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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마시며 아침 일찍 화장을 했다.

깨끗하고 쾌적했던 그랜드 호텔

료우토 다리를 건너

햐아~ 드디어 청명해진 날씨

페리를 타러 왔다.
하루는 니가타에서 ‘사도’섬으로 들어가는 이 페리를 학수고대했다. 케군은 초고속으로 달리는 ‘카 페리’로 가자고 3시간 반 항해라니 이게 무슨 짓이냐며 매우 반대했지만 카 페리 왕복 견적 가격을 보고
-괜찮겠어?
-음.. 편도 하나는 그냥 페리로 갈까?
바로 수긍했다.
걸리는 시간이 3분의 1이 되는 카 페리의 요금도 당연히 두배 세배다. 다들 바보도 아니고 빨리 가고 싶음 빨리 가겠지 ㅋㅋ 돈이 문제죠.

하지만 하루는 더 오래 탈 수 있기 때문에 더 크기 때문에 일반 페리를 고대했다.

3층 여객선의 로비 모습. (이미 우리는 승선했다)

짐을 맡기는 방.
가끔 깜짝깜짝 놀라는 한국과 일본의 치안. 한국도 그렇고 일본도 그냥 이렇게 짐을 둔다. 아무나 들락거릴 수 있는 방인데도 말이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온 외국인이 이런 거 엄청 놀란다던데.

화려한 계단을 올라 2층으로

2등석 모습.

어제 우리가 갔던 박물관이다. 날 좋은 날 구경하고 싶었던 건축물이 멀찍이 보이네.

코스프레할 수 있는 코너.
오… 괜찮다..
아이 사이즈도 있었는데 하루는 거부했다. 😦
엄마 포토 찬스 날아감..

오락실이 안쪽 빠찡코 기계는 매우 성황

이제 닻을 올리고 출항~

저기요, 여행 계획표 떨어뜨리셨어요.

이제 시작해볼까. 식당에 왔다.

끈적끈적한 해초 ‘나가모’가 들어있는 소바를 시켰봤다. 매우 건강한 맛.

사도 유업이라는 섬 커피우유

하루는 오뎅을 시키고

케군은 사도섬 모양 (에스자 모양을 하고 있다)의 카레를 시켰다.
여기 배를 타고부터 느낀 건 사람들이 말을 걸어주고 꽤 프렌들리 했다는 점. 니가타 사람들도 주말이나 휴가 때 많이 찾는 관광지라 그런지 여행객에 익숙한 느낌이었다. 식당 아저씨가 하루한테 어디서 왔니? 물었다.
하루가 한동안 대답이 없다. 부끄러워하는 중인가 도와줄까 하던 그때 하루가 입을 열었다.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니가타에 와서 하룻밤 자고 여기 왔어요.
얘는 아저씨가 말한 어디에서 왔니를 어디부터 말할지 고민한 것이다.
아저씨가 오호호호호혹 웃으시며 니가타에서 하룻밤 잤구나 오호호호혹 뜻밖의 긴 설명에 웃음이 터지셨다.

식후엔 매점으로 달료가

니가타 쌀로 만든 코시히카리 (쌀 브랜드명)
아이스크림과 하루는 흔하디 흔한 초코 아이스를 샀다.

바닐라 아이스크림 안에 쌀 알이 씹혔다. ㅋㅋㅋㅋ 상당히 맛있었어요. 누가 생각해 낸 건지.

하루가 아빠랑 탐험을 하는 동안 바다를 보며

따뜻한 코코아를 마셨다. 이 배에서만 벌써 당 섭취 폭발 ㅋㅋ 여행… 행복해요.

오후 12시쯤 배에서 내려

기념품 가게가 모여있는 항구 터미널을 지나 사도 섬에 도착했다.

갑자기 주변 건물들 높이가 훅 낮아지고 아담하다.

거리 구경을 하며 렌터카 가게로 이동했다.

얍! 차를 빌렸습니다.

음료수를 사러 간 편의점에서 니가타 쌀과자 사 왔다. 수제로 만든 진하고 고급진 새우깡 느낌! 엄청 바삭하고 소금기가 중독적이었다. 강력 추천.

주차장 보소. 주차가 아니야 그냥 가다 멈추는 거지.
모든 주차장이 이랬으면 좋겠다아~. ㅎㅂㅎ

엄마 여기야 얼쑤 ㅋㅋ

케군이 물었다.
-골드 뭐? 뭐라고? 어디 간다고?
-골드 파크. 하루가 사도섬에서 제일 하고 싶은 게 이 거래.
-재밌어?
-재밌대~~ 물속 모래에 숨은 사금을 우리가 찾는 거야. 찾으면 다 갖는 거래.
-진짜 금이 나오긴 해? 리뷰 봤어??

하여간 꿍시렁하며 향한 케군.

멀리서 보기에도 너무 단조롭고 공장 같은 건물 모습에 더 의심스러웠는지 관광지가 맞냐 진짜 오는 사람들이 있냐.
혼또니… 오모시로이노~??
(진짜 재밌는 곳 맞아..?)
이젠 배경음악처럼 들리는 케군의 궁시렁

입구에 재물운을 부르는 수호신과 만나고

아 진짜 ㅋㅋ 공장 같네
케군이 하도 그래서 슬슬 나도 의심스러워지려고 한다… 괜히 온 거 아닐까.

체험료를 내고 자리를 잡았다.

이제 충분한 설명들 들을 차례다.
금광이 있는 사도섬엔 금 가루가 섞인 모래가 많다. 특수한 바가지를 가지고 살살 모래를 솎아서 금을 골라내는 것이다. 금은 비중이 높아 물에 계속 가라앉는다. 물에 뜨는 모래들을 차례로 버리고 무거운 물질들을 남기기 위해 바가지엔 계단 층이 파여있다. 마지막엔 육안으로 작은 금을 판별해서 손가락으로 꾹 집어 올리는 것. 설명만 들었을 땐 대체 모래알만 한 금을 모래들과 어떻게 분간을 하지? 상상이 안 갔다.

그런데 우린 일단 해 보고 깨달았다. 금의 광채는 세상 잡것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걸. 저 바닥에 진짜 먼지만 한 게 반짝!! 하는데 본능적으로 저게 금이란 걸 알게 된다 ㅋㅋㅋㅋㅋㅋㅋ

주어진 30분간 이 자세였다. 나중엔 허리가 아파서 금이고 뭐고 됐다 싶었다. 나랑 하루는 사이좋게 한 조각씩 찾아내고 대만족이었다.

내가 찾은 금.
근데 케군이 이상하다. 집에 안 간다. 살짝 눈이 미쳐 돌았다. 체험시간 5분 남겨놓고 가이드 분이 시간 다 돼 갑니다~ 이제 마칠 시간입니다~ 저.. 저기 조금 시간이 이제 끝나셨는데~
계속 압박하시는데도
이것만 하고요! 이 그릇만 하고요!
얘 이런 성격 아닌데 ㅋㅋㅋㅋㅋㅋ
왜 이래 ㅋㅋㅋㅋㅋ
나랑 하루는 아빠 집에 가자.. 애처롭게 보고 있었다. 아까 궁시렁 대며 온 남자 어디 가고 금은보화에 혼이 쳐 나가가지구…

겨우 손 털고 나온 케군의 수확!!!!
확실히 얘는 재물운이 있다. 첫 바가지부터 케군 거에만 금이 아주 번쩍번쩍했다. 이러니 힘든 것도 잊고 또 한 바가지 또 한 바가지 집착을 하지ㅎㅎ
나랑 하루는 너무 웃겨서 여행 내내 이 날을 또 말하고 말했다. 혼또니 오모시로이노? 졸린 눈으로 들어가서 갑자기 눈 뒤집고 흰자 드러내면서 금에 눈먼 자 흉내내기 ㅋㅋㅋㅋㅋ 여행 갔다 와서 동서한테도 흉내 내고 어머님한테도 흉내 내고 ㅋㅋㅋ 요긴하게 써먹었다. (동서 웃겨서 까무러침)

이번에는 내가 운전대를 잡고 다음 관광지로 향했다.
본격적으로 금산 관광하기.

세 가지 코스 중에 시간에 맞는 코스를 골랐다.
이곳은 1601년부터 388년간 금을 채굴했다. 1989년 폐쇄될 때까지 (의외로 최근까지 이어져 옴…) 78톤의 금과 2330톤의 은을 캤다고 한다.
그동안 여러 시대를 거치고 많은 기술이 도입되면서 채굴 방법의 변화 같은 것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데

하여간 인간이 오랜 시간 버틸 수 있는 작업 환경과 여건은 아니다…

그것보다도 누가 여기서 일을 했는지 알게 되면 눈 뜨고는 못 볼 곳.

기도하는 모습

뉴스로 들어 본 적 있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바라는 소문의 일본 금광 섬이 바로 이곳이다. 많은 조선인을 데려다가 강제 노역을 시켰다. 가난한 일본 사람들도 감금되다시피 부려 먹혔다. 에도에서 연고 없이 노숙을 하는 사람들은 여기에 잡혀와 죽을 때까지 일을 했다고 한다.
세계대전이 끝나고도 이곳은 큰 중공업 회사가 인수받아 계속 금을 팠다. 400년을 파면 섬이 없어지는 거 아녀…?
보고 있으면 기분이 갑갑해져서

이렇게 밖이 보이는 순간이 너무 반가웠다.

마지막에 금괴 하나를 한 손으로 들어 올려 저 구멍으로 꺼내보는 코너가 인기였다. 보기에도 너무 무거워 보였다. 다들 목까지 얼굴이 시뻘게진다. 아까 케군도 그렇고 옛날 역사 기록 속의 사람들도 그렇고 금이 눈앞에 있으면 살짝 사람들이 미치는 모습을 보는 게 흥미로웠다.

화장실 가는 길 예뻤던 정원

작은 매점

다음은 다시 한번 다른 코스로 금산 터널에 들어갈 건데 이번엔 미리 특별한 프로그램을 도쿄에서 예약했다.

<아일랜드 미라쥬>
하루한테 더 없는 경험이 될 것도 같고 이거시 미래다!!라는 걸 체험시켜줄 수 있지 않을까!

는 개뻥이고 내가 너무 해 보고 싶었다!
여기서 VR과 AR기술이 합쳐진 MR기술을 경험해 볼 수 있다. 먼저 안경을 끼고 한 사람씩 스마트 폰을 받는다.

광산에서 푸른 크리스털 4개를 모아야 한다.

첫 입구에만 진짜 크리스털 오브제를 만나 스마트폰에 체킹하고 서서히 앞으로 나아가면

이 스토리의 주인공인 요 녀석을 계속 따라간다. 볼따구우 귀여보오~~ 좀 섬뜩한 괴물들이 나오긴 하지만 크리스털을 모아야 하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하루는 엄마 손 꼭 잡고 용감하게 도전했다.

저 친구의 마지막은 흑흑 ㅠㅠ 스포 하지 않겠습니다.
일반 코스 여행객들과 같은 코스를 쓰지만 엠알 기기를 착용한 우리한테만 터널 안은 전혀 다른 광경이 보였는데 10명 정도 되는 우리 그룹이 오오!!! 아… 안돼… 소릴 낼 때마다 지나가는 분들이
뭐지? 뭐가 있지? 뭐 하는 거지?
여기야!! 앗 나왔다! 하면
뭐가요! 다시 돌아오고 영문을 몰라해서 송구하고 웃겼는데 현장감 터져서 소리를 안 낼 수가 없었다.

가이드 분은 아주 자랑스럽게 이 기술을 도입한 관광코스는 세계에서 처음이에요.라고 하셨다. 마지막에 노래나오며 눈앞에 이름들 올라가는 엔딩 때는 뭔가 장관이었다.

사진 출처 : 공식 홈페이지

현대 기술로 바통을 이어받은 흔적

멀찍이 저 산이 왜 저러지… 했더니
케군이 금 채굴 때문에 실제로 산이 쪼개지고 깎인 거라고 했다. 400년을 파대면 섬이 멀쩡할까 걱정하긴 했지만 진짜 사람이 저 큰 산 하나를 후벼 파냈다는 게 놀라웠다.

이렇게 메인이벤트였던 사도의 금산 관광 종료.
-하루야 어땠어?
-좋았어. 하루도 돈 많이 벌어서 금덩이 사고 싶어.
하아.. 교육적이야… 애미는 맘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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