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하루야~​

네!
발을 들어 인사해 주네요. 옆에 이런 꼬물이랑 같이 일어나는 건 참 여행이 주는 선물이다. 하지만 꽃노래도 한 두번이라고 매일 받는 건 사양할게~ (모성애의 문제 아니지?)​

하루야 서울에는 한강이라는 예쁜 물이 지나가고 있어. 언제봐도 참 그림같이 예쁘다.​

문래역에서 내려 혹시 지나갈지 모르는 메텔에게 연락했더니 줏으러 와 줬다. 야호​

아주 아기때 보고 너무나 오랜만인 메텔 아들 허니와 여의도 타임스퀘어 실내 동물원 가는 날.​

대학을 졸업하고 부랴부랴 짐 싸서 메텔네 더부살이를 하며 서울 생활을 다시 시작했을 때 마침 생겼던 것이 타임스퀘어였다. 덕분에 서울 정말 좋아졌네 - 어딜가나 다 세련됬네 - 실감나서 설레된 장소. 그리고 첫 월급으로 타임스퀘어에 생긴 멀버리에서 지갑을 사고 두근두근 했던 기억이 난다. 홍대 구제 매장에서 계산하던 내 지갑에 시선을 고정하고 “예쁜 지갑이네요~” 라며 (모르는 브랜드가 없을 것 같이 턱수염이 세련된 주인분에게) 칭찬받은 게 옷 산 사실보다 더 신났던 일도.

-안 돼. 아무거나 만지면 안 돼.​
은근히 얄미운 반장스타일.

냉면에 석쇠불고기를 시키고 애들 든든히 밥을 먹였다. 메텔은 안 그럴거 같이 생겨서 (나 혼자 선입견ㅋ) 얘도 애 입에 쌀밥 안들어가면 맘이 불편하고 꽤 정도껏 밥을 안 먹여놓으면 하루종일 신경쓰는 애미였다. 다른 인간관계나 인생살이는 적당히 그러려니 관대함, 태평양급인데 ㅋㅋ 아무튼 덕분에 나는, 일본 너는, 한국. 업계최고 국내기업을 다니는 커리어우먼에 전업주부. 놓여진 길이 달라 우리가 멀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필요없어진다. 아니어도 잘 지냈겠지만 그래도 같이 애 키우는거 너무 고맙다. 내 모습이 너한테 있고 너를 보면 나 같기도 해서.​

이 날이 8월 마지막날이었는데 내 생일이 있는 달이라고 40프로 할인받았다. 오예! 이제 생일 챙겨야겠어!!

참 빠진 사람이 있군. 메텔의 남편 내 친구 웅이. 친구가 친구랑 결혼하면 좋은 점을 하나 발견했다. 친구 남편이랑 단 둘이 같이 있는 상황이 와도 1도 안 어색해. 일본에서 오래 살았나... 낯선 사람이랑 같이 못 있겠는 나. 비한국사람 인가요? ;ㅂ; 옛날에는 안 그랬던 거 같은데​

입장하고 주렁주렁의 스토리가 나오는 방. ​

애들 먹이주는게 최대 이벤트인 주렁주렁은 새 모이주기​

물고기 쭈쭈 주기​

카피바라 당근주기 등등을 체험할 수 있다. 컨텐츠에 비해 입장료가 비싸서 주말인데 사람이 없다는 것도 사실 난 반대로 추천하고 싶은 포인트다. 대충보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고 또 한 마리 한 마리 요리 조리 뜯어보면서 본전 찾으려면 얼마든지 가능하니까. 구경하는 사람 나름! ​

허니는 호기심이 많고 행동력있었다.​

하루는 엄마 손에 새를 앉히고 엄마한테 느낌이 어떠냐고 인터뷰하는 식으로 간접체험을 했다. 이 자식... ​

중간에 있던 미끄럼틀.
한국사람들의 좋은 점은 떠오르는 말을 전부 입으로 해주시는 어르신들 처럼 아이들도 사람과 관계하는데에 있어서 쓸데없는 걱정을 앞세우지 않고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다.
-엄마... 깜깜해서 어디로 올라가야 되는 지 모르겠어.
한마디하면 위에 가던 누나들이 우르르 내려 와
-모르겠어?
-데려다 줄까?
-같이 갈래?
-신발 벗었니?
애미보다 빨리 하루를 데려갔다.
하루는 누나들의 보호를 받으며 환하게 미끄럼틀을 쓩-

갬동!!! ㅠ..ㅠ ㅋㅋㅋ
한국 공항에 슬로건 하나 걸어두는 거 어떨까

“당신을 혼자 두지 않아요!!!!!”

동물들 코너가 끝나면 휴게코너가 나온다. 와- 다 맛있어 보임..... 한국은 진짜 인심하나 후하다. 어디가서 음식이 쥐꼬리만해 빈정상하는 일이 없다. 맛이야 이런저런 취향이 있겠지만 음식양이 상향평준화 되어 있음. ​

애미들은 아늑하게 피자를 사이에 두고 수다를 떨고 (이 순간 만큼은 둘이 만난 줄) 웅이가 애 둘을 데리고 정글짐에서 빡세게 굴려주고 있었다. (웅이가 키즈 존에서 우리를 찍어 준 사진)

그날 따라 메텔이
-언니 지금 얼굴이랑. 머리랑 너무 이쁘다. 진짜 예뻐요
-얘가 왜이래. 넌 내가 말했잖아. 항상 내 아코가레고 (우상)이고 완벽하다고. 완전 이뻐.
개진지하게 말하다가 주위를 흠칫 둘러봤다.
우린 서로 진심인데 (그래서) 누가 들을까밬ㅋㅋ
메텔한테 더 이쁨 받을래!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야겠어. 의욕이 솟는다!!! ​

처음 보다시피 한 아저씨 손을 잡고 잘 따라가는 하루. 많이 컸다. (사실 웅이 많이 봤는데 기억을 못함 ㅋㅋ)​

-하루야 주렁주렁 어땠어?
-새가 손에 올라가는 건 무서웠어. 그리고 미끄럼틀 재밌었어. 그리고 피자가 맛있었어! 엄마 하루 이제 피자 먹을 수 있어!
그러네. 피자 귀퉁이만 먹었는데 치즈 올라간 피자를 처음으로 잘 먹었다.

합정역 갈아타다가 내 눈에 띈 한국 와플!
하루는 크림이 싫다고 안 먹고 나는 정신없이 먹다 부리나케 사진을 찍었다. ​

와 불광천이 오늘따라 참 이쁘다. 하루야 잠깐 여기 산책하고 집에 갈까?
-아니? 오늘은 바쁘니까 안 될거 같애. 미안해.

종종걸음으로 되게 서둘러서 언니네 귀가하시더니​


형아들이랑 나란히 앉아 게임 삼매경... ;ㅂ;

오늘은 간짜장 탕수육이다.
언니는 고추짬뽕을 시켰는데 원래도 매울게 뻔한 고추짬뽕을 “사장님, 좀 맵게 해 주세요” 라고 주문해서 무서웠다. 대체 뭐가 오려고.... 나는 한 입 먹고 목이 타 들어갈 뻔했다. 위스키도 아니고...

배를 땅땅 두들기며 바람 솔솔 부는 동네를 걸었다. 언니가 아이스크림 엄청 싼 데가 있다며 이렇게 귀여운 가게에 데려가줬다.​

추억의 비비빅, 서주아이스크림에서 하겐다즈까지 ‘ㅂ’​

그리고 아까 못 간 불광천을 하염없이 걷다가 6호선 한 정거장을 걸어버렸다. 바람이 너무 시원했다. ​

6호선 지하철 화장실에 효워니는 응가도 해서 엄청 시원해보였다.​

내일은 다 같이 바다에 놀러간다. 먹을 생각에 나도 두근두근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