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에 놀러 왔던 얀베추언니가 적극 추천한 곳이었다. 케군한테 스몰월즈 재밌대! 가 보자! 했더니 원망의 눈빛을 쏘며 내가 예전에 가자고 말했는데 별롤 거 같다고 구래짜나 궁시렁 뚱한다. 아니 간사이 국제공항 모형이 있으니까 보러 가자 일케 구체적인 매력을 어필했었어야지. 쯪쯪사실 기억도 안 난다는 점이 미안했다. 토닥토닥 달래서 입장하자마자 배고파서 일단 식당부터 찾았다. 근데 우앙 별 빛이 내린다~ 샤라라랄라라랄라 곰돌이는 한창 사춘기에 발을 들일락 말락 한 시기였다. 사진 찍는다 그러면 시크하게 굴었다. 일일이 껄렁대고 시큰둥하고 건들거려서 훗날 모았다가 된통 혼났다. 그건 어른도 형아도 뭣도 아니고 그냥 재수 없는 인간이야. 사람한테 그런 태도를 보여도 되는 나이와 경우는 없어! ㅎ..ㅎ (이런 ..

여기는 도쿄 돔 야구장. 어린이를 위한 무료 개방의 날이었다. 운 좋게 인원수 제한하는 추첨에 뽑혔다. 구장에 직접 서 보고 공놀이도 하고 달려보는 것뿐이었지만 언제 이런 랜드마크 (야구장 상태일 때) 안에 들어와 보겠어. 솔직히 이 프로모션의 목적이 알쏭달쏭했다. 어린이들이 야구에 호기심을 가지게 하는 것인지 도쿄 돔을 홍보하는 것인지. 그게 안정성인지 규모인지 시설인지. 참 마케팅의 세계는 어렵네. 그냥 하루가 귀여움. 그냥 중계로만 보던 선수들 자리라던가레트로한 분위기의 선수용 전화기라던가 선수들 대기실로 이어지는 복도를 훔쳐보는 게 좀 재밌었다.집에 가는 길에 이런 VIP 시트도 보였다. 부자들은 이런 데서 야구나 콘서트를 보는군요?되게 개미처럼 보이는데 좋은 자리 맞는 것인가. 뭘 라이브로 관람..

여름방학 시작 전이지만 다 털지 못한 유월의 사진. 뒤태가 이제 청년스럽네.근데 하는 짓 좀 보래요. 박스에 뭘 덕지덕지 붙여 수제 책상을 만들었다. 과자 통은 청테이프로 붙여 연필꽂이로 하고 쓰레기 봉지도 달려있고 뭐가 많다. 문제는 숙제하려고 앉으면 지우개 한 번 연필 한 번 쓸 때마다 각각의 소재지에 넣었다 뺐다가 주객이 전도돼서 개정신머리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다행히 싫증 났다. 바로 퇴출시킴.산타 할아버지에게 받은 자전거를 마지막으로 탔던 날. 새 자전거는 살 건데 산타한테 받은 자전거는 버리지 말아 달란다. 둘 데도 없고 나중에 버리려면 돈이 드는데 (헌 자전거 공짜 처분 서비스가 있어서) 새 자전거랑 교환하면 될 것을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진짜로 산타의 존재를 믿는 어린 영혼이 너무 사랑..

어느 육아 책에 학습 동기 부여하기 좋은 팁으로 공부한 시간만큼 페트병에 동전 넣기. 이런 게 나왔다. 나중에 두둑해진 돈을 보고 안 좋아할 수 없다고. 아직 그건 시도해보지 못했지만 하루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학습지며 숙제나 문제집이 끝나면 한데 모아 1년에 한 번씩 그 키를 재서 기록했다. 내게 익숙한 '책거리' 느낌으로 몰아서 칭찬하려는 계획이었다. 3년째 하루는 뻔한 이 미끼를 덥썩 물고 있다. 장편의 육아 애로 사항을 토로한 포스팅에 등장했던 한자검정시험. 결과가 나왔다. 우리 애기한테 주어진 합격 목걸이.게다가 9각형 그래프를 빵빵하게 채워왔다. 아이구 기특해라.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 공이 더 큰 거 같애.... 내가 공부 잘 봐줘서 이렇게 된 거 같애.... 매년 새 잠옷을 사야할 때, ..

일본에는 1년에 대여섯 번 초등학교 공개 수업이 있다. 마지막에 참관한 시간은 국어시간이었다. 1년을 뒤돌아보고 제일 기억에 남았던 수업이나 경험에 대해 작문을 하고 발표시간이 되었다. "제일 먼저 발표해 볼 사람" 모두가 주저하고 있는 교실에서 하루가 손을 들었다. (오오오오!!! 이런 게 된다고??? 이런 면모가 있다고????!!) 맨 손으로 단상에 나온 하루에게 선생님이 원고는? 원고는 안 가지고 올 거야? 하며 걱정 반 지도 반의 심정으로 물으셨다. 아마도 스무 명 정도의 보호자 모두 교실 뒤편에 서서 나와 같은 맘으로 걱정했을 것이다. "귀찮으니까 됐어요~ " 하루가 뺀질거린다. 아이고- 이거 괜찮을까. 손을 번쩍 들었을 때 잠깐 기특했던 마음이 갑자기 사그라들었다. 그런데 그런 걱정을 뒤엎고 ..

누운 하루가 정말 길다. 남의 애가 훌쩍훌쩍 큰다던데 매일 보는데도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고 우리 애가 너무너무 빨리 큰다. 치과에서 나오면서 무슨 바람일까. -엄마, 하루 삼학년 되면 지금 먹는 간식의 반으로 줄일거야. 설탕 많은 거 대신에 좀 건강한 걸로 먹어야겠어. -기특한 생각을 했네. 왜 내일 당장이 아니고 3학년이 되면인지 이건 그냥 해 본 소리가 될 확률 90프로라고 맘 속으로 생각하면서 기대하지 않는 내 모습이 내심 맘에 들었다. 아이랑 가장 잘 지내려면 아이한테 기대만 안 하면 된다. 그러고 보니 남편에게도 직장 동료랑 친구한테도... 그렇긴 하군. 여기 치과는 진료가 끝나면 지우개 하나 주신다. 오늘은 헬리콥터 모양을 골라 버스를 탔다. -하루야 이 버스 싸다. 오늘은 반 값이래. 이런..

오늘의 먹부림은 아사쿠사. 이란 책을 읽고 이제 슬슬 하루의 일상 포스팅을 없앨 시기다 느껴졌다. 다음에 재탕 삼탕 나들이할 목적으로만 남겨야겠다. 왜냐면 결국 우리가 뭐 먹으러 다녔나를 늘어놓는 하루 일상 포스팅이 되어가고 있더라고~ 그래서 이날은 뭘 먹었냐면 아사쿠사 백화점 루프탑에 있는 바비큐 비어 가든. 해가 져도 습하고 더웠지만 뜨듯… 한 느낌이라 참을만했다. 무엇보다도 아사히 맥주 빌딩을 마주하며 와인 (달달한 칵테일 느낌) 한 잔 하는 게 기분이 좋아서. 여기가 케군과 나의 첫 데이트 장소, 유람선 선착장이었는데. 날씬하던 남친님은 어디가셨어여? 술을 마시면 먹깨비가 되는 케군. 다시 디저트 먹으러 가자며 마구 꼬신다. 하루는 좋아 죽는다. 우린 또 술김에 난 취하지도 않았는데 단거라면 환장..

엄마 하루가 엄청난 거 발견했어. 봐봐. 젤리를 입에 붙일 수 있어. 오. 대대손손 내려오는 그 기술을 연마하다니. 근데 왜 눈을 그렇게 뒤집는 걸까. 전엔 근처에만 와도 벌벌 떨던 개미를 맨 손으로 잡아서 플라스틱 통에 하루가 넣었다. 그리고 경사에서 굴리기. 뜨아! 살짝 경악스러워서 못하게 했다. 자연과 함께 놀고 막 자연과 어우러지고 좋은 거 맞는데 이건 아닌 거 같애... 말린 거 잘한 거 맞죠? 할아버지가 쓰다가 버린 갤럭시 스마트폰을 (할아버지는 시계나 보라고 주신 건데) 가져와서 꾸역꾸역 게임을 다운로드해서 악착같이 하고 있다. 갤럭시는 거의 골동품 수준의 모델인데 아무리 로딩이 오래 걸려도 아무리 멈춰도 끈기 있게 기다리는 아이. 게임을 하고자 하는 그 의지도 놀랍고 그래도 굴러가는 삼성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