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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이 오늘의 주차. 괜찮아지고 있지 않나요?
후라노에서 숙박한다면 많은 분들이 신후라노 프린스 호텔을 후보에 넣을 것이다. 겨울에는 스키장이 있는 대형 리조트 호텔로 방값은 비싸지만 편리하고 호텔부지 안의 자연경관도 아름다워 인기 많은 곳. 하지만 우린 장기 여행이었기 때문에 온천 여관에서 돈을 좀 쓰고 후라노에선 비싼 호텔을 패스했다. 스키 시즌에 제일 성황인 프린스 호텔이지만 여름에도 매력 있다.
<닝구르 테라스> ニングルテラス 어감만큼 귀여운 이런 볼거리가 가득하기 때문에
북해도엔 일본이 건국되기 전부터 살고 있던 선주민이 있었다. 아이누족이라고 하는 그들은 일본어랑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했고 수렵생활에 농작은 거의 하지
않았다. 글자는 없고 말만 존재했는데 수는 많이 줄었지만 아이누 문화와 언어를 계승하려고 노력하는 후손들은 아직 꽤 존재한다.
닝구르는 아이누족 민화에 등장하는 소인 (요정 느낌?) 이란 뜻이었다.
작은 닝구루들이 곳곳에 숨어있어 함께 찾아 보앙
너무 꾸엽지 않나요? 결혼식 앨범 사진을 찍는 커플도 있었다! 그러니까 내 말은 사진 남기기 너므나 조… 어디가!!!
-엄마 여기 뭐하는데야?
-그니까 불빛이 반짝반짝…
-가게야?
-어어. 수제품 파는 가게들도 구경하고…
-사 줄 거야?
-아니.. 그건 아니…
-여보짱 나니 고고 (여기 뭐야)
-그니까 일케 이뿌고…
-고레데 오와리? (이게 끝이야?)
-여기 물건 파는 것도 있고..
-살 거야?
-아니.. 꼭 살려고 온 건 아니…
-이… 이거 봐!!! 홋카이도의 대지를 배경으로 긴 세월 방영한 그그..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같은 존재감) 기념관도 있고
-훙~~~오와리? (끝이야?)
그렇다.
나만 신난 곳이다.
야 이놈들아! 예쁘잖아!!
예쁘면 된 거라고!
저녁식사 예약시간까지 시간이 남아서 (난 더 놀 수 있었는데 사진 촬영에 집중 안 시켜줘서 )
프린스 호텔 안을 산책했다.
점점 하늘색이 오묘해지더니
신이 보라색 잉크를 한 방울 떨군 것처럼 화사히 번졌다. 저 멀리 두 마리 말이 멀어져 갔다.
종종 이런 색의 하늘을 동네에서도 봤지만 빌딩 사이에서 새어 나오거나 간판 뒤에 가려져 있을 때가 많다. 그것도 나쁘지 않지만 마치 하늘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많은 것들에 눌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느낌이 든다. 그것들이 걷힌 하늘은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작은지 느끼게 해 주었다.
우리가 바로 닝구루.
이제 밥을 먹으러 갑니다~
여기는 호텔 안에 있는 이자카야 <키타구니> きたぐに라는 곳. 미리 예약했다. 예약했을 때 딱 한 테이블만 남았었으니까 여기도 꽤 평판이 좋은 곳으로 예상.
조리대를 볼 수 있는 바 자리도 있고 뒤로는 방으로 나뉜 곳도 있고 상당히 넓었다.
크- 그리고 여기서 시킨 메뉴 전부 다 합격! 만점! 클리어!
연어 샐러드
호일에 싸서 푹 구운 어니언. 진짜 심플한데 너무 맛있었다.
회도 탱글하고
버터에 구운 가리비.
하아.. 그리고 이건 온 가족이 쌍따봉을 날린 (왜 욕 같지) 임연수 구이!!!
북해도 가기 전에 가이드북 빌려주면서 리카가 그랬었다. 삿뽀로에 갔을 때 애들이 회를 못 먹어서 아무 생각 없이 홋케 야끼 (임연수 구이)를 시켜줬거든요? 언니… 진짜… 꼭 먹어요. 알았죠? 정말.. 아… 꼭이요. 활자 그대로 말잇못하고 그저 당부만 받았었던 임연수. 그래서 일단 시킨 나.
임연수란 건 흰 살 생선에 되게 담백한 애 아니었어? 북해도에서 먹은 임연수는 고등어? 연어? 참치살? 이런 느낌의 기름이 잘잘… 주룩주룩 잘잘.. 씹으면 진한 생선살 맛이 나는 (겉은 또 바삭) 놀라운 맛이었다. 메뉴에도 추천 메뉴라며 꽤 앞 페이지에 임연수 구이가 클로즈업돼있어서 도쿄와 다르게 북해도 내의 임연수의 입지에 대해 살짝 컬처쇼크를 받았다.
북해도에선 카라아게를 <쟝기>라고 불린다. 닭튀김이란 중국어가 전달되다가 그 발음 비스무리하게 쟝기로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제일 유력하다.
그리고 드디어 영접한 제대로 된 북해도 이꾸라동 (연어알 덮밥) 허허 빚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게 해산물이다. 보석처럼 보기에도 예뻐야 신선하고 맛있다.
북해도는 ‘유메피리카’라는 브랜드 쌀이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그 유명한 쌀에 보석 연어알을 비볐으니 완벽하다…
그리고 여기서 정말 좋았던 건 서빙해 주시는 직원분들이 하나같이 친절을 넘어 알뜰살뜰 보살펴 주셨던 기억이다. 마치 늙어서 양로원에 가면 봉사하는 분들이 이렇게 해 주시지 않을까 착각이 들 정도로 뭐랄까 심리적 마사지를 받는 느낌이었다. 손끝 하나 대지 않으셨지만 대화 한 마디 한 마디에 애정이 깃들고 챙겨주시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타인 간에 이렇게 신뢰감과 친밀함이 솟구칠 수 있음에 놀라웠다.
어느 정도였냐면 우리가 여행 내내 어디서 무얼 했고 내일 몇 시에 일어나서 아사히 공항까지 갈 건지 그 중간에 얼마나 여유가 있는지를 나눴고 그럼, 내일 공항 가는 길에 요즘 이 동네 주민들에게도 핫한 목장을 소개받았고 거기서 뭘 먹어야 잘했다고 소문이 날지 알려주셨다. 그 농장 말고도 사실 여러 군데 우리 성향에 맞춰 (성향 파악할 정도로 대화함 ㅋㅋ) 소개해 주셨는데 우리가 시간 관계상 농장을 가겠다고 결정했다.
너무 따스한 서비스와 맛있는 밥을 먹고 푸딩 하나를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뭐 도쿄에 있을 흔한 푸딩이었다.
그 유명하다던 치즈나 카라멜, 유제품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 디저트를 만족스럽게 못 즐겨서 좀 아쉬웠지만 위장이 하나라.. 후… 인생은 타협이니까요. 어떡해.. 내일이 여행 마지막 날이에요.
그런데 카톡사태로 잠시 멈춘 포스팅은 진짜 진심 슬슬 북해도 포스팅을 마무리해야 되겠어요. 여러분도 지겨우시죸ㅋㅋㅋ 이제 진짜 집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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