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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변의 시끄러운 일들로 괴롭다가도 언제든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는데 그게 바로 블로그로 돌아오는 길이다. 내가 금방 지나 온 일을 사진으로 묶었다가 글로 풀면서 다른데서 부정당한 내 자신을 스스로 긍정할 수 있는 기회를 맞는다.

반바지에 긴팔 기분 좋았던 그날의 베이지 여자.

그때의 나도 나고
지금의 나도 나다

유투브보고 큐텐에서 구입한 클리오 ‘내립마련’ 솔직히 네이밍이 맘에 들어서 충동구매했다.
안타깝게도 너무 웜웜한 내 톤에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두 턱을 내리뜨린 여자의 가슴 언저리
충동 구매한 수제 펠트 고양이 브로치
귀여운듯 살벌한듯 알쏭달쏭해서 살짝 후회했다.
ㅋㅋㅋ 그 달의 나는 정서가 좀 불안했나보다. 뭘 이렇게 평소답지 않은 걸 사제꼈나.

아르바이트 출근하기 전 맥도날드

눈꼬리 주름 기록용
이 정도로 파이면 보톡스를 한번 맞으러 간다.

빨간 옷들이 옷장에 증식 중.

학부모 참관 수업에 가는데
정장은 오버고 청바지는 꺼려지고 고민고민하다가
포멀한 바지에 캐주얼한 니트

울 가디건을 입고 갔다.

데님셔츠에 (사실 청남방이 입에 붙음) 니트 베스트 (속으론 쪼끼로 부름)

보톡스 맞음

트렌치 코트 (속으로 바바리라고 함) 꺼냄
10년 가까이 입다보니 소매 주변에 드라이클리닝을 해도 지워지지 않는 때가 생겼다.

요즘은 피부과에서 피코레이저 + 줄기세포 에센스 이온 도입 세트로 케어하고 있다.

무인양품 세일때 건진 베이지 바지.
나일론 소재가 많이 섞여서 주름이 안 진다.

상태 좋았을 때

아까랑 다른 카키색 트렌치 코트
베이지색 트렌치 코트가 언제 운명을 달리할지 몰라 작년 세일 때 쟁여 둠.

일본 드럭스토어에서
‘오일 프라이머’라는 걸 사 봤다. 모공이 커서 예전부터 유명하다는 프라이머를 여러 개 시험해 봤는데 하얗게 뜨거나 화장이 밀려서 정착한 게 없었다. 그런데 오일 프라이머!!! 이녀석!! 처음 보는 회사 제품이지만 일단 파운데이션이랑 밀착력이 엄청나다. 바르면 벨벳 느낌처럼 부드럽게 기초 공사가 된다. 항상 바를때마다 시멘트 도장 공사하는 기분이다. 이거 쓴 뒤로 위에 페인트 도색 정말 잘 되고 있습니다ㅋㅋㅋ

빨주노초 다 들어간 무지개 패션
(노란 가방 들고 나감)

초록 퀼트로 된 가방
마치 잠바랑 세트 느낌

아이라인 펜슬 유목민이었는데
케이트의 ‘레어 핏 젤 펜슬’로 정착하려고 한다.
잘 안 묻어나고 부드럽게 그려지고 워터플루프인 건 많지만 클렌징 하고 나서 눈 밑에 남지 않는 건 이게 가장 우수했다! 100프로는 아니지만 다른 거에 비하면 월등히 잘 지워짐.

캐시미어 코트 이제 벨트가 없다.

왜냐면 자전거 바퀴에 빨려들어 가서…

혼자 낑낑대며 열심히 빼 보다가 도저히 마지막 한 토막이 안 나와 자전거 가게에 가져갔다.
총각이 힘도 안 들이고 전동 드릴로 살짝 분해하더니 무심하게 빼 주고 돈도 안 받으려고 했다. 너무 고마워서 간 김에 브레이크 고무 (속으로 빠킹이라고 발음 함)를 갈았다.

옷 가게에서 참고로 찍은 사진.
벨트가 없어졌으니까 그냥 이런 단추를 달아서 입어야겠다. (일단 재료상에서 사 왔는데 막막하다. 못하겠다)

GU청바지.
올 가을 산 것 중 제일 맘에 든 것.
길이도 품도 핏도 내 몸에 맞춘 것 같다.

좀 더 짧게 머리 자르고 집에 오는 길.
지하철에서 이 사진을 찍은 직후에 뒤에 있던 아저씨께서 휘청! 하셨다. 그리고 내 사진 바로 뒤에 모자 쓰신 남자분이 바로 부축하셨고 문이 열리자마자 지하철에서 내려 홈에 있는 의자에 앉혀주셨다.
내 옆에 앉아있던 여성분이 아!!! 다이죠부데쓰까?? 하고 바로 일어나 함께 도우려하셨다.
아저씨는 의자에 앉아 숨을 가다듬으며 몇번이고 아리가또 아리가또 하셨다. 지하철 문이 닫히고 모자 쓴 남자분은 다시 못 타셨지만 무사한 걸 알고 전철의 모든 사람들이 안심했다.
근데, 역무원한테 콜해서 병원까지 가셔야 하지 않을까. 난 저렇게 부축 할 수 있을까? 정말 사람들 너무 착하다. 따스하다. 참 고맙다.

음! 다시 봐도 맘에 듦!
문제는 스멀스멀 길이가 자라면 금방 이 느낌이 무너진다는게 짧은 머리의 슬픔이란 걸 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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