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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양 하나 없는데 조절 안 하면 확 찌고도 남는 자가 될 것 같았다. 탄수화물이라도 빼자.

싸구려 돼지고기를 시오코우지 (누룩)에 버무려 놓으면 그렇게 맛있어 진다는 미호짱의 제보로 당장 해 봤다.

세상에 누룩아 너 고기에 뭘 한 거야.
야들야들하고 숯불 돼지갈비 같은 불 맛도 났다. 왜지?

고기를 주식으로 하고 염분을 맘 놓고 섭취하는 키토는 그냥 딱 내 입맛이다. 요즘 시간 많은 내가 담근 김치에 볶볶했다. 김치에도 설탕 빼고 천연당질 (나한과로 만든 설탕대체품)을 넣었기 때문에 당질0그램 김치.

생선전이랑 콩나물 국

드레싱 정도는 그냥 시판 조미료를 먹는 불량 키토지만 뿌려먹으면 너무 불필요하게 많이 먹게 되서 샐러드를 찍먹해 봤다. 상당히 효율적이고 맛나당.

플라스틱 서랍도 사서 대대적인 하루 옷 정리

고기가 하나도 없는 날엔 참치 캔 하나 뜯어서 쌈장에 싸 먹었다. 상추를 썰어서 샐러드로 먹으면 두어장 밖에 못 먹지만 쌈을 싸 먹으면 열 장도 먹을 수 있다. 예로 부터 쌈과 함께 고기를 먹었던 우리 한국인은 알게 모르게 채소 섭취량도 많고 염분도 늘 많았고 은근 키토인이 아닐까 싶다.

좋은 버터도 주문했다. 몸에 좋대요.
(사실 잘 모름 ;ㅁ;)

케이스 안 사고 그냥 내가 잘라서 쿠킹시트지에 싸서 소분해 놨다. (언제까지 키토놀이 할 지 모른다는 잠재의식이 나에게 존버하라 지시했다. )

과식하고 싶은 날이었나 봐. 버터에 후라이 세개.

혼자 지유가오카에 살 게 있어서 나왔다가 밥을 먹어야 했다.

그런데 마침 근육맨들을 위한 단백질 식당이 있었다. 탄수화물 없는 밥 찾기 진짜 어려운 일본에서 운명처럼.

곤약의 나라인 만큼 곤약밥, 곤약면, 곤약간식, 곤약 사시미 등등 종류가 많다.

베이컨, 채소, 생크림, 치즈를 때려넣고 까르보나라를 만들었다. (지방으로 뭉쳐진 까르보나라나 마요네즈는 키토식이다! 행복하다!) 그리고 면을 조금씩 섞어가며 먹었다.

시원한 음료가 마시고 싶을 땐, 에리스톨과 요리용 레몬즙을 얼음물에 넣으면 레몬쥬스가 된다.

어느날의 쌍란! 우앙 올라프!

자기 전에 이렇게 塩麹(시오코우지) 소금누룩을 절여놓고

굽굽한 고기는.... 눈을 감으면 연탄 불과 계곡 물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뜨린다. 진짜 왜 이런 맛이 나는거지. 경탄스러워.

버터에 구운 연어.

중성지방이라는 MCT오일 이란 것도 사 봤다. 아닌 척 하면서 일본사람들도 키토식을 많이 하나. 가까운 마트에서도 쉽게 살 수 있다. 당뇨병이 많은가..? 저당식이랑 당질제한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들었다. 엠씨티 오일은 없는 지식이지만 설명하자면, )금방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어서 긴 공복에도 지치지 않게 해 준다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고플 시간에.. 배 고프던데?

갈비탕 레토르트 뜯어서 곤약 면 넣고 후루룩.
옆에서 하루가 다 뺐어 먹었다. 내...없는 살림을 그렇게 꼭 앗아가야 했어? ;ㅁ;

슈퍼에서 산 저당질 식빵. 1장 먹기엔 그래도 당분이 많아서 반으로 잘라

아보카토랑 삶은 계란을 마요네즈에 버물버물, 오픈토스트로 먹었다. 빵 못 먹는게... 참 유일하게 괴로운 일이네...

생선 내장, 왜 알탕 같은 걸 진짜 좋아하는데.
케군은 질색을 한다. 순대 족발 돼지머리, 귀 이런 거 좋아하는 나와 정반대.. 식성만 보면 내가 세상 우락부락하고 케군은 섬섬옥수에 여리여리한 캐릭 같은 느낌이다...왠지 억울하다.

대구의 내장을 사서 훌륭한 알탕을 만들어 먹었다. 진하고 밀키함. 크큭.

두부에 김 싸먹기.

소고기 뭇국에 오이김치.
오이가 오이가 .... 세상 맛있게 익어버렸다. 하루종일 머릿 속에 오이김치로 가득.

자, 이렇게 잘 나가면 너무 인간미 없잖아.

하루랑 공원가던 길에 처음 보는 한국 치킨집을 발견하고야 만 것이다. 맙소사. 안 본 눈 당장 살 수가 없어. 이미 버린 몸이야... 케군에게 어떡하지!!! 문자를 보내니. 답장이 돌아왔다.
- 간장치킨, 후라이드 반반.
야... 지금 장난 해?

각 1마리씩 포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간장치킨은 달콤하고 후라이드는 바삭해.
너어어어어어어——무 맛있엉.
그렇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간단하게 튀기니까 이게 쉬운 것 같은데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 치킨 같은게 없다. 195개 국가 중 닭을 튀겨먹는 나라가 약 100개국 가까이 된다고 하는데 이 바삭함은 없다. 저 세상 레벨.

치킨먹고 행복한 우리 둘.


케군은 치킨 먹을 생각에 날아왔다. 집에 와서 마스크 벗는데 그 아래 입이 벌써 웃고 있어. ㅋ
-여보야, 무 먹을꺼야? 왜, 한국 치킨 먹을 땐 하얀 무를 주거든 여보가 좋아하려나? 새콤 달콤한 무 기억나? 그거 같이 먹을거야?
물으니 갑자기 케군이 정색을 하며 대답했다.
-当たり前だろ。チキンには ム だよ。 
(당연하지. 치킨에는 무지!!)
뭐야. 한국 사람인 줄. ㅎㅋㅎ
나랑 하루가 반 마리씩 먹고 케군 식탁에 간장치킨 반 마리 후라이드 반 마리를 올려 줬다. 어휴 혼자 먹기 너무 많은 거 같기도 하고...
-여보야 먹다 남겨도 돼.
-아... 이거 못 먹을 거 같은데? 둘 중에 뭘 더 저장하기 쉬워?
-글쎄... 간장도 얼리면 나중에 전자렌지 돌리고... 후라이드도 나중에 다시 튀겨 먹음 되지 않으려나? 괜찮아. 뭘 남겨도.
-아... 이거 어느 쪽을 남기는 게 나으려나...

는 개뿔.
이시키 뼈만 남겼다.
말을 말던지.

배를 두들기며 그냥 베시시 웃던 케군은 그날 진짜 행복하게 소파에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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