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만해 하루야- 앵글에 자꾸 먹다 남은 카레 빵 밀어 넣는 좌식.돗자리, 도시락, 군것질 가지고 올해도 동네 식물원에 사쿠라 구경을 갔다. 계속 만발한 꽃잎 위로 비가 계속 내려서 다들 조마조마했는데 잠깐 멈춰준 딱 하루 모두가 사쿠라를 보러 나왔다. 우리도 다 제쳐두고 달려왔다. 비록 축축한 잔디에 구름 낀 날이어도 즐거워요.카레 빵 드립 연달아하니까 터짐.하루가 생각해 낸 앵글 with 사쿠라 하루는 해리포터 지금 4편 불의 잔 중간까지 왔어요. 원제목이 Goblet of Fire 란 거 처음 알았다. -엄마 고블렛이 뭐야? -고블렛이.. 뭔데? 어디에 나와? -이거 제목이야. -아 불의 잔의 그 잔이 고블렛인가 뭔가 그거래? 고블렛 같이 구글로 찾아보고 컵이랑 고블렛의 차이가 뭔지 읽었다. 비밀의 ..
혼자 우에노에 산책하러 갔다. 사실 온 가족이 같이 갔는데 가는 길에 하루가 엄마한테 너무 짜증을 내서 늬들 둘이 박물관 가. 나는 이런 기분으로 쟤랑 휴일을 못 보내겠네. 이따 만나자. 하고 우에노 안에서 헤어졌다. 여자들이 생리 전에 불안정할 때 처럼 사춘기 애들이 자기 맘이랑 다르게 빗나간 태도가 나가버린다는 걸 안다. 호르몬 핑계대고 여자들이 계속 저러다간 연인이랑 헤어지고 친구도 잃는 것처럼 사춘기라고 영원히 이해받을 수는 없는 법이다. 우에노 분수대를 지나 더 안 쪽으로 들어가면 클래식한 건물들이 보인다. 국제 어린이 도서관도 클래식한 건물 중 하나인데 건축가 안도 타타오의 디자인으로 모던과 클래식이 버물버물 되어 있다. 가자마자 테라스가 보이는 식당에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우에노가 사람으..
요즘 부모는 일단 시작부터 을이 된 기분이다. 공부하는 자식 앞에서는 괜히 더 약해진다. 화내지 않고 조곤조곤 아이에게 뭐든 타이를 줄 아는 것이 부모의 기본 소양인 데다가 공부하는 애가 기분 상할라 분노가 날 삼키기 전에 이 상황이 끝나길 바라는 마음에 아이랑 딜을 할 땐 무슨 거래처에 굽신거리는 영업직이 된 거 같다. 그걸 또 아이가 아는 거 같을 땐 더럽게 약 오른다. 스스로 공부하겠다고 공부 잘해보겠다고 선언한 아들은 내 속으로 나온 새끼란 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기특했다. 그래서 공부 방해하지 않게 괜히 기분 상하지 않게 살살 내가 눈치를 보게 되더라? 근데 얘는 불행하게도 말만 번지르르하다. 얘가 불행한 게 아니라 내가 불행하다. 진짜 객관적으로 타고난 공부 머리도 평범한데 의지가 독한..
올해부터 하루는 일주일에 두 번 학원 갔다 깜깜한 밤이 되어 돌아오는 본격 사교육 키즈가 되었다. 내가 이것도 할 말이 차-암 많은데 하늘에 맹세코 우리 부부가 시킨 게 아니라고 메가폰 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응원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희한하게 우리 집은 애가 제일 교육열 높다는 게 시트콤이다. 가끔 -하루야 이렇게 숙제 안 하고 시간 보내면서 학원 보내달라고 하면 아무리 부모지만 돈이 아까워. 중학교 입시 하지 말고 친구들이랑 같이 동네 학교 가서 재밌게 지낼까. 하면 눈물을 그렁그렁하며 절대로 할 거라고. 제발 시켜달라며. 시트콤이다. 그리고 내 멘트는 전부 진심인데 이게 마치 하고 싶은 아이 못하게 해서 안달 나게 하는 전략처럼 돼버리는 게 아이러니. 우짜뜬, 하루가 일주일에 두 번 이른 저녁밥..
여기는 개화기 느낌 충만해서 좋아하는 카페다. (전에도 두어 번 등장한 적이 있어요)거무죽죽한 금색 도장이 막 설레게 하는 곳.이 집 시그니처 생크림 빵을 한 번 이런 각도로 보여주고 싶었다. 맛은 상상 그대로의 맛이지만 맛없을 수 없는 조합인 거죠. 梟書茶房 Esola池袋店 https://g.co/kgs/7noH3cQ 梟書茶房 Esola池袋店 · 4F, 1丁目-12-1 西池袋 豊島区 東京都 171-0021 日本4.0 ★ · カフェ・喫茶www.google.com레트로 감성 하나 더. 도쿄도 미술관 로비 공중전화 시커먼 녀석인 줄 알았더니?하양이었네?이사 간 메구상 집에서 보이는 스카이 트리. 요즘 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많아 인생의 아픔을 겪고 있는 메구상이 걱정돼서 자주 갔다. 식재료를 사서 저녁도 만..
세상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 통 큰 바지 유행 중.이니스프리 그린티 시드 히알루로닉 세럼 좋다. 내가 좋다고 말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홍이가 이거 좋았다고 먼저 말해서 (같은 라인 레티놀 세럼) 어어!!! 나도!! 나도!! 찌찌뽕 한 템.샤프처럼 눌러서 쓰는 지우개 잠시 보고 가세요. 슬림해서 손 맛이 너무 좋아요. 착 손에 잡을 때 귀여워…내 짧은 지식으로 피부에 자극 주지 않으면서 보습력 높이는 안전한 성분은 히알루론산, 시카, 세라마이드인 거 같다. 레티놀 성분은 스티바 에이 크림에서 디페린 크림으로 갈아탔다. 굉장히 소량으로 바르고 있다. 타이에 놀러 간 장금이 언니한테 하나 사다 달라고 한 게 몇 달째 엄청 엄청 오래 쓸 정도로. 그래서 그 외의 보습 제품을 최대한 저자극으로 챙기는 중..
마리상 (가명)은 50대 주부다. 아니다. 아이들이 이미 다 컸고 이혼하고 혼자니까 그렇게 시간과 공을 들여 돌 볼 집안일이 없으시니 주부는 아닌가. 결혼도 했었고 일은 하지만 파트타임이니 주부인가? 주부였다가 마치 퇴사하면 직업이 바뀌는 것처럼 주부가 아니게 되는 순간은 오는 걸까? 그건 언젤까 애들이 독립하면? 남편이랑 이혼하면? 직장에 출근하면? 뭐지? 주부는?? ㅋㅋㅋ 서론부터 아무말…송구해요 ㅋㅋ 아무튼 마리상은 가끔 나랑 한국어 수업을 한다. 내 수업은 문법을 주입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면서 보다 자연스러운 한국어 표현을 제시해 드리는 수업이라서 은근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다.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치 경제도 아니고 결국은 지금 빠진 것들, 여..
비정규 학습지가 종종 날아온다. 나는 계약 안 했는데… 무료 체험하라는 뜻인가. 사진첩에 볼따구가 도드라진 사진들이 남아있다.어릴 때 사진도 볼따구가 귀여운 사진은 비교적 오래 갖고 있는 거 같다. 생일 포함 새해, 크리스마스, 결혼기념일까지 다 무덤덤한 내가 마덜스 데이라고 감흥이 있을 리가 없는데 케군이랑 하루가 꼭 챙겨야 한다며 회전 스시집에 판을 벌렸다. 그냥 얘들이 스시가 먹고 싶은 것뿐이다. 와방 촌스러운 마덜스 스페셜 케이크가 있어서 먹었다. 너무 촌스러워서 사진 찍은 건데 엄마가 마덜스 데이를 기뻐하며 기록하는 줄 알고 엄마 사랑해~ 축하해~하며 부비부비 얼굴을 비벼온다. 이 얼굴까진 덤덤할 수 없지. 크 기여워리모컨 자동차를 자전거에 싣고 공원에 나갔다. 또래 친구들을 그때그때 만들며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