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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찍은 고기집 동네에 생긴 한국식당에 짜장면이 있었다. 손으로 꽹과리를 치고 입으로 태평소를 불면서 신명나게 먹으러 달려갔는데 면이.. 좀 살짝 쉬었었다. 아닌가 원래 맛이 이런가? 아닌데 내가 아무리 둔해도.. 이걸 말 할까 말까 계속 고민하다가 같이 시킨 양념치킨이 평타를 치고 (맛 없는 양념치킨이 대다수라 멀쩡한 맛이 매우 귀한 상황) 같이 간 레이카는 순두부찌개를 아주 맛있게 먹길래 클레임을 고이 접었다. 새로 생긴 가게가 잘 됬으면 하는 바램. 12월이 더욱 가을 같은 도쿄 드디어 그 해의 밤이 콱콱 박힌 몽블랑을 먹었다. 드디어 크리스피 크리미.. 뭐 다 드디어래. 이렇게 말하면 먹은 게 정당해지는 느낌이라서요. ‘ㅂ’ㅋ 생리전 증후군 : 얼굴이 붓고 코가 감자가 되고 눈꺼풀이 튀어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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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더 내 속을 잘 아는 유투브의 알고리즘에 의해 아이들을 거실에서 공부 시키고 도쿄대에 줄줄이 진학시킨 어느 다큐를 봤다. (아이를 도쿄대에 진학시키고 싶은 것은 아니에요ㅎ) 그리고 귀가 얇은 나는 또 주섬주섬 하루 방에 있던 책꽂이를 밖으로 꺼내왔다. 당시에는 하루 방이 너무 잠만 자는 곳 같아서 주인 의식 심어 준다고 나름 이유가 있었는데 ㅋㅋㅋ 아니다 다를까 그냥 지나가다가 한 번 보고 뭐 먹으면서 펴 보고 역시 환경은 사람을 키운다. 하루가 학교 가면 바닥에 아무것도 없이 싹 다 치워두다가 학교에서 올 시간이 되면 일부러 어린이 신문, 도감, 책 같은 걸 꺼내 바닥에 펴 놓는다. 그러면 옷 갈아입으면서 보고 바닥에 떨어진 거 줏어 먹으면서도 본다. 제발 뭘 할 땐 한 번에 해라. 한 눈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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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변의 시끄러운 일들로 괴롭다가도 언제든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는데 그게 바로 블로그로 돌아오는 길이다. 내가 금방 지나 온 일을 사진으로 묶었다가 글로 풀면서 다른데서 부정당한 내 자신을 스스로 긍정할 수 있는 기회를 맞는다. 반바지에 긴팔 기분 좋았던 그날의 베이지 여자. 그때의 나도 나고 지금의 나도 나다 유투브보고 큐텐에서 구입한 클리오 ‘내립마련’ 솔직히 네이밍이 맘에 들어서 충동구매했다. 안타깝게도 너무 웜웜한 내 톤에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두 턱을 내리뜨린 여자의 가슴 언저리 충동 구매한 수제 펠트 고양이 브로치 귀여운듯 살벌한듯 알쏭달쏭해서 살짝 후회했다. ㅋㅋㅋ 그 달의 나는 정서가 좀 불안했나보다. 뭘 이렇게 평소답지 않은 걸 사제꼈나. 아르바이트 출근하기 전 맥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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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볼일 없는 착장이지만 내년의 나를 위해 기록합니다. 매년 시즌 옷 정리하고 나면 당췌 작년엔 뭘 입고 다녔나 궁금하기 때문이다. 막바지 세일 때 사서 아주 잘 입고 다닌 줄무늬 민소매 대학가 앞에 오래 된 다방 하나를 찾았다. 특히 서양사람들 뜨악할 정도로 낮은 의자들이 내겐 너무 편했다. 무릎이 아주 직각으로 접히는 것이 공부가… 잘 돼네…. 무슨 효과지. 예전엔 신나게 흡연했을 것 같은 분위기지만 냄새 없고 부지런히 틈만 나면 청소해 놓으신 티가 나는 곳. 케이크 맛은 쏘쏘. 내겐 커피젤리랑 코코아가 맛있었다. 일요일, 피부과에 온 김에 긴자를 휘휘 둘러본다. 적극적으로 무언가 밀어부치는 인물과 무드가 없는 일본은 자연스럽게 위드 코로나가 된 지 오래이지만 그런 일본에서도 이런 느낌의 문화적 이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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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밥 남김 없이 싹싹 먹고 이동 중에 계속 주전부리 먹고 디저트, 달달구리 끊임없이 먹으며 여행을 하고 돌아왔더니 1년 넘게 유지하던 체중이 탈선을 했어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님이 그 강을 건너기 전에 바로 잡으면 됩니다. (항상 혼잣말 스타일로 쓰는 블로그지만 이번 포스팅은 본격, 여러분을 향한 저의 설득이기 때문에 말투가 이래요. 전 여러분을 동참시킬거에요! ) 참고로 저는 키 162cm 49에서 48을 왔다갔다 하는 체중에서 44kg 까지 'KD 다이어트'로 감량했습니다. 그 후 좀 풀어줘서 45kg대의 유지어터로 살다 얼마 전 여행갔다 오고 46.2kg를 찍었지요. 하지만 이건 거의 붓기입니다. 수분을 빼면 다시 원래의 사이클을 되찾을 수 있어요. 그런데 계속 '물 빼는 과정' 없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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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짱, 우리 살림 장만하러 가자. 시어머님이 건강하셨을 때 가르쳐주신 곳이 있다. 인근에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지만 멀리 사는 사람들은 모르는 떨이 장사하는 가게. 차비가 좀 들긴하지만 파격적인 가격들을 보면 절약과 현명한 소비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건 일종의 희열을 느끼러 가는 유흥에 가깝다. 여기는 작은 도쿄의 동네 아카츠카. 가게이름은 노토야. 그냥 싼데서 살림 살이 사러 가자는 말에 시장 풍경 보러가자는 건지, 서민 정서 느끼러 관광가자는 건지. 알쏭달쏭 별 상상을 다 하며 따라 나온 추짱. 가게 앞에 놓인 300엔짜리 슬리퍼를 보고 바로 이해했다. 진짜 싼 물건 사러 온 거구나!!! ㅋㅋㅋㅋ 추짱이 벽에 걸린 바비인형 드레스 같은 핑크색 옷을 제발 한번만 이라고 간청해서 갈아 입어 봤다. 495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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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바오 한창 주문할 때 산 중국 니트. 다른 나라 옷은 색감이랑 핏이 확실히 이국적이라서 괜히 소중하다. 유행이 다른 탓이겠지만 비오는 날. 검정 원피스. 베이지 셔츠. 이케아 간 날. 베이지 치마바지에 흰 블라우스 자주 입었던 베이지 원피스 나는 이런 무채색이나 황토색 티에 검정 치마. 채도가 확 죽은 거무틔틔한 옷이나 파스텔톤 투피스에 연베이지 티셔츠 이런 이도 저도 아닌 매우 흐리멍텅한 색을 무한히 짝사랑하는데 이렇게 쨍한 원색을 입어야 얼굴이 산다. 내가 지금껏 찍은 증명사진 중에 지존이다. 와. 그리고 이 증명사진은 드디어 쉐딩의 가치에 눈을 뜬 내 결과물. 이래서 다들 쉐딩쉐딩 하는구나. 이래서 다들 투포투스쿨인지 포투포투스쿨인지 쉐딩쉐딩 팔렸구나. 내가 내 스스로 코를 창조했다. 그리고 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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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냐고요 대답을 해 보라고요 마지막으로 내 긴머리는 어떤지 사진으로 찍어 남겼는데 오늘따라 제일 예쁘네. 참고로 고데기 안 쓰고 밤에 머리 감고 말린 다음에 돌돌 말아 집게 핀으로 고정해두면 이렇게 펌처럼 자국이 남는다. 일본에 유행했던 빈보우 파마 (가난쟁이 파마)라는 걸 따라했었다. 고데기 열에서 머리결을 보호할 수 있으니까 좋은 점 투성이었지. 덕분에 긴머리 세팅하느라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하나도 아쉽지 않아. 나는 여전히 의지가 굳었다. 왜냐면.. 하아.. 긴머리는 정말 무.거.워!!! 가뜩이나 포니테일 두통 (머리를 묶으면 두피에 혈액순환이 극도로 안되서 어지럽고 토할거 같은 기분이 듦)을 앓고 있는 내가 이 한 무데기의 단백질 뭉치를 달고 다닐 생각을 한 자체가 언감생심 어불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