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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저녁밥을 먹고 일찍 자야겠다.
저녁은 햄버거로 정했다. 케군이 가게를 정했다. 밥집에 관해서라면 언어 장벽 없이 어디서나 인간 검색엔진이 되는 케군의 능력.

지나가다 찍은 식당들 다 예쁘다


Hello Harry

Hello Harry (The Burger Joint) Cairns · Shop 2/95-105 Esplanade, Cairns City QLD 4870 オーストラリア

4.6 ★ · ハンバーガー店

www.google.com

헬로 해리라는 햄버거 집에 왔다.

예쁜 언니가 주문을 받았다.
처음에 영어로 주문을 하다가 나랑 케군의 대화를 듣더니 일본어로 도와드릴까요? 하고 유창한 일본어를 하셨다. 외모가 동양인이 아니어서 엄청 놀랐다. 그리고 몇 마디 배운 일본어가 아니라 고급 어휘와 유창한 악센트라 깜짝 놀랐다. 엄마 일본사람이냐 혹시 살다왔냐 꼬치꼬치닭꼬치 물어봤는데 진짜 그냥 독학파라고 하셨다. 존경…

덕분에 케군은 신나게 이 맥주는 뭐냐, 무슨 맛이냐, 이게 좋냐 저게 좋냐 일본어로 물어보고 싶은 걸 잔뜩 물어보고 만족스럽게 잘 먹었다. 근데 그렇게 비교하던 맥주를 어차피 하나씩 다 시켜서 마셨더라. 직접 알아보실 거면서 왜 물어본 거지.. 도대체 어디로 다 들어가는 거야.  특별한 액체 처리반 장기가 추가되어있는 게 아닐까…

첫 오더부터 쌍권총으로 맥주 시키는 분
하루랑 나눠먹은 버거
신난 칼질

엄청 맛있게 먹었다.

우리가 계산하고 자리를 뜨자마자 주변에 있던 새들이 이성을 잃고 올라와 남은 음식들을 먹었다.
어머 아까까지 젠틀하더니.

아무리 준비해도 매 여행마다 하나씩 안 가지고 온 물건이 있는데 이번엔 아이폰 충전기였다.
그래서 일본어 잘하는 호주 언니에게 아이폰 충전기를 안 가지고 왔는데… 말하자마자
-아 저희 가게에 있어요. 잠시만요
하고 빌려주려는 착한 심성 ;ㅂ;
-어디서 사면 되나요?  
다시 물었다. 그러자 유창히 일본어를 하시다가 갑자기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셨다.
コンビニは高いから우워러러러の方が安いと思います。
-그게 뭐예요?  혹시 여기 핸드폰에 스펠 좀 찍어주실 수 있나요?
지도에 찍힌 장소를 보니까 오기 전에 확인했던 마트 이름이었다.
Woolworths의 리얼 영어 발음은 내가 상상한 발음과 완전히 달랐다. (울워쓰 정도를 상상했다)

그 이후에도 몇몇 사람들이랑 대화하다가 이 마트 이름이 나왔는데  한번도 단번에 나는 알아듣지 못했다. 나중엔 우워워 혀가 기도에 막힐 정도로 웅얼거리는 R발음이 이어지면 아- 이 마트를 말하나 보다 알아가려 할 때쯤 여행이 끝났다. 허허허

내가 이 마트를 발음할 기회도 한 번 있었다. 백 프로 실패할 거 같아 초긴장하고 우r (혀를 말아서 기도에 박은다음)워r (다음 음절도 혀는 절대 펴지 못해) 쓰 (는 심지어 재빨리 뻔데기 발음 태세를 갖춰야 하지) 하며 애썼지만 안 통해서 The… super market..을 덧붙여 소통을 했다.

참 나.. 이렇게 어려운 마트는 태어나서 처음 보네.

그래도 나 정도면 양호하다.
케군한테 말해보라고 하면 우르와쓰 우르오쓰- 이 지경이어서 배꼽이 빠질 뻔했다. ㅋㅋㅋㅋㅋㅋ

첫 호주 편의점

충전기는 놓고 왔지만 천재적인 걸 갖고 왔습니다요.    
100엔 샵에서 오만데에 걸 수 있는 빨래 걸이랑 접이식 옷걸이를 네다섯 개 사 왔다. 이제 저건 여행의 필수품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매일 밤 넋을 놓고 감상했던 하버 뷰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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