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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빨리 밥에 김치얹은 사진을 올려서 내가 키토를 때려쳤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려야겠다. 후다닥후닥 매일 매일 검색어에 키토식단.. 키토제닉...열심히 들어오시는 분들을 보며 발이 동동동. 키토제닉한 기간은 고작 1달이었지만 (그것도 야매키토) 내겐 메리트보다 고민거리가 더 생긴 방식이었다. 탄수화물과 당분을 참는 것도 고기만 먹어야 하는 것도 괴롭진 않지만 살이 안 빠져... 가장 궁극적인 목표인 체중감량이 단 1킬로도 단 1도 되지 않았다는거다. 그리고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지금 일도 다 그만두고 수세미 이외엔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내가 목초풀 먹은 버터랑, 매번 정성껏 키운 고기에 우유보다 비싼 생크림을 넣어 커피까지 마시려니 피눈물이 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가서 밥을 먹을 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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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킁킁 큼큼 -또또 여보짱 냄새 맡고있다. 혹시 개코라고 알아? 한국에서는 냄새 잘 맡는 사람을 개코라고 해. -에어컨 좀 냄새 나는거 같은데?... 청소 불러야겠어. 우리집 케군은 개코다. 냉방을 가동하기 시작 한 에어컨에서 어김없이 냄새를 감지했다. 각 방방마다 총 4대 30만원 견적이 나왔지만 이런데에 개코는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게임 아이템에 아낌없는 남자들도 많다던데... 후...과거의 나야, 결혼 참 잘했다.... 토요일 아침 8시, 온 가족이 기절하고 있어야 할 시간에 서로 뺨을 때리며 억지로 눈을 떴다. 적당히 민망하지 않을 복장을 갖추고 머리에 물 묻히고 아저씨를 기다리기 시작. -9시에 시작해서 몇시에 끝난대? -견적에는 6시간 걸린다는데 -뭐어? 여보짱은 1시에 나가야한다 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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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양 하나 없는데 조절 안 하면 확 찌고도 남는 자가 될 것 같았다. 탄수화물이라도 빼자.싸구려 돼지고기를 시오코우지 (누룩)에 버무려 놓으면 그렇게 맛있어 진다는 미호짱의 제보로 당장 해 봤다.세상에 누룩아 너 고기에 뭘 한 거야. 야들야들하고 숯불 돼지갈비 같은 불 맛도 났다. 왜지?고기를 주식으로 하고 염분을 맘 놓고 섭취하는 키토는 그냥 딱 내 입맛이다. 요즘 시간 많은 내가 담근 김치에 볶볶했다. 김치에도 설탕 빼고 천연당질 (나한과로 만든 설탕대체품)을 넣었기 때문에 당질0그램 김치.생선전이랑 콩나물 국드레싱 정도는 그냥 시판 조미료를 먹는 불량 키토지만 뿌려먹으면 너무 불필요하게 많이 먹게 되서 샐러드를 찍먹해 봤다. 상당히 효율적이고 맛나당.플라스틱 서랍도 사서 대대적인 하루 옷 정리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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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대를 잘못만나 종가집이나 대가족 며느리로 살았다면 3년도 못 채우고 집을 나가 친정엄마 가슴에 대 못을 박았을 수도 있다. 수다스럽고 친구 없이 못살고 적절히 관종이지만 그래도 혼자만의 시간없이는 견디기가 힘들다. 주말만 기다렸다 케군에게 아이를 맡기고 혼자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고작 한 시간 남짓이지만 이 시간은 운동해서도 바깥바람을 맞아서도 아니고 혼자여서 상쾌한 거 같다. 그리고 곧 케군도 아이도 그리워진다. 나란 인간 참 적당해. (라고 생각해야지)난 시간 부자다. 손이 많이 가는 건 다 내게 오라!! 순무를 한 단 사다가 무는 피클로 절이고 무보다 더 많이 달린 잎줄기는 김치를 해 먹었다. 무에 딸려 나온 잎인데 실패하면 어때. 이런 맘으로 하면 꼭 잘 되더라. 사람일은 기대 할수록 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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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편식쟁이다. 잘 자고 잘 싸고 이상한 습관이나 괴팍한 점은 없으니 뭐 채소를 극도로 싫어하는 것 쯤이야 개성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인 척 했었다. 하지만 사실 마음 한 구석에는 극복하려는 노력이 귀찮아서 내가 편하려고 먹는 것만 주고 좋아하는 것만 입에 넣어준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애써 만들었는데 안 먹으면 기대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화가나는 소갈딱지 때문에.... 코로나는 우리집에도 많은 시간을 안겨주었다. 며칠 간 편식, 채소 안 먹는 아이, 편식극복, 유아식고민.. 검색어를 치고 쳐서 동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조심성, 경계심이 많은 아이들은 처음 보는 음식은 일단 싫고 보는 성향이랑 (혀에 있는)미뢰 수가 많아 미각이 민감해서 쓴 맛을 강하게 느끼기 때문이었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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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덕지 덕지 붙어있던 것들 위에 나와 있던 것들을 수납하고 치우고 처분했다. 쌀쌀이랑 하루가 넷플릭스에 빠진 몇일 가속도 내기. 추억의 가제트형사가 요즘 버전으로 다시 나왔네. 내가 요즘 제일 잘했다 생각한 일은 일찌감치 내 독립 침실을 만들어 두었던 것. 온 가족 수면패턴이 달라서 방을 따로 둔 덕에 코로나 단체생활에 숨 쉴 구멍을 확보할 수 있었다. 반은 놀이방 겸 드레스룸이렇게 깨끗히 치워두면 부작용으로 안놀아 주고 아무것도 못하게 넷플릭스 보여주며 당분간 깨끗한 집을 즐기고 싶어진다. ㅋㅋㅋㅋㅋ 케군 방에는 내가 혼자 살 때 쓰던 무지루시 책걸상을 펴서 재택근무 환경을 만들었다. 쟁여놓은 휴지 물 재택책상. 코로나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들고기와 야채가 주식, 볶음밥은 살짝 반찬으로 아직 포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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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집순이는 욕실을 닦았다. 사이사이 숨어있는 물때들을 염소세제 (매에~~ 급 귀여워지네) 로 잘 불려뒀다가 시원하게 벗겼다. (염소들도 잘 가~)알콜이라면 씨가 마른 드럭스토어에서 화장실용 알콜 발견! 변기에 앉기 전에 슉슉 닦아주는 중. 코로나 지출... 멈추질 않는다. 야매 키토제닉을 시작 한 나는 커피를 내려 우유대신 생크림을 넣는다.설탕 대신 인공감미료. 촤촤. 인슐린 분비를 막으면서 입맛도 달라졌다. 미미한 단 맛에도 행복을 느끼게끔 해 주다닛컬리플라워로 만든 밥도 먹어본다. 외식이 없어지니까 맘만 먹으면 식재료 제한 하는 식이법이 뭐든 가능해 질듯!! 여러분 이것은 기회입니다. 김치 볶음 밥을 만들어 봤다. 쌀 밥의 느낌은 전혀 아니나 ㅋㅋㅋㅋ 김치 양념이 너무 잘 배서 꿀맛이네? 이거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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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밥 해 주신 지인을 집으로 초대했다. 아무리 예의상 본인이 좋아서 밥 해 주신거라고 하지만 받은 호의만큼 꼭꼭 성의를 보답해 드리기로 결심한 까닭이다. 이런 당연한 일을 깨닫는데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40대가 되기 전에 알게되서 다행이야. 애매하게 사춘기 때 일본으로 이민을 온 언니는 재일교포라기도 뭐하고 유학생이라기도 뭐한 한국인인데 (뉴커머라고 요즘은 부른다.) 이미 일본어가 편하다며 일본어로 TMI를 엄청나게 많이 쏟아내고 갔다. 성격은 영락없는 한국사람 ㅋ 나보다 수다스러운 사람 만나면 마음이 편하다. 투머치 한 내 수다가 안 미안하게 만들고 스스로 날 닥치게 하면서 자기 타이밍을 잡으니까 잘 할 줄도 모르는데 서툴게 배려 할 필요가 없다. 일본은 재첩이 미소시루 단골 건더기라 1년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