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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호주 여행을 다녀왔다.
역시…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건… 여행이다 ;ㅂ;
딱히 특별할 거 없었지만 그냥 다 좋았다. 별 소소한 것들이 다 설레서 스스로도 뭐가 그렇게 재밌었는지 신기하지만 여행이란 게 내게 그렇더라. 그래서 다녀오고 난 후 일주일을 거의 몽롱히 지냈다. 너무 좋은 꿈에서 깨버린 다음 다시 잠들려고 애쓰는 사람처럼. 아무것도 안 하고 쓸모없이. 그렇지만 영혼만은 추억으로 꽉 차 있었다.

여행 이야기 전에
일본에 다시 적응하기 위해 (?) 긴자에서 좋았던 카페 사진을 주섬주섬 풀어봅니다.

여기는 세 번 방문 실패한 トリコロール本店
갈 때마다 자리가 없어 돌아섰다.
1936년부터 영업 중인 카페.
그냥 외관부터…

회전문까지… (밖에 못 봤지만) 예쁩니다.

그래서 아쉬운 대로 근처에 가 보고 싶었던
神乃珈琲 칸노코히를 찾아갔다. 도토루 카페 계열 회사가 만든 레트로 다방 스타일.

빗살무늬랑 의자 패브릭… 나무 바닥 왁스칠

호러스러운 벽시계

벨벳 소재 + 핏빛 색깔 너무 이쁘쥬

고풍스러운 쟁반에 커피.


바깥 기온이 무시무시해서 밖을 안 나가고 있다. 코로나  때의 경험이 없었으면 우울했을 뻔했는데 그때 훈련이 된 건가 일 년에 한 달 정도는 바깥 생활 (이 경우 기온)과 차단된 인생을 살아도 괜찮은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놀랍도다. 나 같은 E를 집에 쳐 박아 놓을 수 있는 기온과 습도.

엊그제는 아침에 일어나 침대 속에서 일본 최북단에 있는 마을을 검색해 봤다. 稚内 와까나이라는 동네였는데 과거 날씨가 8월에도 최고 25도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그 동네에 카페도 있고 슈퍼도 있는 시가지를 찾았다. 숙박시설도 검색했다. 전철은 다니는지 알아봤다. 하루에 3번밖에 안 오니까 자전거를 빌려야겠다. 게다가 도쿄에서 와카나이 공항까지 하루에 한 번 비행기가 있었다. 매년 8월이 되면 한 달간 이주하는 꿈을 꿔 봤다. 아니다. 이럴 거면 매년 한 달간 다른 나라에 가면 좋겠다. 선선한 나라.
-여보야, 하루가 성인이 되면 나는 8월마다 다른 나라에 갈 거야. 선선한 데로.
-하와이?
-음.. 나쁘지 않네.
-나는?
-음… 持っていく (가져갈게)
내 사랑을 받은 케군은 조용히 다시 밥을 먹었다.

일 년 내내 개처럼 벌고 영어도 열심히 해야겠는데?
뭐 꿈 꾸는 건 공짜니까요.
열사병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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