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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하는 여자

집밥 일기

Dong히 2024. 10. 28. 14:01

짜투리 배추를 부쳐먹었다.
내가 최근에 알게 된 일본 생활 정보 중에 이걸 왜 이제 알았지 통탄한 게 한 가지 있다.  부침가루가 아니라 타코야끼 가루로 부침개를 만들면 끝내주게 맛있다는 것이었다. 한국 부침가루에는 특별한 게 없다. 부침가루도 아니고 그냥 집에 있는 밀가루를 뿌려 부쳐도 부침개는 부침개다. 부침개는 주인공으로 태어난 녀석이 아니라 남은 재료들의 처치하려다 존재하게 된 부산물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그런데 타코야끼는 반대로 안에 들어있는 건더기 보다 반죽을 먹으려고 하는 요리다. 반죽 안에 지극 정성 다랑어랑 다시마를 고아 넣은 육수가 그득그득하다. 그래서 타코야끼에 문어는 쥐똥만큼 들어있어도 불만스러워할 사람이 없다. 그러니 감칠맛 넘치는 반죽 속에 부실하게 문어 한 조각씩 넣고 먹는 게 아니라 야채에 해산물 넣고 부침개로 만들면 얼마나 맛있겠냐고요. 침 나오는군. 오늘도 부쳐야겠다.

샐러드랑 밥을 따로 먹고 귀찮아서 나물, 야채, 밥 다 넣고 비벼 먹었다. 고추장이 아니라 간장에.

이 날은 고추장에

이 날은 숙주를 잔뜩 삶아서 양념간장에

오므라이스 하다 실패해서 요상한 계란밥에 카레를 얹고

하루랑 같이 만든 버터치킨 카레 위에 구운 야채 얹고

호주 다녀와서는 브레끼에 푹 빠졌었다.
호주에서 잔뜩 본 표현인데 아침 식사나 브런치 종류를 brekky라고 하는 건가 보다. 인스타에 brekky를 검색하면 내가 호주에서 반했던 여러 가지 원플레이트 레시피가 나온다. 위에 항상 올라가 있는 계란 소스가 너무 궁금해서 따라 해봤다. 생각보다 엄청 간단했다!
에그 베네딕트에 있는 소스 어쩌고 저쩌게 검색했더니 홀랜다이즈라는 소스 이름을 알아냈다. (어머나 생소해라. 처음 들었다.) 계란 노른자 2개에 레몬즙, 후추 소금을 넣고 녹인 버터를 식혀서 섞어주면 끝이다. 진한 맛에 뭐라 말할 수 없이 너무 맛있다.

반숙계란도 하나 만들어서 흉내 내 봄.
나는 온갖 형태의 계란요리를 다 좋아하기 때문에 전자레인지로 온천달걀 (수란) 만드는 다이소 템도 집에 있었다. 죽으면 한을 품은 어미 닭들한테 괴롭힘 당할지도 모른다. 수십 마리의 어미 닭들이 복수의 한을 품고… 꼬꼬댁댁

우리 가족 최대의 경제적 고민이 물가는 상승하는데 외식을 멈출 수 없는 것이다. 밖에서 먹는 게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케군과 나 (정확히는 집에서 요리 안 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나) 샤브샤브랑 스키야끼는 제대로 된 고기로 즐기려면 너무 비싸니까 집에서 할 때도 있는데 아무래도 야키니꾸는 냄새와 연기 때문에 하아…
그러다가 냄새 빨아들이는 불판을 발견했다. 옆에 뚫린 구멍이 연기를 바로바로 빨아들인다길래 번뜩이는 눈으로 둘이 홀린 듯이 리뷰랑 소개 영상을 엄청 보다가 이건 정말 좋아 보인다! 싶은 걸 사 봤다.

아주 개 망했다.
고기 두 점 올린 시점에 우리 둘 다 얼굴에 핏기가 가셨다.
상품 리뷰하는 사람들 다들 정말 뻔뻔하다. 얼굴 까면서 이런 거짓말이 가능해? 온 집안에 냄새가 일주일을 갔다!!! 커튼까지 다 빨았다.  

고기와 함께 후루사토 노제 (고향납세 시스템)으로 받은 연어알. 이꾸라가 보석 같은 이유는 보석처럼 생겨서가 아니라 보석처럼 비싸서가 맞다. 비싸서 왕창 뿌리면 뿌릴수록 영롱해.

한창 살 뺄 땐가 봐 뭐가 없네

스팸이 두 조각이네 ㅋㅋ 누구 코에 붙였을까.

죽이 등장했다는 건 며칠 외식 엄청 하고 위가 아팠다는 말일 거다.

이런 족보 없는 식단은 그냥 냉장고 털은 것이다.
맛이 가기 전의 바나나, 너무 익어버린 당근 피클, 어정쩡하게 남은 오이반찬. 그런데 단백질이 없어서 급조한 계란 ㅋㅋㅋ

일본은 톳을 일상적으로 굉장히 많이 먹는다 우리나라의 멸치볶음 같은 포지션. 건어물 코너에도 항상 있어서 전날 물에 불려놨다가 육수 섞어서 죽을 하면 정말 맛있다.

동네 야채가게에 갔는데 수제 김치를 팔고 계셨다. 색이 너무 좋아서 사 봤다가 심을 봤다! 이건 한국인의 손길이 느껴지는데? 제대로 찹쌀 풀 쑤어 넣은 식감이 있었다. 양념이 아까워서 싹싹 긁어 김치볶음밥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다시 사러 갔는데 잔뜩 쌓여 세일까지 하고 있었다.. 이러다 ..ㅠㅠ 철수하시겠네… 아무래도 마늘이랑 젓갈 맛이 쿰쿰하니 일본인 입맛에 들기는 어려워 보이긴 했다. 케군도 한 입 먹고 어질어질해 보였다. 말은 안 하지만 눈도 @..@ 이러고 잘 입으로 안 가져 감.

그래도… 난 좋았어…
널 알아본 동네 사람 여기 하나 있단다.

안녕 귀여운 내 친구야…
멀리 뱃고동이 울리면
네가 울어주렴
아무도 모르게 모두가 잠든 밤에 혼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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