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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만 주야장천 하고 있는데 사실 한동안 주야장천 먹기만 하며 살았다. 사진첩은 내 삶의 목격자.
겨울이 되면 일본 가정에서 오뎅을 종종 반찬으로 낸다던데 오뎅이랑 또 뭐가 어울리는지 몰라 리카한테 물어봤다. 그랬더니 오뎅만 잔뜩 해서 오뎅만 먹는 날이랜다. 카레 같은 존잰가? 밥이랑 오뎅이랑 먹어? 하니까 그렇다고 했다. 오뎅이랑.. 쌀밥. 나는 과연 이게 쌀밥이랑 같이 넘어갈까 가 매우 궁금했다. 오뎅은 자고로 떡볶이랑 짝짝꿍잉디..
슈퍼에 가니까 한쪽 코너가 갖은 오뎅으로 꽉 차있었다.
생선 어묵, 오징어 어묵, 새우 어묵, 채소 섞인 거, 떡, 두부, 내장... 너도 오뎅?
평소 신기했던 어묵을 한 개씩만 사 봤는데 한 솥이다!
셋이 먹고 죽을 양을 끓였다.
오뎅 국물은 별 거 없이 그냥 다랑어 육수지만 어묵에서 쫩쫩 감칠맛이 나왔다.
하루랑 케군은 일본사람 인증하듯 너무 맛있어했다. 밥이랑 궁합이 딱이라고. 나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하나하나 간이 세서 의외로 반찬스러웠다. 그리고 매콤한 느낌은 전혀 없고 무지 달달하다. 이게 정말 한국 오뎅과의 제일 큰 차이라고 느꼈다. 편의점 오뎅보다 슈퍼에서 사 온 오뎅 끓이니까 훨씬 간이 진하고 달다는 것도 발견.
먹었던 오뎅 중에 좋았던 것.
1. 메추리 알 박혀있던 오뎅.
2. 소세지 품은 오뎅.
3. 떡 들어있던 유부 주머니
4. 온갖 채소 버무려진 오뎅.
5. 새우 맛이 진했던 새우 오뎅
6. 규스지 (소 힘줄) 오뎅.
희귀 부위 고기가 왜 오뎅의 영역인지 모르겠는데 지역마다 특이한 오뎅 건더기가 있다고 한다.
7. 하루가 좋아한 치쿠와부. 성분은 그냥 밀가루다.
해산물로 만든 소세지를 잔뜩 먹은 식단이다. 생각해 보면 천하장사 소세지를 배불리 먹은 거? 단백질은 왕창 섭취했겠지? 자주… 먹고 싶은 조합은 아니야… 오래 살아도 이렇게 가끔 사알짝 컬처쇼크 온 것도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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