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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을 하고 제일 먼저 국민은행을 찾아갔다. 인사동 너무 좋다. 술집, 밥집, 서점, 찻집, 카페, 옷집 (종각역 지하상가 옷집 많음!!) 은행, 경찰서 (이건 왜 ㅋ) 다 가까워 너무 편리하다. 고객이 아무도 없었다. 여유로운 은행의 모습. 일본은 점심시간이고 뭐고 오전부터 영업 종료까지 은행 창구에서 일을 보려면 하염없이 기다리는 건 기본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절대 온라인 업무 안 하시고 (ATM도 안 쓰시는 분들이 많다) 가게나 회사들도 아날로그 방식으로 은행 창구 이용해서 업무를 봐야 하는 게 많아 영원히 차례가 돌아오지 않음.
한국은 원래 이렇게 늘 여유로운가? 뭐 하나 인터넷에서 처리할래도 핸드폰 인증 해야 한다는 시스템 때문에 창구를 찾아야 하는 나는 감사할 따름이었다. 차례가 돌아와서도 말 몇 마디에 후다닥후다닥 일이 처리되었다. 무슨 연유에서인지 나는 갱신과 동시에 분실신고를 했다고 한다. 기억에 없는 일인데 아무튼 풀렸다. (미스터리 긁적긁적) 소파에서 기다리고 있던 케군이 옷을 다 벗어젖히고 핸드폰을 꺼내 장시간 대기모드로 돌입하려는데 벌써 내가 돌아와서 놀랬다. 나사 풀린 표정으로 응? 벌써 끝났어? 한다. ㅎㅎ 응. 나사 조여. 나가서 밥 먹자!!
호텔 옆에 일찍부터 문을 연 삼계탕 집에 들어갔다. 부지런한 한국 사람들. 오전부터 닭을 끓이셨어… 고맙습니다.. 11시 반 이전에 먹을 거라곤 빵집 밖에 없는 일본에서 뜨끈한 국물요리를 아침부터 먹을 수 있다는 건 충격에 가깝다. 아마 열심히 찾아보면 대충 끓인 지하철 역 근처 소바집이나 술집 근처 해장을 위한 24시간 라멘집이 고작일 것이다. 염분에 탄수화물 넣고 기름으로 휘휘 저은 그런 거 아니죠. 우린 찹쌀밥이랑 한약재 넣고 푹 삶은 건강한 단백질에 뽀얀 국물. 이런 귀한 대접을 아침부터 받을 수 있는 나라인 거죠.
여러분, 이건 한국의 자랑입니다.
너무 맛있었다. 하루도 야들야들한 살을 싹싹 발라내서 소금에 찍어먹고 특히 삼계탕에 찹쌀밥을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내가 머슴살이시킨 줄 알겠다 이노마. 평소 조잘대던 입이 오랜만에 후루룩 호로록 후접처접쩝찹촵 먹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건강한 걸로 배를 채우고 있는 자식 보고만 있는데도 내 배가 불러옴.
삼계탕 나오길 기다리고 있을 때 하루가 테이블에 있던 휴지를 보고 신기한 듯 물었다. 엄마 여기 보라색 줄이 있어. 나는 뭔지 알았지만 형아한테 물어봐하고 넘겼다. 일하는 청년한테 하루가 물었다.
-휴지에 왜 보라색 줄이 있어요?
당황한 청년은 어디까지의 어휘를 써야 애가 알아들으려나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게 버벅버벅 대답해 주셨다.
-응 그거? 그.. 휴지 맨 꼬다리?? 끄트머리?에 그렇게 보라색 줄이 있더라고.
청년.. 그 정도면 잘했습니다. 저도 애 처음 키울 땐 어느 수준으로 말해야 할지 몰라서 말이 잘 안 나오더라고요. 근데 키우다 보니 그런 화술도 늘더군요. (참고로 정답은 : 휴지가 다 없어지게 되면 휴지 새로 바꾸세요~ 거의 없어요~라는 표시로 색을 칠해 놓는 거야.라고 하시면 유아부터 어린이는 알아듣습니다. ㅋㅋ 이게 뭐라고 짬밥 나옴.)
-아~
하루는 눈치로 알아들었다. 신기한 게 꼬다리 끄트머리 꽁지 꼬투리 꼬리.. 들이 풍기는 어감이 대충 뭔지 느끼는 것 같다. 이렇게 네이티브의 감이 자라나고 있는 걸까? 정형화되고 교과서적인 언어가 아니어도 뭐든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이런 느낌인가! 그냥 답은 노출!! 노출의 양이 좌우하는 그 어떤 것을 눈앞에서 본 기분이었다.
오늘은 인사동에서 잠실로 가는 여정에 올랐다. 멀지만 케군은 새로 생긴 롯데 타워에 꼭 올라가 보고 싶다고 하셨다. 예예. 이번엔 철저한 일본인 관광객 모드이기 때문에 소원을 들어드린다.
갈아타는 곳에 예쁜 벽화가 있길래 사진 찍고 가려는데 지나가는 아저씨께서
-애기야! 최고다!! 왕 옆에 딱 섰네! 이게 한국의… (계속 이어짐)
처음엔 낮술 하신 줄 알고 쫄았는데 그냥 신난 아저씨셨다 ㅎㅎㅎ 애기 엄마 좀 뒤로 가서 그림을 다~ 담아야지 하며 코치해 주심. 한국말 알아듣고 가끔 한국 오는 우린 좀 재밌었지만 못 알아들은 케군은 긴장 탔다. 왜 그래? 뭐래? 두리번두리번. 아냐 그냥 아기 귀엽대. (일본사람은 일본인 혐오하는 발언일까 봐 더 긴장 탐) 휴~ 하고 안심하는 얼굴을 했다. 일본인에게는 살짝 볼륨을 낮춰서 말을 걸어주세요.ㅎㅎ 사실 맴 한켠에 겁 먹어 있어요.
두 사람이 열심히 보고 있는 것은
지하철 비상시 탈출 요령.
그리고 자리에 앉더니 궁둥이가 뜨끈해져 오고..
잠시 세상과 단절.
홍이한테 카톡으로 하루가 매번 꼴깍 잠드는 사진을 보내면서 이거 지하철에 난방 나오는 거 맞지? 하니까 어 엉따! 이 말을 상기시켜 줬다. 일어난 하루한테 엉따를 가르쳐줬다. 진짜 있는 한국말 맞냐며 맘대로 지은 거 아니냐며 너무 귀여운 말이라 의심하고 좋아했다.ㅎㅎ
서울 스카이 타워 입구에 도착.
인터넷으로 미리 사두는 게 훨씬 싸서 네이버에서 구입을 시도했지만 역시 인증번호 내노라고 그래서 홍이한테 인증만 해 달라고 부탁했다. 근데 네이버 페이 충전무통장입금이 없어져서 (예전엔 있었다) 충전금액이 모자라서 은행을 연계하려 했지만 그건 남의 전화로 불가능하고 어쩌고저쩌고 여러분은 이 과정을 몰라도 됩니다. 결론은 또 사람취급 못 받고 (해외 사는 얀베츄님이 인증 못해서 인간취급 못 받는다고 ㅋㅋㅋㅋㅋ 격공 댓글을..) 포기했다.
그랬더니 홍이가 자기 네이버로 결제하고 잠시 네이버 아뒤을 공유해 줘서 큐알코드를 선물로 줬당.
옴마… 뭐 이런 스마트한 선물을.. 너무 짧아서 만나지도 못하는데 잘 다녀오라며 ㅠㅠ
그래, 입장권이나 티켓을 선물로 보낼 수 있는 시스템도 있으면 좋겠다! 그럼 아이디를 공유하지 않을 수 있고 종이 티켓이 요즘 없어지는 추세니까 카톡 기프트처럼 그런 거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다른 방법이 있으면 알고 싶다.
엘리베이터를 조금 기다렸지만 연말의 롯데타워는 그렇게 붐비지 않았다. 처음 입장해서 조망을 열어주는 그 순간의 연출은 꼭 가서 보시길. 오오오오!!!! 였다.
귀여운 일러스트. 근데 마지막 저 심해동물은 뭐지
동대문 디디피 ㅋㅋㅋㅋ 아 ㅋㅋㅋ 이렇게 생긴 거 맞긴 맞는데 발 없는 도롱뇽 같기도 하고 ㅋㅋ
세상에서 제일 높은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기로 했다.
빈자리가 거의 없었는데 테이블 하나를 발견. 주변의 남은 의자들을 모으면 어찌어찌 자리할 수 있을 거 같았다. 뒤에 외국인 그룹이 두 명 있고 남은 의자가 3개 있었다. 나는 주저 없이 걸어가 Can I use this chair? 하고 말이 쑥 나왔다. 오오 확실한 소통을 장담할 문장이다. 큐쥬~ 우쥬~ 이런 표현 쓰면 좋겠지만 표정과 말투로도 상냥함은 표현되니까 나의 목표는 통하는 말! 그래서 베이직 표현을 써도 부끄럽지 않았다.
근데 말을 했다는 것보다 더 기뻤던 건 그분이 우리 3개 중에 두 개는 필요하니까 하나만 드릴게요.라는 문장을 바로 알아들었다는 거다. 2년 전에 나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나는 다시 확인 차 You need 2 chairs? I can take this one? 어헝 으흥 둘이 승낙과 이해의 돌고래 소리를 내고 너무 자연스레 가져왔다.
그런데 이런 사소한 행동이 불러오는 기쁨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엄마의 용기와 처세술을 보고 하루는 바로 다른 테이블로 가 스마트폰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는 형아들한테 ”저기 의자 하나 써도 돼요? “ 한국말로 물어보곤 쪼꼬만 손으로 끙차 끙차 엄마 아빠 테이블에 가지고 왔다. 뭐시야!! 부모 진짜 애들의 거울이야!! 어메이징이여!!
귀염둥이!!
롯데 지하를 지나가다 나의 버킷 올리브 영을 발견했다. 시.. 시간이 없어 보일 때 쓸어야 해. 이름표 있는 직원에게 이거 바디 아니고 얼굴용 맞죠? 하고 물었더니 “저 직원 아닌데요.” 쉬는 시간에 쇼핑 나온 직장인이셨다. 올리브영 유니폼이 어떤 디자인인지 나중에 알았다.. 하아.. 민망… 죄송해주금.
올리브영 화장품은 죄다 머시기 어워드로 상을 타 놔서 다 어찌나 좋아 보이던지 그리고 스파츌러 사면 스펀지 주고 수분크림 사면 세럼 끼워주고 정신이 쏙 빠졌다. 무게가 걱정돼서 정신줄을 부여잡고 적당히 사서 가게를 나왔다. 1+1 수분크림, 쉐도우 팔레트, 파우더도 사고 드디어 스파츌러를 샀다!! 일본에서 아직 찾을 수가 없다! 스파츌러만 비싸게 직구하기엔 너무 당황스러우니까 ㅇㅁㅇ 게다가 센스 있게 언니가 면세해 줬다. 왜지. 나 한국말 자연스러웠는데 왜 여권 주시면 면세된다 하셨지? 하루 유툽 댓글에 내 목소리 듣고 어느 구독자분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가 ? ㅋㅋㅋㅋㅋ
다 사고 나왔는데 하루랑 케군이 안 온다. 살짝 침이 고여 두 사람 몰래 애플파이를 하나 사 먹었다. 뫄이쪄.
그동안 하루랑 아빠는 하루가 좀 출출하다며 편의점엘 갔는데 삼각 김밥이 엄청 맵더란다. ㅋㅋㅋㅋ 할 수 없이 다 못 먹고 다른 걸 다시 샀는데 그것도 매웠단다. 오니기리가 매울 거라곤 상상도 못 했던 하루와 케군은 멘붕이 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오니기리가 맵지..? 이랬다는 ㅋㅋㅋㅋㅋ
애비는 글을 읽지만 뜻을 모르고 자식은 뜻은 알지만 글을 모르는 이 콤비가 김밥을 고르는데 아빠가 더듬더듬 읽어도 발음이 안 좋아 뭔 말인지 안 통했단다. 그래서 둘이 また辛いわけないよね? (설마 또 맵겠어?) 이런 대화를 나누며 그냥 감으로 샀는데 또 매웠던 것이다. ㅋㅋㅋ 삼각김밥 코너를 제대로 안 보고 왔는데 그렇게 매운 맛 비율이 높나? ㅋㅋ 웃겨 죽겠다.
그건 그렇고 돈 한 푼 없이 어떻게 했냐고 물었다.
하루가 직원한테
-버스 카드로 계산 돼요?
랬고 아빠 티 머니로 계산할 수 있게 통역했단다. 대봑 근데 비닐봉지가 안 떠올라서
- 봉투 있어요?
하는 바람에 응?? 봉투?? (편지봉투? 쓰레기봉투? 직원의 머릿속 상상이 감)
하셨고 재치 있게 번뜩!!
- 아 비닐봉지!! 봉지 주세요.
생각해 내서 잘 사 왔다고 한다.
나 말고 다른 한국인과 통하는 아이를 보는 케군은 진짜 신기했다고. 내가 이중언어 도전할 때 설마 이게 진짜 될 줄 몰랐던 케군.
사실 나도 몰랐어 ㅎㅎ 나도 신기해.
우리는 롯데월드 옆 민속 박물관에 갔다.
고려 삼국시대 조선으로 이어지는 방을 지나며 한눈에 한국 역사가 읊어지니 앞으로 너무 편할 거 같다!!
하루는 선사시대를 설명하는 이 캐릭터가 귀여워서 어쩔 줄 몰라했다. (동영상이어서 움직임은 더 귀여움)
지게도 져 보고 다른 친구들과 번갈아 민속놀이도 해 봤다.
내가 세상 좋았던 건 항상 엄마 이거 뭐야? 물으면 대답할 사람이 나 밖에 없으니 전시장 가면 설명하다가 입에 침 마르고 단내 나고 그러는데 민속박물관에선 지나가는 엄마들이 오목조목 설명하는 걸 줏어들으면 되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엄마 이거 물을 어떻게 하고 있는 거야?
하나 물으면 같은 질문을 들은 뒤에 어머님이 자기 아이에게 큰 소리로 하는 설명을 듣기만 하면 된닼
- 자 봐 옆에 우물이 있지? 이걸 하나하나 옮기면 무겁짆아. 백제 사람들이 머리를 쓴 거야. 시소처럼 양쪽 무게를 맞춰서 가져가는 거지!
하루랑 나는 아~~~ 하며 주워 들었더니 설명하시던 분도 트하하하 하고 웃어주셨다.
엄마 이건 뭐야?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어머님.
-이건 목화씨로 털실을 짜는 거야. 이제 문익점 나온다 봐라 여기 쓰여 있네 고려시대 말기에 문익점이 목화씨를 가져왔지? 시험에 나온다 문익점 무조건 나온다
ㅋㅋㅋㅋㅋㅋ고학년 애들 어머님들은 진짜 이렇게 설명하셨다ㅋㅋㅋㅋ 마스크 속으로 빵터졌다. 혼자 듣고 있기 아까웠음.
또 엉따에 한 숨 자고 일어나니 2호선 반바퀴를 돌았다. 너무 웃긴 게 경계심이 많아서 밖에서 이렇게까지 자지 않는데 엉따 당하면 매번 기절을 했다.
케군의 리퀘스트로 종로 쪽 교촌을 검색해서 들어갔다. 요즘 한국의 드래프트 맥주 엄청나다 듣긴 했는데 교촌치킨이 드래프트 수제 맥주를 제공하는 가게로 탈바꿈해서 케군은 태평소를 불며 들어갔다.
나쵸, 흰 무 무한제공
볶음밥도 시켜봤다. 맛있음!!
국물떡볶이 먹고 있는 다른 테이블을 보고 오!! 떡볶이는 못 먹고 가는 줄 알았는데! 꼽사리로 먹을 수 있겠다! 맵다고 쓰여 있었지만 나 쫌 매운 거 잘 먹지 않나? 시켰다가 진짜 혼쭐이 났다. 일본인에 비해 매운 거 잘 먹었던 거지 한국에선 평생 맵찔이 었던걸 망각하고 있었던 거다. 매움의 차원이 다르단 걸 다시 깨달았다. 목을 타고 넘어오는 떡이 무서울지경.
동네 축구장에서 잘한다 잘한다 칭찬받은 애가 월드컵 선수들 사이에서 현타 온 느낌이랄까.
한참 뒤 식어서 떡볶이 화가 좀 덜 났을 때 먹을 수 있었다. 근데 호되게 맵고 나서 상쾌한 이 아이러니는 뭔가. 아무래도 나 포함 한국 사람들은 사이코다 사이코야..
-엄마 봐봐 하루가 귀여운 거 해 줄게
기대 기대..
-귀여운 군단! 경례!!
끼아아악 귀여워!!!
또해죠 또해죠!!!!!
활활 숯을 태우고 있는 불 앞에서 열일하는 고깃집 분들을 배경으로. (너무나 한국 여행 느낌 팍팍 남)
아까 그거 또해죵!
귀여운 군단 경례!
너무 엄마 취향을 잘 알아
종각역에 이어지는 종로서적도 우리가 사용하는 출구 바로 옆.
이거지 이거지. 영어 어원책이랑 <불편한 편의점 2>를 사 왔다. 일본에도 영어책은 많다. 불가능한 일은 아닌데 일본어로 된 영어책을 읽으면… 뭐랄까… 살짝 시력 안 좋은 상태로 운전하는 기분? 일본어도 가끔 아리송한데 그 외국어로 외국어를 배우는 건 이게 맞나? 의문점이 두 배가 된다. 역시 모국어는 와서 꽂힌다!
아주 눈과 뇌가 편안~~ 하구만.
하루는 일본어로 절찬리에 판매되는 00에서 살아남기 시리즈를 하나 골라왔다. 이 책 번역판이 지금 일본 초딩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다. 한국 학습만화 소문은 들었는데 잘 만들었고 실제로 잘 나간다. 하루가 가끔 간단한 대사를 읽었다. (홧팅 홧팅!!)
술을 마신 케군은 꼭 단 걸 먹는다. 술주정이 디저트 흡입이라니 깜찍한지고. 정말 Once upon a time 구 남친이 술 마시면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하는 것 플러스 독특하게 측은지심 폭발하는 거였는데 온갖 주변인에게 베풀고 자꾸 도우려고 들었다. 유흥가에 꽐라가 되서 쓰러진 주객들을 흔들어 깨우고 여기서 주무시면 안 돼요~ 아저씨~ 거기가 그냥 집인 노숙자 분들까지 막 다가가서 잘해주 (미친. 그분들껜 그냥 민폐) … 한 번은 하도 짜증이 난 노숙자 분이 열받아서 싸움까지 나 경찰이 출동했다. 그때, 경찰은 행색만 보고 노숙자 아저씨의 잘못으로 단정 짓고는 아 저희가 해결할게요. 다치신데 없죠? 여자친구분 데리고 가세요. 이랬다. 아닌데… 이 자식이 귀찮게 하고 잘못한 거예요. 저 아저씨는 아무 잘못 없어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나도 넘나 피곤해서 감사합니다하고 전 인류를 구하려고 지랄이 난 그놈을 끌고 갔다. 그거에 비하면 술 마시고 찾는 버블티 정도야 맨날 사 줍니다.
호텔 가는 길에 눈이 한 톨 두 톨 애처롭게 내렸다 하루가 눈이 온다며 진짜 눈이 온다며 이 눈의 결정을 봐!! 이러면서 좋아했다. 내일 눈 실컷 볼 거니까 기대해.
쌀일이와 엄마의 나이트 쇼를 감상하며
모자의 까불림엔 이미 적응 완료한 케군.
없는 사람인 척 행동 가능.
올리브 영의 전리품들.
이제 2틀 남았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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