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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체크아웃하고 역에 데려다줘서

전철을 타고

아무 생각 없이 수족관을 갔다.
그냥 애들이 좋아하겠지?
시간이 많으니까?

하지만 역시 아무 계획이 없었던 이 날의 스케줄을 후회했다. 수족관이 역에서 늠흐 멀다… 돌아가는 길에 택시를 불러도 늠흐 오래 걸려서 포기했다.. 수족관은 특별히 아이의 관심사가 있는 게 아니면 넘나.. 평범한 장소라 비추였다.

여기까지 돌아보고 느낀 점은 센다이는 대중교통이 불편했다. 관광명소가 전철역에서 많이 떨어져 있고 시내버스 노선이 별로 없고 관광용 루프 버스가 시간을 잘 지키지 않고 버스 대수도 적었다.

수족관 잠깐 다녀와야지 했지만 교통편 검색하고 기다리고 찾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해서 센다이 역에 다시 돌아온 시간이 생각보다 늦어졌다.

그래도 점심시간 대를 지나친 덕분에 줄 안 서고 밥집에 들어갈 수 있었던 건 좋았다.
우리는 다시 규탕 집에 왔다. 정말 센다이에 우설 말고 먹을 게 없구나…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ㅋ 규탕이 너무 맛있기도 했다.
그리고 비기너로 시그니처를 먹어봤으니 좀 다른 메뉴도 시켜보고 싶었다.  

수제 소세지도 시켜보고 여러 가지 조합해 봄.

이거 먹어보고 싶었다. 규탕 시츄 (우설의 스튜)  카레질감이지만 달달한 맛이 난다. 고기 국물로 맛을 냈으니 무조건 맛있는 애.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간 시간낭비겠다 싶어서 이때부터 택시를 잡아 타기 시작했는데. 택시가 정답이었다. 택시 기사 분들이 친절하고 해박하고 무엇보다 프렌들리. 타자마자 관광 가이드를 시작하셨다. 세 번 탔는데 세 분 모두!!

이건 시에서 권장하는 택시 영업의 기본 마인드인가? 아니다. 업무 매뉴얼은 아닌 거 같다. 그냥 시킨다고 하는 모습이 아니라 자부심과 애정을 가지고 하나같이 설명하셔서 정말 감탄했다.

기사분들이 이 건물은 311 지진 때 어떻게 버텼는지 센다이는 예전에 어떤 모습이었는지 유명한 야구선수는 누가 있는지. 홀홀 빠져들며 듣고 있었더니 시내가 전부 아까랑 다른 모습으로 보였다.

첫 택시를 타고 내린 곳은 내가 가고 싶던 절이었다.
여기는 다테 마사무네의 (옛 전국시대 이곳 권력자. 영주, 무사) 무덤이 있는 곳이었는데 흔한 일본의 절과 좀 다르게 굉장히 화려한 장식이 있어서 보고 싶었다.

瑞鳳殿 즈이호우덴

https://www.zuihoden.com/ko/

瑞鳳殿ー仙台藩祖伊達政宗公が眠る霊屋

仙台藩祖伊達政宗公を始めとした伊達家三藩主の霊屋「瑞鳳殿」のWebサイトです。施設案内や四季の行事の他、四季折々の写真を掲載しております。仙台へご観光の際はお立ち寄りください

www.zuihoden.com

아니 그런데…. 보수 공사 중…
내가 보고 싶던 그 화려한 문짝은 둘둘 쌓여서 볼 수 없었다.

사진만 전시되어 있었다.
이건.. 가이드 북으로 봤는데. 흑흑
그리고 다시 택시를 타고 하루가 보고 싶어 했던 <센다이 성>으로 갔다. 그런데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그 터전만 남은.. 한 마디로 공터였다.
나는 설명했다. 하루는 그래도 가고 싶다는 것이다.

-엄마, 그래도 여기에 실제로 그 역사적인 성이 있었던 자리라고. 모르겠어? (이 중대하고 엄청난 사실을 모르겠어?)
라는 말에 설득당해 왔다.
역사의 숨결을 느끼는 뭐 그런 종류인가 봐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니가 좋다니… 그냥 따라갑니다.

진짜 이런 이름표만 있음

여기에 무슨 방이 있었고.. 자리에 설명만 있음.
성이 얼마나 큰지 보고 싶었나.
풍수지리적으로 어떤 자리였는지 보고 싶었나.
생각하지 말자.

사실 볼거리 중에 하나라면 뒤에 말을 타고 있는 다테마사무네의 동상이었는데 하필이면 우리가 간 날 보수 공사 중이라 또 똘똘 말려 있었다.

여기 데려다주던 택시기사분이 이미 보수 공사 중이라는 가이드를 끝내주셨기 때문에 알고는 있었다.
근데 저 동상의 다리를 (다리 부분이라고 함) 고치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면 도쿄에 의뢰했는데 아직도 그게 안 돌아오고 있다고. 센다이는 잘못이 없다며. ㅎㅎ도쿄에서 온 우리는 왠지 송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택시 기사 아저씨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셔서 아니 어떻게 센다이 택시 기사 아저씨는 웬만한 분야의 업무 상황을 다 꿰도 있는지 너무 신기했다. 택시 회사가 딱 하나고 중앙관리 시스템으로 각계에서 다 보고를 받고 있나 싶을 정도였다.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택시 기사 아저씨는 센다이의 국립대학 경쟁률이랑 인기가 많은 학과 성비율 (공대라 남자들이 많은데 요즘 여학생들도 온다고 함) 도 공유해 주시고 ㅋㅋ 학생들이 많이 자취하는 지역도 지나가면서 냉큼 말해주시고 월세가 얼만지 산속에 있는 학교에 뭘로 다니는지 애들 밥은 어디서 먹는지. 속속들이 알려주셨다. 너무 흥미진진했다.
센다이의 택시 기사분들은 보물 같은 존재셨다.

돌아가는 기차에서 먹을 도라야끼도 사고

나는 이 집 카레 빵도 사고

무사히 시간 맞춰 신칸센에 올랐다.
우리의 센다이 여행은 규탕, 온천, 다테마사무네 그리고 사람, 자긍심 넘치는 택시 기사분들. 따뜻한 마음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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