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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요스미 시라카와에 왔다.
작년에는 산겐자야에 숙소를 잡았는데 이번에는 반대쪽 도쿄로 왔다. 이렇게 맛있게 골고루 잘 댕기는 언니. 도쿄에 질릴 수가 없겠는데? 덕분에 나도 키요스미 시라카와를 구경했다.

조용하고 레트로하다가 갑자기 모던해 버리는 동네였다. 산겐자야하고는 또 다른 매력.

또 이 동네가 카페끼리 피터지게 겨루고 있다지 뭐야. 느낌 좋은 카페에 들어왔다. 외국인이 가득했다. 커피도 너무 맛있었다.

우리한테 영어로 서비스해 준 주인 아저씨.  언니는 여기까지 와서 또 영어라며 진절머리를 쳤는데 나는 오랜만에 외국인 취급 받아서 매우 기분이 좋았다.

둘 다 아이들을 떼어 놓고 와서 바지락 솥밥 집을 갈 수 있었다.

언니는 바지락 국밥

나는 바지락 덮밥.
이렇게 꼬들하고 맛있는 바지락을 못 먹는 덜 자란 녀석들. 애들 없을 때 실컷 먹어야지. 우헤헤헤헤헤. 둘 다 입짧은 애 키우는 언니랑 난 한마음 한뜻으로 이런 기회는다시 없다. 너무 신나게 바지락을 퍼 먹었다.

그리고 걷다가 발견한 귀여운 카페

그냥 집이었던 모습이 훤히 보이는 주방을 업소용으로 개조하지 않은 인테리어가 더 없이 정감있어 보였다.

언니는 스킨쉽의 정도가 애정의 척도인 형부 이야기를 하며 긴 한 숨을 쉬었다. 언니는 예민 보스라 털끝 하나 안 건드려주면 오히려 좋아인데 형부는 정반대라며 너는 뭘로 애정표현을 하냐고 물었다.

-나는 언니 굉장히 속물일지 모르지만 나한테 돈 쓰는 걸 안 아까워하는 사람한테 애정을 느꼈던 거 같애. 케군이 나한테 드는 돈을 당연히 생각하고 막 집 사고 이럴 때 와 ! 날 얼마나 사랑하는거야! 이랬던 거 같애.
-그럼 너도 사람들한테 사랑한다는 표현을 할 때 돈을 쓰겠구나.
-에이~ 아니… 어? ㅋㅋㅋㅋㅋㅋㅋ 그러네!!! 맞네. 나 돈 쓰네 ㅋㅋㅋㅋㅋㅋ

나에겐 되게 정확한 기준이 있었구나.
기회삼아 가만히 생각해보니 언니 말이 맞았다. 역지사지로도 똑같았다. 나는 쓸데없는 인간관계에 쓰는 돈이 제일 아깝다. 반대로 내 사람들한테 뭐든 제일 좋은 것 = 제일 비싸고 돈 값 하는 것을 해줄 때 기분이 좋았다. 발품 팔아서 아니면 손 움직여서 뭔가 만들어내고 이런 것 보다 (손편지 이딴 거 노노) 가치있는 재물 같은 거 주고 싶어했다. 누군가는 상품권 선물이 제일 성의없다고 생각하던데 나는 그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남김없이 쓸 수 있게 상품권이나 돈으로 주고 싶다. 거기에 가장 상대방을 생각하는 나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언니 덕분에 또 희안한 걸 하나 깨닫는다. 혹시 내게 깨달음을 주려고 연례행차 하시는 건가요.  오랜만에 일상 이야기부터 인생 철학까지 구석구석 수다를 떨고 깔깔 웃었다. 옆집에 살았으면  취미생활부터 노후 대책까지 다 해결했을텐데. 말 잘 통하는 동네 친구를 가진 자 모두를 가진 자. 이제 또 일년 후에 만나자. 언젠간 내가 미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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