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 길 고양이그 짧은 시간에 별거 별거 다 하고 왔죠?못 본 새 언니는 고양이 키우면서 세상에 위험하고 악한 것들에 대한 고찰이 늘었다고 한다. 항상 고양이 밥이랑 그릇, 담배꽁초를 주울 쓰레기봉투까지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보이던 쓰레기들이 (냥이들에게) 얼마나 해롭고 위협스러운지 다시 보인다고. 고양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위해 공중도덕, 지구 환경, 윤리 문제 모든 걸 생각하게 된 언니. 이날 밤 언니가 몇년 전에 자전거 타고 가다가 날아간 이야기를 해줬다. 비싼 자전거를 하나 장만해서 룰루랄라 좀 멀리까지 돌던 날 갑자기 돌뿌리에 걸렸다. 몸이 몇 미터나 떠올라 슬로 모션으로 땅을 향해 낙하해서는 밭두렁 같이 깊은 바닥으로 온몸이 패대기 쳐졌다. 기어올라오며 너무 아픈데도 ..
드넓은 공터를 전부 주차장으로 쓰는 지방 소도시에서의 외식. 주차권을 뽑고 뱅글뱅글 아래로 아래로 땅 파고 내려가지 않아도 된다. 일찍 도착해서 후진도 필요 없이 가다 서는 수준의 주차를 끝냈다. 윤택하다… 은퇴하면 (은퇴할 회사는 없다) 이런 삶이 좋다… 타블렛으로 도토리무침이랑 청국장을 시켰다. 서녕언니가 이것이… 고기를 안 시키네… 매우 단백질이 고픈 눈빛을 보냈지만 나 때문에 강제 건강식하는 언니 ㅋㅋㅋㅋ 이런 게 난 구하기 힘든 데서 산다고 몇 년 전에 도토리 가루로 묵을 해서 무쳐 먹기까지 했다. 양념이 아니라 묵부터 손수… 물론 도토리 가루가 우연히 생겨서지만 그 이후로 도토리 묵 먹어본 기억이 없다. 그리고 프로의 솜씨는 달랐다. 인터넷 보고 따라한 거랑 전혀 달라…. 한국 다녀와서 ..
언니가 평택은 평평해서 평택이라고 그랬다. 그래서 노을이 예쁘게 보이는 지역이라고. 억새풀 축제로 가는 차가 길게 줄지어있길래 우리도 구경 갔다. 사진은 뭔가 서정적이죠? 트로트 노래가 쿵작 쿵작 울리고 바람결에도 막걸리 향이 나는 정겨운 풍경이었다. 이미 막장이라 음식도 안 남고 마을 분들이 거나하게 취해있었다. 우리 삼촌 이모들 생각이 난다. 코스모스. 엄마가 좋아하는 꽃이었는데.매일 밤 씻고 예능 보면서 고양이들이랑 쉬는 게 너무 행복했다. 제일 익숙한 느낌이 들게 하는 건 게임하는 언니 옆에 붙어있는 나였다. 내가 있든 말든 아랑곳 안 하고 게임하면서 간간히 수다 떨어주는 이 평온함. 가족이 내는 무심한 온기를 언니한테 느낀다. 한 없이 따뜻하다.얘가 달레입니다!!Moon은 Gray 해서 달레라고..
한국 갔다 온 거 맞아?크고 높고반짝반짝 해! 소떡소떡이랑 여러가지 치킨을 간식으로 사 먹었다. 푸드코트엔 어린 아기를 데리고 온 가족들이 많이 와 있었다. 한국 남편들 한국 남자들, 참 다정하다.아내가 물 달란 말도 안했는데 바로 음식을 먹다가도 상체를 일으켜 물 따르러 가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음식을 시키고 가져가고 특히 거의 쓰레기 버려주는 건 아빠들이다. 어떤 분들은 앉기 전에 꼼꼼히 물티슈로 테이블을 닦아 놓는다. 세심해라. 인터넷에서 당근 거래하러 남편들이 나가는 이야기도 보거나 들으면 과장인 줄 알았는데 진짠가보다. 일본에선 안 그런다. (살짝 충격이지 않아요?) 조용조용한 기질이랑 배려심이 많은 건 별개의 문제이다. 사람들에게 피해 안 주려는 배려심이랑 내 가족 내 여친에게 잘하는 배려심..
제일 먼저 카트에 담은 건 고무장갑이었다. 일본에 살고나서 알게 되었다. 마미손이 대단한 물건이었다는 거. 이렇게 쫀쫀하고 길고 믿음직한 고무장갑이 다른 나라엔 없었다. 게다가 색깔이 뽀용해졌네? 꽃분홍색인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는데 진짜 갓벽하다… 생각해 보면 마미손은 김장 문화의 일부였던 거 아닐까. 김장할 때 도구들이 전부 고춧가루 색으로 물드니까 그 커다란 ‘다라이’도 고무장갑도 고춧가루 색이어야 제일 효율적이었던 게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본토에도 없는 다이소 캐릭터가 한국에 있었다. 스타필드 캐릭터인가? 하루가 같이 왔으면 반할만한 캐릭터가 여기저기 많구만요. 핸드솝 통도 너무 귀엽구, 필통, 그릇, 다 디자인이 간질간질하게 귀여워서 언니는 이거 하루 사다 줄까? 이거 하루 엄청 좋아하겠..
언니들이랑 형부가 첫 끼니로 나를 데리고 와 준 곳은 꽃게 인생 n 년. 맛있는 게를 찾아 먼 길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언니 지인이 알아낸 맛집이었다. 자리 없을까 봐 가는 길에 전화도 해 놓고 미리 팔팔 끓여서 부창부수처럼 딱딱 알아서 상을 차려 놓아주셨다. 꽃게탕을 시켰는데 양념게장이랑 간장게장이 반찬으로 나온 게 충격이었다. 게를 이렇게 펑펑 써도 되는지 너무 황송해… 밥을 비벼서 팍팍 먹었다. 공짜로 먹은 게마다 사진을 찍어서 케군한테 전송했더니 믿을 수 없다는 스티커를 맨날 받았다. 일본에서 이 정도 맛은 찾아보기도 힘들지만 기본 15만 원은 지출해야 먹을 수 있는 고가 메뉴다. 집에 가는 길에 운전하는 서녕언니한테 보조석 형부가 첨삭지도하다 사랑싸움으로 번졌다. 써네언니가 여기서 죽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