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코다테에서 일박은 天然温泉 ホテルパコ函館 하루랑 나는 내내 금붕어 뻐끔뻐끔하는 입으로 파꼬파꼬하꼬빠꼬 호텔이라고 불렀다. 공식홈페이지 https://www.rio-hotels.co.jp/hakodate/ 침대 두개랑 아깝게도 손도 안 댄 냉장고, 전자레인지, 싱크대에 식기까지 완비. 이 방이 세명에 만천 엔짜리였다. 너무나 저렴한 것. 새로 지은 별관이라 컨디션도 너무 좋았고 주변에 편의점이랑 가게들도 많았다. (추천추천) 호텔이랑 깔맞춤을 하고 온 것 같네 ㅋㅋ 세면대에 가 있었다. 어깨너머로 냉큼 배운 서양 기술로 독자적인 발전을 한 하코다테 가구 장인들!! 일본인의 기술력과 손재주를 마주할 때마다 대다네대나네. 감탄한다. 세 식구는 5일 치 짐을 트렁크 하나에 전부 챙겨갔는데 특히 난 최소한의 의..

2022년 올여름 휴가는 홋카이도! 북해도! 키타구니! (북쪽 나라! ) 8월 초 케군이 코로나에 걸려서 출발 직전까지 이런 이런 서스펜스가 따로 없었지만 우리 가족이 줄줄이 소시지로 옮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다. (다 함께 가슴을 쓸어내려보아요) 두 달 전부터 예약한 홋카이도 왕복 비행기는 코로나가 종결되는 듯한 분위기에 세븐일레븐 커피 팔리는 속도로 팔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설마 뭔 일이 있겠어 기분도 고조됐고 ‘변경 불가’ 티켓과 ‘변경 가’ 티켓 가격차이가 천지차이라 우리 손에 있는 건 티켓이었다. 심장이 쫄깃해찌. 우리가 여행을 갈 수 있게 된 건 하늘이 도왔다는 기분밖에 들지 않았다. 아직 공항에서 짐 부치고 있는 상황인데 이미 뿌듯함 하네다 공항에서 간단히 밥을 먹었다. 그날 게이트..

누가 자석으로 빨아들인 듯한 철가루 헤어스타일로 일어났다. 조식을 제공하는 곳이라 식당으로 고고. 하루는 갓 구운 빵을 맛있게 먹었고 나는 에노시마 답게 시라스 (찐 잔멸치)를 밥 위에 올려 든든히 먹었다. 그때 늘 그렇듯 하루가 물을 엎었다. 평소 같았으면 원망의 눈빛을 막 쏘고 조심 좀 하지 그랬냐고 참지 못해 한 마디씩 꼭 했을 텐데 그날은 그렇지 않았다. 하루야 괜찮아??? 다친 데는 없는지 걱정만 되고 사람을 불러 죄송한데 바닥을 적셨네요. 하며 대처에 바빴다. 이유는 너무나 명확했다. 이번 여행 때 둘째 날 짐을 줄이려고 일부러 사이즈 작은 파자마를 가져가서 마지막으로 입고 호텔에 버리고 오려했다. 물을 엎지른 그 시간에 하루는 어차피 버릴 옷을 입고 있었던 것이다. 직원분이 오셔서 애기 옷 ..

에노시마라는 섬은 섬 전체가 에노시마 신사(절)를 위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모든 상권과 주변 환경의 중심엔 그 절이 있다. 원래는 에노시마 이와바라는 江の島岩場 동굴 안에 에노시마 절이 있었다. 찾는 사람이 많아져서 동굴 밖으로 이전했기도 하고 안전상의 이유로 옮겼다고 들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이렇게 초를 하나씩 주신다. 사실 이게 없어도 보이긴 하다. (칠흑처럼 깜깜한 곳은 아님) 미취학 아동에겐 초 대신 초모양 전기불을 주는 걸 본 하루는 자기가 당당히 위험한 초를 취급할 수 있는 엉아가 된 것에 자부심이 폭발하였다. -엄마, 초등학생이 된 다음에 여기 와서 너무 좋았다. -엄마 저기 봐봐, 쟤는 진짜 초 아니다. 애기네 애기. -엄마 초등학생은 돼야 불을 잘 들지 그치..

우리 여행의 첫 시작은 작년에 함께 본 한 만화부터였다. 직역하면 ‘나 홀로 여행 1학년생’ 이란 제목이다. 하루가 빌려달라며 도서관에서 골라 왔다. 본인이 1학년이니 진짜 초1이 주인공인 줄 알고 재밌어 보였던 것이다. 한국에도 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그림이 몽실몽실해서 너무너무 추천하는 책. 혼자 여행 가는 일이 처음인 주인공이 여행 홀로서기하는 과정이 위트 있고 어찌나 섬세하게 그려져 있는지 신이 된 기분으로 (전능하진 않고 보고만 있어야 하니 무능함이 느껴지지만) 주인공을 따라다니며 함께 여행하는 착각에 빠진다. 혼자 간 가마쿠라 편이었던가? 밥 집에 들어갈 용기가 안 나서 결국 편의점 음식을 싸 들고 호텔에서 먹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엥?? 그게 용기가 안 난다고? 엄마는 좀 이해가 안..

마지막 날 아침입니다. 바닥에서 자라고 우리가 시킨 거 아님. 이거시 바로 생후 100일부터 시작한 수면 교육의 결정체이지요. “엄마 하루 잠을 푹 자고 싶으니까 혼자 잘게.”라는 소리를 초2가 한답니다. 한번 푹 잘 자 본 아이는 수면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잠을 잘 못 잤을 때의 컨디션을 느끼고 스스로 조절하는 법을 배운다. 짜증이 많으면 엄마도 힘들지만 아이 본인이 가장 힘드니까. 아침 먹으러 왔습니다. 맑은 국이랑 깔끔한 아침 상. 탱탱 볼이야? 난 일찍 온천에 다녀와서 밥 먹으러 갔고 케군이랑 하루는 밥 먹고 온천에 갔다 올 동안 테이블을 창 가에 옮겨 화장을 시작했다. 아주 유난일까 봐 말하기 부끄러운데 이따시만한 거울을 여행지마다 들고 다닌다. 어두운 데서 화장하는 게 너무 스트레스라..

같은 날. 금산 구경을 끝내고 차로 5분 거리인 유적지에 들렀다. 근데 입구에 (입장료나 티켓이 필요한 곳은 아님) 멋진 그릇 가게 발견. 이끌리듯 들어감. 마침 케군 맥주잔에 금이 가서 새 장만을 했다. 이곳은 예전 광물을 처리하던 공장지대이다. 마치 몰락한 미래 세계 같지 않나요. 北沢浮遊選鉱場 기타자와 후유센코바 구글 맵 링크 인공과 자연의 혼재가 스산하면서도 멋집니다. 비 올려 그런다 노을 지는 길을 달려 사도섬에서 묵을 온천 여관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하고 호다닥 안내받은 방 침대가 있는 다다미방 바다가 보이는 뷰! 의자가 너무 예쁘다 남자 둘이 온천탕에 간 사이 테이블에 있던 서비스 과자를 먹으며 (하나 먹고 너무 맛있어서 다 내 가방에 챙김) 이런 노을을 구경했다. 추우니까 겉옷도 챙겨 입었..

커피 한 잔 마시며 아침 일찍 화장을 했다. 깨끗하고 쾌적했던 그랜드 호텔 료우토 다리를 건너 햐아~ 드디어 청명해진 날씨 페리를 타러 왔다. 하루는 니가타에서 ‘사도’섬으로 들어가는 이 페리를 학수고대했다. 케군은 초고속으로 달리는 ‘카 페리’로 가자고 3시간 반 항해라니 이게 무슨 짓이냐며 매우 반대했지만 카 페리 왕복 견적 가격을 보고 -괜찮겠어? -음.. 편도 하나는 그냥 페리로 갈까? 바로 수긍했다. 걸리는 시간이 3분의 1이 되는 카 페리의 요금도 당연히 두배 세배다. 다들 바보도 아니고 빨리 가고 싶음 빨리 가겠지 ㅋㅋ 돈이 문제죠. 하지만 하루는 더 오래 탈 수 있기 때문에 더 크기 때문에 일반 페리를 고대했다. 3층 여객선의 로비 모습. (이미 우리는 승선했다) 짐을 맡기는 방. 가끔 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