다. 그래도 점심시간 대를 지나친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