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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요즘에 시간을 많이 못 보낸 거 같아...라며 쓸쓸해했다. 자기가 시간만 있으면 친구 집에 놀러 가 놓고 말이다.

금요일 낮에 혹시나 해서 전화해 봤더니 자리가 남았다고 해서 당일에 결정된 <이케부쿠로 방재관> 나이트 투어. 지진 체험관이나 자연재해 교육관이 곳곳에 있고 무료였다. 이런 노력이 생존율을 높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을까

손전등 공짜로 받고 시작

원래는 책상 의자 같은 거실 설정인 곳인데 나이트 투어기 때문에 침상으로 바꿨다고 한다. 팀별로 누워서 진도 6도의 지진을 경험한다. 흔들리기 시작하면 엎드려서 베개로 머리를 보호하기. 30초 흔들렸는데 체감상으로 3분 흔든 줄 알았다.


밤에 화재 난 상황 재연.
소화기 사용법 배우기.

여기는 연기 나는 건물에서 탈출하는 방법 배우기. 그룹별로 들어가서 낮은 자세로 바닥을 앉은뱅이걸음으로 탈출한다. 화상위험이 있기 때문에 철문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 너모나 유익했다고 하루가 뿌듯해했다. 그래서 엄마가 너무 고마웠으니까 저녁밥은 엄마가 가고 싶은데로 고르라고.

그래서 <하베스트> 뷔페로 골랐다.
가정식 반찬이랑 샐러드 자연식이 많은 뷔페였다.

나는 잡곡밥에 된장국에 반찬을 한가득 퍼다 먹었고 하루는 밥이랑 우동 튀김 몇 개를 깨작이며 연명했다. ㅋㅋ


오차즈케도 먹은 모양

새해 연휴

하루랑 신오쿠보 코리아타운에 놀러 갔다.
고구마를 막 구워서 생크림에 하여간 엄청 맛있게 먹은 디저트랑

팥빙수

여기저기 한국말이 넘치고 한국에 대한 동경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곳을 다녀오면 한국어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너무 행운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한국어 동기부여로 이만한 곳이 없다.



동네에 새로 생긴 뷔페집. 참치 연어 회랑 꽃게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 가격이 쎄다. 일인당 9천엔. 차곡차곡 쌓은 포인트로 이용할 수 있대서 이거슨, 생일각이다.

하루 생일을 핑계로 먹으러 온 우리 부부. 오랜만에 목구멍까지 먹었다. 바닥에 떨어진 걸 주우려고 몸을 굽히다가 역류할 뻔했다. 다시 잘 수납. 여기서도 밥이랑 우동 먹다 나가면 애간장이 탔을 텐데 게살 귀신인 하루는 게껍데기가 산처럼 쌓일 정도로 비싼 게만 초집중해서 파 먹어줬다.

잘한다 잘해


호로록호로록

오구오구 이쁘네 이뻐.

정신없이 뜯다가 게 껍데기가 퐁~! 하고 어느 커플 자리까지 날아갔다. 다행히 피해 없는 곳에 떨어졌지만 나는 화들짝 놀라서 스... 스미마셍!!! 사정없이 사과했다. 웃으면서 괜찮다고 해주심. ;ㅁ;
홍이한테 게껍데기 날아간 이야기를 하니까 "저 쪽 테이블에서 보내셨습니다." 이러지. 드립을 쳐서 미친 듯이 웃었다. 상상은 자유니 까요 ㅋㅋㅋ


오랜만에 동네 별점 높은 츠케멘.

겨울 방학이 끝나가기 직전에 하루 종일 놀게 해 주려고 예전부터 가고 싶다 했던 <하나야시키> 유원지를 갔다. 무려 1853년에 개장한 곳이다. 처음엔 꽃구경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이름에 꽃이라는 뜻의 <하나>가 있다. 현존하는 일본 유원지 중에 가장 오래된 곳. 우스갯소리로 일본에서 제일 무서운 놀이기구가 있다고들 한다. 언제 고장 나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연의 순리 수준임. 일본에 20년 가까이 살면서 하나야시키에 가는 게 처음이었다. 근데 난 왜 여길 이제 온 거지 후회될 정도로 너무 귀여웠다.




레트로.....귀여웡...
자유이용권을 추천한다.

저 오리 배 하나 타고 500엔 냈다면 억울해 죽을 뻔했다. 그냥 한 바퀴 둥둥 뜨다 나온다. 옛날엔 이것 조차 얼마나 놀라웠을까.



이 좁은 곳을 테트리스 하듯 차곡차곡 놀이기구로 꽉 채워놔서 레고 속에 온 것 같기도 하다. 하늘을 돌아다니는 게 두어 개 있었다.


남의 집 앞을 왔다 갔다 거리는 놀이기구들 ㅎㅎㅎ

그리고 소름 돋는 사실 하나.
하나야시키에서 추억의 다람쥐통을 봤다. 광진구 어린이 대공원 앞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는 주말이면 언니랑 짤랑짤랑 동전을 들고 놀러 가서 놀이기구 한 개씩 타고 집에 왔었다. 거기에 있던 다람쥐통이랑 똑같이 생겼다. 저 구멍 두 개짜리 안전벨트. 일일이 안전요원이 배가 아플 때까지 당겨서 잠가주던 시스템. 움직임도 똑같다. 탈수기처럼 뱅글뱅글 돌다 반 회전하다 저러는 거! 아... 여기서 이걸 보다니. 안 타도 너무 어떤지 아는 거라 하루만 혼자 태웠다. 안전벨트 조여서 배가 아팠던 슬픈 기억이 있다.

80년대에 어린이 대공원의 인기몰이 주역이었다. 지금은 다들 신용카드를 쓰니까 그런 풍경이 없겠지만 통이 돌아가면 여기저기서 동전들이 쨍그랑 쨍그랑 우수수 떨어졌었다. 그걸 줍는 애들이 꺅꺅 주변에 맨날 있었다. 비명소리와 동전 떨어지는 소리가 세트로 들리는 게 다람쥐통의 묘미였다. 하루한테 열심히 이 얘길해줬다.

어~ 그렇구나.
영혼없는 맞장구를 쳐줬다.







그리고 하루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도전한 롤러코스터. 이 작은 유원지에 롤러코스터까지 잘도 접어 넣었다. 너희들의 수납력... 정말 인정... 하루가 웬일로 이런 도전을 한다길래 너무 신기했는데 70년 전 롤러코스터라서 얕잡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줄 서다가 발견한 간판 since 1953 갑자기 두려워졌다. 이게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야 ㅎㅎㅎㅎ

우리 앞에서 딱 끊겼다. 다음에 선두로 타야 한다. 스텝한테 가운데 자리타도 되냐고 물으니 1열부터 차례대로 타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맨 앞에 타야 된다는 생각에 하루 얼굴이 격하게 어두워졌다. ㅋㅋㅋㅋㅋ 왜냐면 끝나고 돌아오는 열차에 사람들이 머리는 산발을 하고 표정이 은근한 충격을 받은 게 역력했다. ㅋㅋㅋㅋㅋ 쫄깃하네ㅋㅋㅋ
차례가 돼서 자리에 앉았는데 70년 전엔 평균 신장이 150쯤 되었던 걸까? 의자가 초등학생 사이즈다. 나도 몸을 좀 구겨 넣었다. 그리고 시작된 오르막 길. 둥둥둥둥... 여기가 정말 롤러코스터의 꽃이지. 이 긴장감과 스릴은 말로 표현이 안된다. 우리는 둘 다 70년 전 롤러코스터 피식. 끽해야 바람 좀 일으키는 정도 아니겠어? 이러고 있다가 하강이 시작하는 순간 잠시도 쉬지 않고 우릴 잡도리하는 스피드감에 깜짝 놀랐다. 거기다가 좁디좁은 곳을 오르고 내리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는 구성력. 건물을 뚫고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급하강은 겉에서 보이지 않아 진짜 예상밖이었다. 그게 보였으면 하루는 절대 이걸 탄다고 안 했을 거다. 마지막에 죽일 듯이 달리다가 급 브레이크를 밟으며 끝나는데 내 머리도 산발. ㅋㅋㅋㅋ 나는 타는 내내 하루를 쳐다봤다. 겁에 질린 생쥐처럼 눈을 크게 뜨고 아아아악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너무 귀여워서 미칠뻔했다.



하나야시키에만 있다는 판다를 타며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개장 당시부터 있었다는데... 애미는... 판다한테 뽀뽀는 안 했으면 좋겠네? 지지.. 지지..



노을이 질 때가 장관이었다. 아사쿠사의 탑과 스카이트리가 보였다. 오른쪽에 보이는 저거는... 추억의 월미도 디스코 팡팡이네


마지막은 질릴 때까지 혼자 다람쥐통과 미니 택시를 탔다.



센소지도 겸사겸사 관광하고


우에노 판다 풀빵을 사서 집에 갔다.
두 번 다시 롤러코스터를 안 탈 거라고 계속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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