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우선 빨리 밥에 김치얹은 사진을 올려서 내가 키토를 때려쳤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려야겠다. 후다닥후닥
매일 매일 검색어에 키토식단.. 키토제닉...열심히 들어오시는 분들을 보며 발이 동동동. 키토제닉한 기간은 고작 1달이었지만 (그것도 야매키토) 내겐 메리트보다 고민거리가 더 생긴 방식이었다.
탄수화물과 당분을 참는 것도 고기만 먹어야 하는 것도 괴롭진 않지만 살이 안 빠져... 가장 궁극적인 목표인 체중감량이 단 1킬로도 단 1도 되지 않았다는거다. 그리고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지금 일도 다 그만두고 수세미 이외엔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내가 목초풀 먹은 버터랑, 매번 정성껏 키운 고기에 우유보다 비싼 생크림을 넣어 커피까지 마시려니 피눈물이 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가서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도쿄에서 파는 런치의 패턴은 이렇다. 파스타, 카레, 빵&샐러드세트, 소바, 우동, 탄탄멘, 돈까츠, 함박스테이크.... 모든 정식에는 밥과 미소시루가 나옵니다. 탄수화물과 당류를 어찌 피할 수 있단 말인가.

자, 그리고 6월 20일.
내게 오랜 벗과 같은 KD다이어트를 다시 시작했다.
그 친구와 나의 역사로 말할 것 같으면 결혼 전 52킬로였던 대학졸업반의 나를 47킬로까지 만들어 시집 보내주고 습관을 다잡아 준 다이어트 방식. 3개월 계속 하면 내 몸에 정착해 알아서 굴러가주는데 거의 AI시스템 수준이었다. (결혼식도 끝난마당인데 난 특별한 노력도 없이 44킬로가 되는 기염을 토했었다. 인공지능...)
44킬로의 내가 줄줄 내려가는 50킬로 때 샀던 반바지 허리춤을 잡고 서울에 메텔을 만나러 갔더니 그녀는 보자마자 “언니, 우에노 주리 같애.” 라고 했던 한 마디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우에노 주리 어디갔어... 너 어디갔어..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시작해 볼게요. 우유에 타 마시는 카페라떼.. ‘ㅂ’ 이 맛이었어.
KD다이어트에 대한 궁금증이 많으실테니 간략한 개요를 설명합니다.
1. 꼭꼭 씹어 먹기 (곤죽이 될 때까지)
2. 약 20분간 먹고 내려놓기
이게 거의 전부다. 한 입 먹는데 오래걸리니 20분 안에 그렇게 많은 음식물을 못 먹고 결론적으로 절식 혹은 소식이 가능해지는 이론이다. 네이버에 치면 엄청나게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 카페가 있음. 아니 이 분은 이렇게 완벽한 이론을 구축하셨는데 책을 안 내셔서... 항상 이 다이어트에 대해 설명하게 만드신다니까. 자꾸 사이비 종교처럼 음지에서 거론되는 것 같고 말이야. 편법이나 위험한 방법 아니고 꾸준한 노력으로 식습관 잡아주는 매우 체계적인 내용이랍니다. 내가 보기엔 이렇게 완벽한 이론도 없을 뿐더러 실제로 성공체험 한 사람으로서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다.

참고로 내키는 162. 이 체중으로 살면서 뭐가 불만이냐고? 크게 불만은 없었다.
처음 시작은 내 원래 컨디션을 찾기 위해 46킬로로 가고 싶었다. 그런데 이 다이어트 부담이 없고 쉬우니까 실험을 해 보고 싶었다. 나는 우에노주리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래서 출산 후 한 번도 본 적없던 그 숫자 45킬로를 목표로 삼았다.

다이어트 1일째. 주말이었는데 케군이랑 하루가 놀러나가고 뜻밖의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 동안 입에 댈 수 없었던 잡곡밥!! 엄청 사랑스럽게 보인다.

원래 혼밥하는 도쿄의 흔한 패밀리 레스토랑이 코로나로 빛을 발하는구나. 주문도 기계, 물도 스스로, 가림막 처음부터 있었음.. (앉아서 나갈 때까지 단 한마디도 일본어를 하지 않았다. 혼자오셨어요? 아무데나 앉으세요. 계산해드릴까요. 카드요? 4번 고개를 끄덕인게 다였다)

20분간 꼭꼭 씹어먹고 젓가락을 내려놓는다.
(지저분한 사진 죄송합니다)

케이디 다이어트의 최대 장점! 식단을 제한하지 않는다. 시간과 횟수를 제한하지 않는다.
짜빠게티가 먹고 싶으면 먹는다! 하나 끓여서 다들 맛 보라고 세 식구가 나눠먹었다.

꼭꼭 씹어 먹으면 맛을 음미하는데 이걸로 충분하다.

밖에서 음식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먹고 싶은 걸 시키고 남기면 된다. 저 빵의 4분의 1을 먹고 나머지는 봉지에 싸 왔다. (위생봉지 들고 다니는 여자 ㅎ) 그 날 하루의 간식이 되었음.

어느날의 저녁밥.
볶음밥 조금, 김치, 샐러드
키토때 고기를 짜게 엄청 짜게 원없이 소금을 쳐 먹었다면 이제 염분을 조심하게 된다. 왜냐면 염분이 입터지는 열쇠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짜면 단 걸 먹고 싶고 단 걸 먹으면 짭쪼롬한게 땡기기 때문이야... 김치 먹었으면 밥이 땡기고... 무한 반복.

생선튀김 올라간 샐러드
시금치 무침
나가이모, 오쿠라, 유자후추 버물버물

점심이 적었다면

중간에 젤리나 간식을 먹어준다.
대신 뭐든지 질량보존의 법칙이 적용된다. 닭가슴살이든 샐러드든 그게 뭐가 됐든 많이 먹으면 찐다. 영양소가 무엇이든 100그램이 들어가면 몸은 100그램 쪄있고 응아를 싸면 그 만큼 빠지는 것. 원래 소가 샐러드만 먹고 400킬로를 찐다잖아. 코끼리랑 팬더 걔네도 샐러드만 먹는다 심지어 드레싱 없이.

니쿠자갸, 김치, 미소국, 밥
일본 가정식이 사실 제일 살이 잘 빠지고 만족스러운 구성이긴 해. 일본가정식 레시피 책이 전세계에 쏟아지고 사랑받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인정.

소수점 뒷자리가 움직였다.

아침에 공부하며 땅콩샌드를 시켜도

꼭꼭씹어 먹고 의지로 남긴다. 눈 앞에 음식을 보고도 손을 뻗지 않는 것이야말로 고도의 수련이고 도 닦는 기분이지만 이것도 훈련하기 나름이다. 일부러 나를 시험에 들게 한 적도 있다. 사 놓고 한 두 입 먹고 얘를 진심으로 놓아주기. 미련 털기. 그 한입을 만족스럽고 감사하게 먹기. 항상 이런 순간에 머릿속을 때리는 띵언이 있다. 옥주현의
“어차피 니가 아는 맛”

 

 

학원 간 하루 기다리면서는 카페보다 다방을 가는 편인데 꼭 가면 작은 팥빵을 주신다. 키토 할 땐 못 먹었던 작은 기쁨. 다이어터 맞춤 사이즈가 아닌가!

닭가슴살 샐러드
아까도 말한 질량보존의 법칙으로 내보내는 양이 많으면 그만큼 몸도 가벼워진다. 식이섬유를 많이 먹고 배변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니까 샐러드는 필수.

쫄면도 먹는다.
대신, 면을 반만 삶고 야채를 많이 넣고

짜잔-

열심히 20분간 씹고 젓가락 내려놓기.

오늘의 다방.

백숙한 날. 주부의 본능인가...
식구들이 먹기 어려워할 거 같은 목뼈라든가 자잘한 뼈들은 내 그릇에 담았다. 아니 그런데 꼭꼭씹어 먹는 다이어트는 씹는 스킬을 발전시키고 있었나봐 정신을 차려보니 뼈까지 다 씹어먹고 있었다.

뒷자리가 요동치지만 개의치 않는 것이 다이어트 성공의 비결.

밥, 김치, 백숙

 

오이, 마, 시소, 우메보시 버물버물

 

식빵에 치즈, 햄 올리고 돌돌말아 빵모닝

때깔이 엄청난 요거튼데 너무 맛있었다. 세븐일레븐에서 갑자기 사라져서 요즘 이 녀석을 찾아다니고 있다.

식단이 건강하면 다 먹어도 될 것 같지만 보통 세상에 나오는 보통 1인분을 다 먹는다면 우리는 보통사람이 되는 것이다.

장금이 언니네 놀러간 날. 내가 사 간 도시락.
사람도 만난다. 사람 만날 땐 가끔 많이 먹어도 괜찮다.
평소노력은 배신하지 않아. 몸은 과학이니까.

 

모닝메뉴에 빵 말고 샐러드가 있는 카페
너무 좋다.

오이김치가 잘 익었다.

밥 남기는 건 어렵지 않다. 키토 덕분에 당중독에서 많이 벗어났을 수도 있다. 당분을 제한하는 식단은 평생 유익한 것 같다.

이따 고구마 먹고 싶으니까 밥 빼기.

먹는 순서, 샐러드-고등어-밥

배고픔이 가시면 밥 남겨도 되는 기분이 됨.

외식 한 날. 칼로리 계산하지 말고 고민하지 말고 먹고 싶은 걸 시킨다.

다이어트가 오래 가려면 누구랑 어디서 뭘 먹든 제한이 없어야 한다.

진짜 열심히 파 먹었는데 사실 20분 넘게 먹었는데 이것 밖에 못 먹었다. 위가 줄어드는 걸 수도 있고. 꼭꼭씹어 먹으면서 포만감을 잘 느끼는 체질이 된 걸 수도 있다. 엄마 이제 그만 나가재. 그래, 이제 나가자.

시작하고 한 참 지난 것 같은데 살이 안 빠졌죠?
이건 생리주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허무함도 느꼈지만 이제는 말 할 수 있다. 살 빠지기위한 존버기간일 뿐이라고. 배란기 이후 내 몸은 임신을 하려고 (니가 뭔데 상의도 없이 가족계획을 하는거임?) 온 몸의 수분을 끌어다가 꽉 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이 때 자포자기로 먹으면 수분을 넘어 체지방이 축적되기 때문에 저렇게 꼭 쥐고 있는 수분은 눈 감아주고 나는 내 나름대로의 노력을 계속 하며 이 시기를 존버해야한다.

개의치 말기

나의 길을 가기

묵묵히 가다보면

훅! 하고 그 날이 온다.
정리: 다이어트 시작 10일 간 47.0→46.6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반응형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6/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