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냐고요 대답을 해 보라고요 마지막으로 내 긴머리는 어떤지 사진으로 찍어 남겼는데 오늘따라 제일 예쁘네. 참고로 고데기 안 쓰고 밤에 머리 감고 말린 다음에 돌돌 말아 집게 핀으로 고정해두면 이렇게 펌처럼 자국이 남는다. 일본에 유행했던 빈보우 파마 (가난쟁이 파마)라는 걸 따라했었다. 고데기 열에서 머리결을 보호할 수 있으니까 좋은 점 투성이었지. 덕분에 긴머리 세팅하느라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하나도 아쉽지 않아. 나는 여전히 의지가 굳었다. 왜냐면.. 하아.. 긴머리는 정말 무.거.워!!! 가뜩이나 포니테일 두통 (머리를 묶으면 두피에 혈액순환이 극도로 안되서 어지럽고 토할거 같은 기분이 듦)을 앓고 있는 내가 이 한 무데기의 단백질 뭉치를 달고 다닐 생각을 한 자체가 언감생심 어불성..
홍콩과 마카오 사이를 왕래하며 일본사람과 연애하던 미니가 평생 생각해 본 적 없던 일본으로 시집을 왔을 때 미니 눈에 도쿄는 어딜 봐도 우중충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난 이게 왤케 웃겨) 중국어 영어에 능통한 한국인이 일본어 못해서 일본에서 주눅들은 얼굴을 할 때가 생기다니 이건 지구적 차원에서도 인재낭비고 내가 생각해도 쌩뚱맞아 죽겠다. -생각해 봐요 언니 내가 얼마나 우울했겠어요 근데 사람들은 맨날 도쿄 갬성이다. 일본 늑낌있다. 좋겠다. 부럽다. 하나도 이해가 안 가는 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계속 웃김) 덧: 그 후 미니는 일본 온지1년만에 일어 마스터하고 현지 대기업에서 산전수전 다 겪음. 이런 행동파 두뇌 가까이서 처음 본다... 청운의 꿈을 안고 자발적으로 일본행 비행기를 탔던 사람들 눈..
디즈니 씨 다녀오는 길엔 늘 마이하마역 앞에 있는 익스피아리 몰에서 저녁을 먹는다. Ikspiari 무슨 뜻일까. 5월부터 바뀐 삶! 애플워치로 셀카를 찍는다는 사실. 아이폰을 세워두고 애플워치로 카메라를 작동 시키면 후방카메라 뷰파인더가 내 손목에 보인다. 후... 지금까지의 내가 아니다. 내 2021년은 애플워치가 없는 나와 있는 나로 나뉠 것이여! 애플워치가 생기면서 한가지 의외의 메리트는 오히려 이 시계 저 시계 갖고 싶던 물욕이 사라졌다. 시계 디자인이나 소재 따위 철마다 안 따질 각. 교복입고 다닐 때 최대 장점도 그거였지. 꾸미겠다고 쓸데없이 에너지 쓸 필요가 없는 것. 애플워치에 연동되면서 메모하기 좋은 어플을 수십개 깔아보고 어처구니없이 아이폰 기본 어플인 리마인더가 최고란 것도 깨달았다..
3월에는 5년 동안 준비만 (그것도 마음속으로만) 해 오던 일을 해냈다. 영사관과 도쿄 운전면허 센터를 왔다 갔다하며 드디어 일본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은 나.한국에서 스무살때 면허를 따자마자 장롱속에 처박힌 내 슬픈 라이센스는 그렇게 다시는 빛을 못 볼 줄 알았는데... 번복과 변심의 여왕인 나답게 마음을 바꿨다.스무살 새벽마다 운전면허 학원에서 뭣 모르고 스틱(이 왠말이냐) 2종 면허를 따고 엄마 차를 몰고 처음 도로로 나온 날. 성격 급하고 항상 역정쟁이인 엄마가 보조석에서 어찌나 소리를 지르던지!! 한 톨도 남김없이 내 자신감을 앗아가고 자존감까지 바닥이 드러나면서 나는 핸들 잡는 손을 점점 떨어야했다. 알던 것도 모르게 되고 나는 어디로 가야하는가, 여긴 어디, 옆에 있는 포악한 맹수는 누규. 나..
봄이 되면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가끔 쌍커풀이 진다. 이맘때만 만날 수 있는 레어하루.6살 현재. 자립은 커녕 점점 엄마 쪼아. 엄마 사랑해 모드가 되어가는데요?얼마 안 남은 유치원생활이 하루는 하나도 안 아쉬운 것 같다. 그렇다고 초등학교가 기대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는 놈 잡지 않고 오는 놈 막지 않는 덤덤이. 인생 두판째인 듯한 케군의 그런 면을 고대로 닮았다.‘오유기카이’ (장기자랑)도 못했고 졸업식도 아주 제한적인 내용만 할 예정이라 작은 송별회가 있었다. 4살반 아이들이 만들어 준 꽃목걸이와 5살반 아이들이 만들어 준 왕관을 걸고 6살반 형아 누나들이 부모님들을 위해 악기를 연주했다. 하루는 심벌즈를 맡았는데 차례가 돌아올 때마다 신나게 꽝! 꽝! 맞부딪히면서 환하게 웃었다. 얼굴로 연주하..
메구로에 으리으리한 리저브 매장이 생겼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가 본적은 없었다. 리저브? 뭔가 다른 건가? 어? 긴자에도 있네?2층으로 가 봅니다.각종 빵이 파는데 (11시부터는 샐러드 곁들인 런치 플레이트도 먹을 수 있다.) 크로와상한테 뭐라고 써 놓은건가요.. 크로와상이라고 안 써 있네요? 생각한 그대로 물어본다. 이탈리아어였다.노란 크림이 들어 간 꼬르네또 (일본어표기로는 코르네티라고 써 있어요)를 고르고 음... 세개 중에 뭘 하라고 했는데.. 커피 원두의 차이는 모르기 때문에 브랜드, 그냥 무난한걸로 달라고 했다. 자리에 착석! 와이파이 오케이!참, 콩은 브랜드로 하고 음료 종류는 리저브 바닐라 빈을 시켰다. 일반매장에 있는 화이트 모카처럼 달까요? 아뇨 그렇게 단 맛은 아니에요. 직원분의 설명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