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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사람들이 들으면 자존심 상하겠지만 스파게티는 일본식 소스가 좋다. 암쏘리 이탤리…
일식 스파게티의 대표는 명란, 버터 간장, 일식 육수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탈리안과 마찬가지로 마늘 오일의 페페론치노도 단골 소스.

나는 그 중에 명란으로 버무린 맛을 제일 좋아한다. 버터랑 섞을 때도 있고 크림이랑도 절묘하지만 오늘은 명란 간장 소스를 시켜보았다.  

명란, 베이컨, 시소, 김이 올려져있는 메뉴였음.
한 번 믿고 먹어봐요. 명란 들어간 스파게티. 얘는 인생 그냥 쉽게 사는 놈임. 어디 들어가도 다 정답입니다.
살짝 질투 나는 게 사실 명란젓갈은 한국 거다. 일본에 명란을 전파한 것은 <후쿠야>가게의 <카와하라>라는 남자였다. 이분의 이야기도 참 기구한데 일본 강점기 때 부모님의 사업으로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유년기를 보낸 일본인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하카타로 돌아왔지만 어릴 때 먹었던 부산 시장의 명란젓 맛을 잊지 못하고 그 고향의 맛? 을 찾기 위해 오랜 시행착오 끝에 명란젓갈 만드는 데 성공했고 밥을 땡기는 미친 맛은 일본 전국에 유행처럼 퍼진 것이다.
혹시 <명란젓 매콤>이라는 드라마를 볼 수 있다면 추천합니다. 원제는 めんたいぴりり


서른 살까지 한번도 일본에 가 본 적 없는 전쟁 세대의 일본인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재밌다. 아무튼 질투나도록 부산의 명란젓갈에 이탈리아의 스파게티를 섞어 독자적인 메뉴를 만든 일식 스파게티 체인점이 여긴 정말 많다. 작사도 작곡도 각자 표절했는데 대 히트 친거 같아서 배 아프다고나할까.

오오츠카의 카페

가을이라 연어랑 버섯이 가득한 간장 버터 스파게티를 시켜봤다. 연어 살 팍팍 씹혀서 가을이 느껴집니다.

처음으로 운전면허증을 갱신하러 갔던 날.
시나가와 역에 내려 버스를 타러 출구를 찾는데 어? 이 기시감… 이건 몇 년에 한 번씩 절망으로 내몰던 외국인 등록증 갱신하러 가는 길이잖아? 왜 절망적이냐면 아무리 아침 일찍 가도 기본 다섯 시간 기다리게 하는 행정기관이기 때문이다. 일하는 사람은 적고 늘 찾는 외국인은 많고 업무 속도는 느리고 아니, 너무 많은 프로세서를 적은 인원이 해야 하기 때문인 거 같다.
아무튼, 평소라면 오른쪽 <고난출구>로 나가서 버스를 탔었지만 (진짜 고난출구는 고난의 출구였음) 오늘은 왼쪽 <다카나와 출구>로 나가서 버스를 탔다.

운전면허증 사진 찍을 연습 중

운전면허증 센터는 같은 공무원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고 쾌적했다! 일단 어두 컴컴한 입국관리국과 달리 채광이 너무 좋고 넓고 깨끗한데다가 (입국관리국은 수 많은 사람들의 처절한 기운이 감돌아 그런가 ㅋㅋ 거기만 항상 먹구름이 낀 것처럼 축축하고 시커먼 기분이 드는 건 왤까) 들어가자마자 접수하고 다음 창구 번호 안내받고 왠만한 건 기계가 대신하고 수수료 전자결제도 가능했다. 마치 컨베이어 위에 올려진 부품처럼 자동으로 차곡차곡 조립이 되어지는 느낌이었다. 모든 과정이 30분만에 끝났고 나는 첫 갱신이기때문에 2시간의 강의를 듣고 (아…매우 유익했음) 시나가와로 돌아왔다.

출출해서 ‘옛날 스파게티’를 만든다는 레트로한 집에 들어가서 간장 나폴리탄을 시켰다. 가난한 시절 재현 버전인 듯한 햄과 피망의 스파게티였는데 너무 짜서 다 못 먹었다. 아마 예전 맛을 아는 일본사람들의 추억의 메뉴인 듯. 전 요즘 맛을… 먹기로 하겠습니다.

긴자 피부과에 갔다가 혼자 점심 먹을 곳을 찾던 중 평소 가고 싶었던 <키무라야> 빵집에 갔다.

이 집의 시그니처는 단팥빵.

1864년에 창업해서 150년이 넘은 빵집인 것만으로도 쫌 가고 싶게 생겼다. 긴자가 본점이고 각지의 백화점에도 가게가 있다.
베이킹소다를 쓰지 않고 전통적인 술빵 만드는 법에서 착안해 술 효모로 단팥빵을 만드는데 효모부터 단팥빵이 완성되기까지 반죽이 열흘이 걸린다고 한다. 그렇게 만들면 풍미가 압도적으로 좋은 것이 특징이라고. (근데 풍미가 뭐지? 아, 음식의 고상한 맛이라는군요. )

2층부터 위는 레스토랑 플로어였다. 런치 메뉴를 시키면 빵은 무제한

일단, 가지고 오신 바구니의 빵을 종류별로 다 받음.

흰색 버터다. 망가뜨리고 싶은 충동.

빵이 쫄깃쫄깃해서 정말 맛있었는데 간판메뉴 단팥빵은 없었다. 왜 나가면서 사올 생각은 못했지? 으이구..

가을이 내 자전거에 선물을 주고 감.

알바 끝나고 빵집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블로그도하고 잡다한 사무처리를 하는 시간. 오늘은 가을이니까 우엉 빵을 골라봤다. 가을가을해.

나는 지금껏 빵은 누가 만들어도 맛있고 빵 런치는 다 평타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처음으로 드럽게 맛없는 빵집을 발견함.
동네에 생긴 베이커리 레스토랑. 런치를 시키면 빵을 진열대에서 골라 먹는 거였는데

크로와상이 시그니처라고 그래서 요렇게 귀여운 링겔 크로와상을 데려왔다. 지금 수혈 중인 것은 마늘 오일임. 그라탕도 그냥 그랬지만 빵이 퍼석퍼석하고 수분감이 너무 없는데다가 버터향은 안나고 저 마늘 오일은 너무 지독해서 두번은 못 뿌렸다. 아니.. 짜증이 나대? 회사 홈페이지를 뒤져봤다. 체인점도 아니고 계열사도 없고 이제 막 생겨났는지 정보가 없었다. 인테리어가 너무 센스있고 예뻐서 또 짜증이 나대? 이런데 쓸 돈,시간, 인력이 있으면 일단 맛에 신경 써 주고 오픈을 해야하는 게…

스이도바시역 근처에 있는 <나카요시>
솥밥 정식이라고 써 있는 간판에 구미가 당겨 눈여겨보고 있던 곳이었다.

내가 만들고 싶은 느낌의 <니꾸자카>였다. 일본 가정식의 기본값 메뉴로 고기, 당근, 감자, 실곤약을 달짝하게 끓이는 요리인데 기름기도 적당히 나고 너무 달지도 짜지도 않게 하는 것이 나는 잘 안되더라고.

주말에 가족끼리 먹은 텐동 정식

사실 튀김은 무조건 찍먹파라 이렇게 소스 뿌려놓으면 싫지만 가끔은 괜찮아.
케군은 그 축축한 튀김옷이 좋은 거래. (그러니까 그게 왜? ) 난 영원히 부먹파의 기분을 알 수 없을 거 같다.

그냥 사람이 없었다

혼자 이이다바시에서 저녁먹을 곳을 찾던 중 심봤다. <마루다이>라고 하는 이자카야 겸 정식집이었는데

메뉴가 한 백개 정도는 될 거 같았다.
그냥 말만 하면 다 만들어 줄 거 같은 메뉴의 홍수.
가장 인기메뉴라고 쓰여 있던 <야사이이타메>를 시켜봤다. 이것도 <니꾸자갸> 만큼이나 흔한 일본 가정식인데 우스터소스에 돼지고기랑 야채를 볶은 것이다.
내가 아는 <야사이 이타메>는 타코야끼 소스 같은 약간 시큼한 맛이었는데 이건 전혀 달랐다.

뭐…. 뭐지!!!!!

왜 야사이이타메에서 짜장면 맛이 나지???!!!
일본 아줌마들 커뮤니티에 질문했더니
1. 돼지기름으로 볶으면 불맛과 함께 이런 맛이 날 수 있고
2. 춘장을 썼을 거고 춘장은 일본말로 텐멘장을 사면 되고
3.Hotto Motto (호또모또) 도시락 체인점 <야사이 이 타매>도 이런 맛을 내니 꼭 먹어보라는 댓글을 받았다.
집에서 춘장과 돼지기름, 마늘까지 팍팍 넣고 해 봤지만 결국 안 됐다. 아무래도 큰 중화 프라이팬에 센 불로 훅훅 지져야 되는갑다. 시끄러운 정식집구석에서 인생 <야사이이타메> 한 입 먹고 머릿속에 별의별 독백을 중얼거린 나는 고독한 미식가 수준이었다.

여기부터 한식 나갑니다.
유가네 닭갈비가 도쿄에 오픈했다. 보통의 일본사람들이 다 그렇지만 아직도 이런 한국음식 모르는 마마토모에게 신세계를 알려줬다. 한때 연습생이었을 것 같은 미모의 알바 (남) 분에게 계속 한국말로 주문하고 질문하고 대답했는데 리카가 가게에서 나오자마자
-언니 저 사람 일본 사람이었던 거 알죠?
내 동공은 진도 7 강도로 흔들렸다.
-발음이 너무 자연스럽던데..!!!?
요즘 젊음 사람들은 수많은 콘텐츠를 풀 이용 하면 24시간 외국어에 노출될 수 있으니까 습득 레벨이 정말 어마무시하다.
-아냐~ 저 사람 일본 말 잘하는 한국 사람 맞아
내 말에도 일리가 있어 보였는지 리카는 그런 것도 같다했다. 일본말 잘하는 한국사람인지 한국말 잘하는 일본 사람인지 생각하다 엄마가 한국 사람인 일본 사람 아닐까 리카랑 이중언어로 합의 봤다 ㅋㅋㅋ

잠깐 서점에 들렀을 때 한 커플이 뒤에 따라 들어왔다.
남자는 여자가 산 쇼핑백을 잔뜩 들고 헤죽헤죽 웃고 있었는데 그 포동포동한 실루엣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여자는 더 사랑스러웠다.
-本屋寄っていい?
책방 들러도 돼?
하는 말투에 시니컬하면서 애교 넘쳤다.
-もう寄ってる
이미 들리고 있잖아.
이렇게 대답하는 남자는 서점 가운데까지 들어와 놓고 그런 말을 하는 여자 친구가 귀여워서  발 동동 느낌이었다.
(결혼해~ 결혼해~ 회식하는 부장님 느낌으로 속으로 노래함)

필시 어느 누구의 인생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을
‘나의 회사원 생활’

와… 되게 읽고 싶게 만드는 제목과 홍보문구다.
내가 만약 회사원이었다면 바로 들고 나왔을 듯.

유가네 닭갈비에 이어 마마토모에게 선보인 한국음식 2탄. 등촌동 샤브샤브 칼국수와 양념새우

칼국수는 건강한 맛이고 충격의 양념새우.

이 양념을 영접한 마마토모는 눈을 평소보다 2배로 뜨고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 식구들 것도 포장해서 남편과 아들 셋도 그 날밤 동시에 눈 두 배되서 신세계를 맛 봤다고. ㅎㅎㅎ

그리고 다 같이 후식으로 한국 카페에 갔는데 리터 커피 네온 사인이 당최 무슨 뜻일까. 그냥 장식일까

가 아니라 카페라떼가 1리터 짜리란 뜻이었다.
세에상에. 한국은 이런 게 유행이구나.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에 한국에서 사 먹은 커피도 한 대야 나왔어.. 근데 또 나는 이걸 다 마시고 나오는 것이다. 아 이게 터무니없는 장사는 아니었네. 인간은 이 정도 카페라테를 원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카페 방문기
珈琲館 코-히-칸 의 팬케이크 (1장짜리 플레인 맛)

몬젠나카쵸 역 바로 옆 카페

크로와상 반죽으로 만든 도너츠라고 함
라테 아트는

유니콘..!
금손이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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