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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환타가 포도맛 말고 잘 없다.
딸기는 정말 한국에서도 본 적 없네.

그래서 사진 찍고 있는 베테랑 트래블러 곰돌이.
왜 오렌지 환타는 일본 시장에서 모습을 감췄을까 잠깐 생각해 봤는데… 일본의 오렌지 맛 (과즙 100%가 아닌 오렌지 향) 쥬스를 장악하고 있는 ‘낫짱’의 위엄 때문이 아닐까. 한국의 쿠우 맛이랑 똑같다.

이렇게 생겼음.
희안하게 낫짱은 사과도 있지만 오렌지만 그렇게 많이 본다. 그리고 오렌지 맛을 마셔보면 그냥 오렌지만 찾게 된다. 환타가 없는 이유는 아마... 낫짱...불입?

슈퍼에 파는 컵 커피.
카우 커피가 너무 궁금했지만 빌린 차에 쏟을까 봐 소심하게 참았다.

고구마 칩스.
과자조차 자극적이지 않은 맛.
달지도 않고 짜지도 않아…

마지막 날에 벼르고 벼르던 멕시칸 요리도 포장하고
갈릭 쉬림프도 포장하고 스테이크도 샀다.

고기는 질기고…

타코스 반죽은 눅눅하고 소스는 밍밍했다.
와- 약속한 듯 음식을 망치는 놀라운 재능...
재료가 나빠도 조미료로 어떻게 할 수 있을텐데… 외식은 원래 그런 거 아니었던가.

유일하게 갈릭 쉬림프가 맛있었다. (기쁘다 !!!) 빅알에서는 새우를 드세요! 아예 없는 건 아니고 가뭄에 콩나듯 있긴 있군.

반대로 생각하니 여기 사는 분들은 참 좋겠다.
이 섬 밖을 나가서 어딜 가든 다 너무 맛있겠지? 도쿄만 와도 정말 행복하실 듯. 한국에 가시면 돌아오지 못 할 입맛의 강을 건너시는 겁니다. 케군이 먹는 거에 집착할 때마다 확 마- 귀찮았는데,  극한의 밍밍함을 겪고 한 마음 한 뜻이 됐다. 둘이 주문하기 전에 거의 도박하는 심정으로 어디에 돈을 걸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절박하게 기도하며 음식을 기다리게 되더라는.

 

아유 별 것도 아닌 바위 턱을 못 올라서 엄마~ 엄마~ 손을 뻗는 하루. 위에서 그런 하루 얼굴을 내려다 볼 때면 꼭 둥지 안에 열심히 입 벌리고 삐약거리는 아기 새 같다.

얘 키 좀 봐.
이렇게 큰 데
아직도 삐약 삐약

많이 컸다.
이제 크지 마.
아니 더 커.
그냥 이대로.
아…아니…

어릴 때 이런 거 올라가다 데굴 떨어진 거 기억나?
어! 나 이제 잘 타.

잘 타긴 무슨 저기 붙어서 옴짝 달싹 못하고 매미처럼 또 엄마~ 엄마~ 도와 줘~

겨우 겨우 방향을 바꾸고 내려올 땐 소리지르면서 내려왔다. 유전자에 운동신경이 누락됐나 봐.
하루야… 살 길 찾아야지.. 너는 공부 열심히 하자 했더니 알았다며 끄덕였다.

화산이 그린 지구 무늬

마지막 밤도 수영장에서.
본전은 거의 수영장에서 다 건졌다고 볼 수 있음.

아늑했던 호텔 안녕

마지막까지 우려 먹은 유니끌로 츄리닝 바지를 입고 이제 공항으로 출발한다. 상의도 유니끌로 ‘미니 티’
아무리 요즘 작은 티가 유행이라지만 저건 정말 미니해서 지금 입은 사이즈가 라지였다. M사이즈 입던 사람 상처받음… 누구 좋으라고 사이즈를 이렇게 하나씩 밀려 써 놓은 거야.  스몰부터 라지까지 모든 이가 상처받는 사이즈 아닙니까.

렌트카를 반납하고 공항 셔틀에 탔다. 우리 밖에 없어서 버스 운전기사 분이 엄청 영어로 말 걸어주셨다. 이 섬에 살면 어떻게든 다 일본인 지인이 누구에게나 있다며 돌아다니는 사람도 둘 중에 하나는 동양인 얼굴이고 일본인의 그림자가 걸쳐지지 않은 곳이 없어요.  얼마나 좋아요. 일본 사람들이 여행하기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죠. 하며 또 오라고 친근하게 말씀하셨다. 그건 그래요. 동양인 얼굴을 하고 가장 힘 빡 주고 다닐 수 있는 미국 주가 있다면 하와이일 거 같긴 해요.
아시아인이 파워풀한 미국 주.. 아- 살아보고 싶네.

지난 번 투어 때 네이처 가이드 미미상이
미국 내에서 월별 생활비 상위 1%가 하와이라고 했다. 원래 뉴욕이 물가 1위였는데 하와이가 올해 제쳤다고. 어우.. 하와이에 사는 사람들 정말 부자였던 것. 하와이 중에서도 호놀룰루보다 빅 아일랜드의 코나가 더 생활비가 많이 든다고 한다. 이게 음식이 맛 없는 거랑 관련이 있을까 챗 지피티에 물어봤더니 역시 운송비 인건비가 비싸서 원가 절감도 해야하고 물가와 관광 중심 경제 때문에 “비싸고 맛 없는 음식을 경험하기 쉬운 게 코나의 현실이에요~“ 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부자긴 부잔데 맛 있는 건 못 사 먹는 삶이라…
묘하군….

귀여운 엘리슨 오니즈카 코나 공항
모든 것이 다 야외에 있다.

누가 이렇게 정성들여 파이프에 스티커를 붙여놓았을까. 이걸 냅두는 공항 사람들이 더 귀엽다. 뭐~ 나쁘지 않네~ 이렇게 두고 본 걸까.

 

음식점이 있지만 먹을 걸 사지 않음.
이 섬을 탈출한 다음에 배를 채울거야.

호놀룰루에 왔습니다.

 

환승하기 전에 시킨 팬더 익스프레스가 이렇게 맛있다니. 이거 정말 줘도 안 먹던 건데. (솔직히 주면.. 먹을 수도 있다.) 둘러보고 따로따로 주문해서 만난  케군도 약속한 듯 팬더 익스프레스에서 중국 음식을 받아왔다. 내가 시킨 오렌지 치킨 뭐시기랑 케군이 시킨 뭐시기 치킨은 분명 다른 이름이었는데 맛이 똑같았다. 내 치킨 색이 좀 더 주황색일 뿐?! 이런 식으로 장사해. 똑똑한 사람들. 사람은 어차피 달달한 저 치킨을 먹으면 만족하고 거기에 고르는 기쁨을 좀 보태주는 고급 스킬.... 

기내식 맛있었다

집에 가는 내내 영화가 아니라 책을 읽었다. (나 그런 사람 아닌데!)
<잠실동 사람들>이라는 정아은 작가의 소설.

대치동으로 갈 능력도 되고 가고 싶지만 최신식 세련된 아파트 단지를 포기 못하는 돈 많은 엄마들의 이야기다. 잠실 2동 주민센터 주변의 리센츠 엘스 트리지움이 실명으로 나오고 정문의 조형까지 묘사되어있어서 네이버 지도 보면서 읽으니까 미친듯한 현장감이 느껴졌다. 와- 너무 재밌다. 소설에 아이들을 들여보내지 못해 환장하는 수학 학원 이름이 옥슨이었는데 어? 이거 … oxen?  소..? 소는 황소? 그 ’생각하는 황소 수학‘이네. 실제로 대치동에서 난리라는 수학 학원 이름을 조금 비틀어 등장시켜 놓았다. 아 리얼햌ㅋㅋ 내가 부자 엄마들을 잘 몰라서 정말 어디까지 고증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가 읽어도 재미있는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엄마들이 읽으면 더 스릴있고.

가습 마스크 주니까 순순히 했음


7시간 잠도 안 자고 저렇게 비행기를 탔다. 하루가 별로 잠을 안 잔다… 키는 잘 안 클 거 같애… 또르르… 변우석처럼 키우고 싶었는데…

 

 

얼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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