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장금이 언니랑 토요일에 만났다.
그리고 나의 기똥같은 획책으로 토라노몬 힐즈를 향했다. 얼마 전에 시부야에서 전시를 보고 평일인데도 넘쳐나는 외국인 인파에 진심 놀랐기 때문이다.
토라노몬 힐즈는 오피스 위주로 꽉꽉 찬 빌딩인 데다 얼마 전 아자부다이 힐즈가 따끈따끈하게 오픈해서 살포시 각광이 비껴간 곳이다.
하지만 여전히 삐까리 뻔쩍하고 매력적인 가게들이 많다. 게다가 출근하는 사람도 없고 관광하는 사람도 없고.
원래 가려고 했던 델 찾던 중에 너무 맛있어 보이는 브런치 가게를 발견했다.
탐스럽게 늘어뜨린 드라이플라워들에 홀리듯이 들어갔다.
식기도 예쁘고
음료수 추가 안 해도 홍차를 계속 무료로 따라주는데 20분에 한 번씩 다른 종류로 교체가 됐다. 자원봉사 수준.
우리는 샐러드+빵, 파스타+빵 브런치를 하나씩 시켰다. 한 사람이 4종류의 빵을 고를 수 있다. 빵수니들 신났다.
버터도 수입 버터 느낌.
빵 3개 고르고 1개는 티라미수 디저트로 정했다.
우리가 홀려버린 벽 때깔.
어떻게 이런 조합을…
올리브 오일도 좋은 거였지만
뒤에 딸기잼이 진국이었다. 왕거니 딸기 덩어리가 씹히는 집에서 냄비로 끓인 느낌.
이 모든 게 한 사람에 1800엔. 사람이 많아도 도쿄 여행 올 만 하네요. 빵도 보기에만 좋은 게 아니라 정말 맛있었어요.
가게 정보 : <Flour+water >
나카메구로의 유명한 가게가 분점을 낸 거였다. 이름이 밀가루 더하기 물인 이유는 간판메뉴인 식빵이 다른 식빵보다 수분을 엄청 더해서 만들었다고.
나카메구로는 가 본 적 없으니까 토라노몬 힐즈의 맵정보를 추가해 봅니다.
사실 언니한테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건 토라노몬 요코쵸였다.
여기는 빌딩 안에 옹기종기 음식점 모인 플로어인데 오피스가의 레스토랑 층 같지 않게 로컬 느낌 혼재돼서 분위기 갑인 곳.
선택지도 엄청 많아서 온갖 메뉴 다 만날 수 있음. 다시 말하지만 주말에 사람도 없어요.
그리고 토라노몬 힐즈 안의 (작지만) 돗자리도 펼 수 있는 공원을 만끽할 수 있다. 바로 앞에 카페도 있고 데이트하기 딱 좋은 곳이지 뭔가.
소화할 겸 우리는 걸어서 도쿄타워로 향했다.
프랑스 회사에 다니면서 일본에 사는 장금언니가 최근에 배운 일본어는 つづじ 진달래였다. ㅋㅋㅋㅋㅋ 이 대화가 난 왜 이렇게 기여운 것이야.
내가 요즘 박장대소를 하며 읽고 있는 일본 에세이를 소개했다. 눈이 침침해져서 작은 책 못 읽겠다고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는 언니한테 굳이 책을 사서 선물로 안겼다.
To. 언니… 꼭 읽어야 되는 거 아니니까 제발 부담 갖지 마요. 그냥 내 마음이야. ㅋㅋㅋㅋ
언니가 너 오늘 다리가 엄청 길고 허리 잘록하고 진짜 비율이 이야~~ 라며 사진 찍을 때마다 감탄을 해 준 나의 착장
근데 아이폰에 찍힌 내 모습이 삐에론지 광댄지 ㅋㅋㅋㅋ 내 바지가 현눈으로도 저런 건 아니었죠? ㅋㅋㅋㅋㅋ 분명 아이폰 어안렌즈 탓이죠?
나 2미터 느낌 ㅋㅋㅋ
언니가 집에 갈 때까지 너 비율이~~ 다리가 ~~ 이거 알고 보니 예쁘단 말은 아닐 수도 있다는 뒤늦은 깨달음이 온다.
도쿄타워에 입장하지 않고 역까지 걸어가는 그 주변을 쫒으며 사진 찍고 놀았다. 날이 좋다면 그런 도쿄타워 관광도 추천합니다.
마지막은 니혼바시역에 내려 커피를 마시고 마무리 수다를 떨었다. 니혼바시 출근하는 동네라서 주말엔 사람이 없다. 백화점 쇼핑하기, 서점가기, 밥 먹기 좋은 곳.
다음에도 광대와 함께 한산한 도쿄의 주말을 누벼 보아요.
'도쿄와 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트로 경양식 RAKERU (7) | 2024.07.10 |
---|---|
일상 : 쭈꾸미도사/ 도지마 롤/ Junaida 전시 / 시부야 / 팔라펠 (10) | 2024.05.18 |
데이트는 매운 걸로 (7) | 2024.04.19 |
외식 일기 (2) | 2024.04.01 |
디저트 일기 : 몽블랑/ 카페 꼼사/ 에쉬레 버터쿠키/시아와세 팡케키/대만 카스테라/ 시티 베이커리 (9) | 2024.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