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듬직한 4살을 데리고 저가항공에 도전하는 첫 한국행! 예전에 진에어를 타 보긴 했지만 간단한 기내식도 나오고 무엇보다 나리타 터미널이 늘 가던 곳이라 거의 다른 점이 없었다.
스카이라이너로 도심에서 나리타로 가는데만 40분인데
제주항공의 벽은 제3터미널로의 이동. 이 육상트랙 같은 길을 끝없이 걷느냐, 버스를 타느냐 하는 여정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고
무사히 제3으로 왔다! 음 좋아! 티켓팅도 보안검색도 나쁘지 않았어! 시간은 한참 더 필요했다. 벌써 지친 정도로 조금? ㅋ
자, 손을 씻거라. 애미는 점심을... 사야하는데
아... 면세구역에 도시락이나 오니기리 같은 밥 종류가 전혀 없네. 하지만 걱정이 특기인 애미는 미리 시내에서 아들의 오니기리를 확보해 왔다. 내 건 아쉽지만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준비하자.
시간맞춰 게이트 문이 열리고
하루는 비행기 타는 현실감 충만하게 요런 계단을 오르며 신나신나! 했다.
저기 미모의 제주항공 승무원 여러분들이 기다리고 계시군. 일본인 친구들하고 이야기하다 알았는데 정말 하나같이 한국 항공기 승무원들 용모가 너무 이쁘다며 입을 모았다.
-맞아, 제주항공 승무원들도 진짜 연예인인지 인스타 유명인인지 싶을 정도로 너무 이뻐서 뭐 부탁할 수가 없더라. 왠지... 말 걸기 어려웠어 ㅋㅋㅋ
하자, 전 JAL승무원이었던 마마토모가 그래! 너무 이쁘면 사람들이 말을 안 걸어! 그래서 이쁜 선배들은 면세품 판매를 못했어. 아니 근데 나만 지나가면 아가씨~ 아가씨~ 여기여기~ 하고 손짓하고 불러대고 불티나게 팔렸다고! 젠장알 ㅋㅋㅋㅋㅋㅋㅋ
이라고 해서 다 같이 빵- 터졌다.
비행기를 타면 아이패드를 실컷 만질 수 있기 때문에 비행기는 천국이라는 공식이 성립 된 아이.
게임도 별 거 안한다. 어떻게 서너시간을 도너츠만 만들 수가 있지. 도너츠 반죽해서 토핑하고 시럽뿌려 그릇에 모은다는 아기 게임....
참, 일본 100엔샵 (세리아)에서 효자상품을 발견해 왔다. 친구 왈,
-저가항공의 특징이 산소가 적다는 거래. 산소가 비싸다드라? 그래서 국적기보다 귀가 쉽가 아프대.
원래도 귀가 잘 아파오는 나는 뭔가 대책이 필요하던 찰나에 비행기 기압빼는 귀마개를 발견. 소리는 차단하지 않고 안에 구멍이 뚫려있는데 뭐가 공기방향이 어쩌고... 써 있던데.. (설명이 안 되서 죄송합니다.) 아무튼 아파오려고 하거나 멍멍 해 져올 때 얼릉 귀에 꽂았더니 금방 해소가 되었다. 세상 좋아졌어. 참 사람들 머리 좋아.
귀에 저런 날카로워 보이는 걸 넣는게 무섭다며 못한 아이. 뭐 건강하게 내렸으니 됐다.
서울에 오자마자 공기가 시원했다.
여기서도 멀찍이 떨어진 셔틀트레인을 타야 하는 곳에서 내릴 줄이야. 그래도 밖으로 나가 버스정류장을 찾아 헤매는 것 보다 훨씬 낫다! 한국에 처음 온 듯한 일본 관광객들도 뭐가 어딘지 몰라도 눈 앞에 문은 하나고 오는 건 셔틀 트레인 뿐이라 연어들처럼 그냥 맞는 곳으로 흘러왔다. 인천공항이 참 우수해!
공항에 마중 온 언니들이랑 효워니의 환영을 받으며 쭈뼈릿 하게 아이들은 인사를 하는데 우린 -어 왔어? 어제도 본 사람처럼 웃었다. 아니 실제로 우린 올 5월에도 봤어. 같은 서울 사는 친구도 이렇게 자주 못 볼 걸. 그래서 “나 일본 갔다 왔어.” 라고 인사했다.
엄마 아니면 안 된다던 하루는 이제 형아랑만 놀고 형아랑만 말하겠다고 딱 붙어 앉고 말 안통하면 토라지고 머리통을 쥐어박던 형아는 재잘재잘 주거니 받거니 했다.
다시 뭉친 3형제
변신 로봇이란 걸 영접한 하루. 신주단주로 등극.
살코기 많은 삼겹살에 멸치볶음 오랜만에 보는 애호박을 큼직하게 볶아줬다.
첫 날 버킷리스트인 족발을 시켰는데.
-언니, 족발이 이게 원래 이렇게 느끼했나?
-니가 늙었네. 너 엄청 잘 먹었는데 비계만.
그랬는데. 나는 비계살에 저 돼지 발 껍데기를 보는 사람 속이 메스꺼워질 정도로 자알 먹었었는데. 족발보다 언니가 해 준 애호박이 너무 맛있어서 씹을 때 그 식감이 일본에는 없는 거라 그걸로 밥을 뚝딱 먹었다.
그렇게 늙은 나는 생각해보니 며칠 전에 한 살 더 먹었었다.
-언니 나 한국 가
-언제 오는데?
-**일이야.
-어? 생일 지나고 오네? 휴 다행이다.
ㅋㅋㅋㅋㅋ
이런 대화를 나누고도 몰래 생일 케잌 준비해서 챙겨주는 이 익살쟁이 언니들.
신나게 고래고래 생일 축하 노랠 불러주고 촛불은 지들이 끄고 빨리 먼저 큰 초코렛을 집으려고 달겨드는 하이에나 같은 것들 때문에 케잌은 광속으로 없어졌지만 이렇게 다 같이 모여 많은 사람들한테 축하받은 게 얼마만인가 따스한 기분은 오랫동안 남았다.
앞으로 10일 간 하루와 나 잘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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