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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을 팔면 시장 느낌 나는 마트에서 싼 식자재를 살 수 있다. 게다가 도쿄 중심가에서 벗어나면 더 싼 마트에 갈 수 있다. 한 달에 두어 번 기타센주로 한국어 수업을 가는 날은 배낭을 메고 간다. 도쿄의 서쪽 끝에 있는 이 동네는 구석구석 이런데가 있다.
그날은 801엔에 이걸 다 샀다.
대파 한단
무 한 개
청경채
표고버섯 (6개)
가지 2개
애호박
단감
숙주나물
고구마
영수증을 근데 자세히 보니 아줌마가 고구마를 안 찍으셨네? 고구마... 90엔이었는데... 남기긴 하셨을까 ㅠㅠ 갑자기 걱정스러움과 미안함이.
얼마 전에 기타센주 역 앞을 가다가 뉴스 방송 인터뷰에 응했다. 기타센주 역 앞은 길거리 인터뷰 단골 장소라서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카메라와 마이크를 든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오고 싶은 분은 여기 가셔서 손들고 말씀하셔요. ㅋㅋ 참고로 내 인터뷰는 방송에 안 나갔다.
일단 불러 세우셔서 오늘 질문이 뭔지 물어나 봤다. (근데 묻는 단계부터 카메라 돌아가기 시작함)
- 가족 수 별로 평균 저축 통계가 이건 데요? 이 통계는 적다고 생각하세요? 많다고 생각하세요?
금액이 어느 정도였는지 잊어버렸는데 대충 계산해도 애 학원비 내고 나면 쫄쫄 굶을 금액이었다.
-이건... 적은 거 같아요...
-그렇군요. (피디 표정이 내가 의도에 맞는 대답을 한 듯함.)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앞일은 모르는 건데 일을 몇 개월 쉬기라도 하면 이 돈으론 굉장히 불안할 거 같아요.
- 요즘 물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전보다는 올랐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아직 싸게 사려면 방법은 있고 다른 나라에 비하면 물가 상승률이 심한 거 같진 않아요.
-아.. 그렇군요. 외국에서 어떤 체감을 하셨나요?
-여름에 호주에 다녀왔고 얼마 전에 한국에도 갔었는데 외식비 말고도 마트의 식재료가 진짜 비싸더라고요. 일본은 아직 싼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래서 방송이 안 됐다. ㅋㅋ
아마 물가가 올랐다고 호들갑 떨 코너였을 것인딩.
사람은 바글바글해도 싼 데가 많아요.
일본에 놀러오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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