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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s에서 산 슬리퍼

미역국에 밥 말아서 깍두기랑 든든히 먹어줬다.​

슬슬 질려가는지 -엄마, 김에 밥 싸줘. 네가 밥을 다 찾았다. ​

툰툰부은 조식풍경​

오늘은 일본에서 미리 예약 한 남부투어가 있는 날이다. 로비에 집합 할 시간이 다 됬는데 아랫 배를 부여잡고 다시 호텔 방으로 튀어 간 케군은 우리가 시간을 끄는 사이 십년감수한 얼굴로 내려왔다. 그래서 원래도 산 송장 같은데 한결 이 세상 사람 아닌 얼굴을 하고 있는 사진. 모든 진을 다 빼고 왔대 ㅋㅋㅋ)​


어제의 버기운전 때문에 모든 체력을 불태운 케군​

아.... 죽겠다... 'ㅂ'

날씨가 화창해졌다. 괌을 통과한 태풍은 일본을 향하고 있었다. ​

오전 첫 코스는 피쉬아이 마린파크 ​

전부 일본인 참가자에 일본인이 가이드 해 주는 상품이었기 때문에 얼마나 또 정성스럽게 다니려나 했더니 의외로 내려가서 15분 보고 오세요~! ㅋㅋㅋ 후다닥 후다닥 투어였다.​

정말 15분이면 충분함.​

다음은 태평양전쟁기념박물관. 일본인이 일본의 만행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건 왠지 훔쳐보는 것처럼 마음 한 켠이 미안해 진다. 고소 해하는 거 아닌데 그렇게 느낄까 봐?​

일본은 괌 원주민의 안전을 지킨다는 이유로 수용소에 가두고 자유를 빼앗고 노동력을 착취했다. 미국과의 격전으로 수 많은 희생자가 나왔고 섬에 있던 식물들이 거의 다 재가 됐다고 한다. 일본인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의지를 다지려고 불렀다 던 괌 노래가 인상적이었다.
내 주변에 강압, 잔학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성품의 일본인들 뿐인데. 도대체 어디서 이런 광기가 나왔던 걸까. 무슨 자신감에 그런 전쟁을 이어왔던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바보 같을 만큼 순종적인 일본인들을 악용한 미친 지도자가 판을 치던 거지 같은 시대였던 것 만 같다. 아니구나... 지금도 중요한 걸 모르고 인정할 것을 인정하지 않는 꽉 막히고 답답한 정치인에 여전히 너무나도 순종적인 일본인들이구나... 진짜 최악의 조합이다. 어진 지도자에 순종적인 국민이거나 우둔한 지도자에 혁명의식있는 국민이었으면 지금이건 예전이건 조금은 달라졌을 것 같은데 (정치인의 재량 탓?이라고... 나 지금 쓰고 있는 건가... 누가누굴 흉보랴... 싶은..)

일본인들은 침묵했다. 모두가 인간으로서 느끼는 당연한 감정을 느끼지만 문제는 이제 당사자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의 일반인은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말 할 대상이 마땅히 없다. 나라와 나라와의 대화로 밖에 할 수 없는 이야기니까.. 답답하게도 등판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정해져있고 일본 국민은 훈수를 둘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

괌에서 생활하시는 일본인 가이드는 역시 객관적인 입장이셨다. 일본이 얼마나 비정상적이었는지를 말하는데 잠시의 망설임도 없었다. 괌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나는 엉뚱하게도 이 순간에 동질감을 느꼈다. 나도 다 알지만 일본에 대한 애정이 생겨나는 건 막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봐 주잔 이야기가 아니라 한 가지씩 평화롭게 새로운 인식을 물들이고 싶다. 우리가 왜 가해 국민까지 얼르고 달래며 공을 들여야 해-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비뚤어진 친구 시간들여 스스로 깨달을 때 까지 포용해주고 포기않고 고쳐주고 싶은 애정이 자꾸 생겨난다. 지금은 눈을 질끈 감고 싶을거야. 하지만... 아파한 사람들이 아주 많았어. 새로운 사실들을 열어 볼때마다 괴로울거야. 하지만 인정하며 결단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이고 그럴 때마다 벽은 무너질거야. 너희 앞을 가로막고 있던 보이지않은 걸림돌들이 사라질거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달라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은 애정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역사의식이 변화하길 누구보다도 나는 바라고 있음을 덧붙인다. ​

엄마, 모기물려써. 벅벅벅.​

아기띠를 매고 온 부부에게 사진 찍어드릴게요! -하고 가족사진을 찍어드렸다. ​

그리고 우리 사진도 얻었다. ​

비록 하루는 초점이 안 맞고 배경엔 아저씨가 등장했지만 'ㅂ'

자,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강한 인상을 팍 받았다 싶으면 바로바로 이제 이동 해 주시는 내 맘에 쏙드는 투어 ​

다음 스페인식민지 시대의 흔적이 남아있던 곳에 갔다. ​

너무 경치가 좋았다. ​

그리고 이런 완벽한 구도로 한국분이 찍어주셨다. 아... 사진 좀 찍어보신 우리 한국인 여러분. 캄사합니닼
(하루가 웃을 때까지 연촬해주심. 독심술 하시나요)

자, 이제 버스로 돌아갑니다!
할 거 다 한 거 (사진 다 찍음) 어떻게 아셨지?​

마지막은 괌 격전 때 목숨을 잃은 수 많은 이들의 이름을 볼 수 있는 공원에 갔다. 어쩌자고 이랬을까. 너 죽고 나 죽는 일인데 진짜 뭐에 홀려 이랬을까. 그 어떤 전쟁에도 승자는 없고 그 누구를 위한 일도 될 수 없다는 걸 새삼 느낀다.

우리는 이렇게 반나절 투어를 마치고 종일 코스인 사람들과 헤어져 온워드 호텔 레스토랑에 내렸다.

남부 역사관광 + 온워드 호텔 점심뷔페 + 온워드 수영장 할인권이 세트로 준비된 투어상품이었다.

그 많은 일들이 오전에 다 끝났다는 게 매우 뿌듯했던 실속투어. 자, 이제 먹어볼까???​

온워드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이 찾는 인기 호텔이다. 나도 잠깐 고민했던 곳인데... 세상에 뷔페가 끔찍했다. 샐러드 말고 맛있는 게 없었다. 잡채에는 고추장이 버무려져있고 고기는 질이 낮았고 ​

튀긴 돼지고기가 제일 특이한 메뉴였는데 (기대기대~)아무 맛이 안났다. ;ㅂ; 푸석한 튀김옷만 느껴질 뿐... 뷔페가 자기 취향대로 갖다 먹느라 불만이 없어야 하는건데 뭘 갖다 먹어도 불만이 생기는 신기한 경험... 

아직 우리에게 오후가 남았다! 즐겨야지!!​

엄마!!! 이거 봐. 바나나야! 하루 찍어 줘.​

 


-하루야, 이거 조끼 입으면 팔은 안해도 물에 떠.
-아냐, 할래.
-무서워? 가라앉을 거 같애?
-아니. 이건 멋있어서 하는 건데?

아.
팔에 뭘 끼면 울트라맨이나 무슨 히어로처럼 멋있다고 한다. 애미는 몰랐네.


집에 가려는데 몰려온 스콜.
구름이 진짜 가깝고 두툼하다.

거짓말처럼 뚝 그쳤다. 괌에 내리는 비는 4살 아이 징징대는 것처럼 뒷끝 없고 알아서 짧게 끝나는구나. ​

아까 그 실속 넘치던 투어는 집에 가는 빨간 셔틀 버스 티켓까지 포함이었다. 온 종일 다 책임져 준 꼼꼼한 투어였지 뭐예요. (이런 거 보면 일본상품 맞네. :)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

괌친이에게 톡이 왔다.
-언니!! 무지개 떴어!!
-우왓!!! 여기도 보여!!

하루야! 무지개야!!! 저기저기!

무....지..?​

​깰꼬닥.
얘는 틀렸다...

내 눈에나 가득 담아야지.

다시 팔팔해 진 하루랑 저녁 먹으러 나섰다.​

아- 배고파. 오늘은 아웃백이야!!!​

비치앤쉬림프처럼 바삭하게 나온 새우.​

역시.. 세계 어디를 가든 아웃백 빵은 배신을 안 하는구나. 버터 맛도 그대로. 리필한 횟수 기억도 안난다. ​

아니 근데!! 너무 배고파서 스테이크 사진을 못남겼네 ㅋ 이번 괌에서 먹은 스테이크 중에서 제일 맛있었는데.. 의미없는 한 조각 사진..

배 부르고 기억에도 오래 남을 관광도 했고 신나게 몸도 움직였고 자, 이제 호텔에가서 !!!​

빨래를 했다. 우아할 수 없는 마무리.  ;ㅂ;
롯데 빨래터는 공짜다. 세탁따로 건조따로 일일이 돈 (내는 건 좋아) 을 동전으로 바꿔달래거나 챙겨놓는게 은근히 번거로운 일이었는데. 

빨래터에 가니 (90프로 한국분) 세탁기를 곰곰히 보시는 남자분이 계셨다.
-음... 한참 고민하시네요?
-아!! 네. 제가 탈수만 하고 싶어서요.
-아... 제 생각인데 스핀에 맞추고 한 번 돌려보심 어때요? 어차피 공짜잖아요?
말도 걸어보고

다른 날은

-어머 아이가 몇 살이에요? 저희애랑 비슷하네요
-그러시구나.
로 시작해 서로 괌이 몇 번째인데 롯데는 첨이라 왜 진작 여기로 안 왔을까 빨래가 공짜고 (이거 무시못하죠? 하하호호) 밥도 맛있고 엘베 빠르고 (두짓타니때 속이 터질뻔해서 ㅋㅋㅋㅋ) 수다를 수다를 떨다가 유치원 얘기에 인생상담 까지 할 뻔했다.
네, 맞아요. 전 한국어에 목 말라있어요.
롯데 빨래터에 수다쟁이 여편네로 소문난 거 아닌가 모르겠다. ​

빨래 돌리는 동안 밤 10시까지 열려있는 키즈 룸에 가서 하루는.... 하루는.. 플레이스테이션을 영접했다. ​

엄마... 엄마.... 어지러워요.

빨래는 때를 쏙 빼고
게임은 네 혼을 쏙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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