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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에서 싸구려지만 너무 충분한 리모컨 자동차 하나 사 줬다. 공터에서 형아들 놀 때 침을 흘리고 보던 게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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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이거 하나면 육아 끝. 진작 사 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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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락할 때 몸 까지 다 방향 틀면서 하던 사람
그게 난데. 이런 것도 유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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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 양파, 당근 다져서 전을 부쳤다. 요즘은 구역질까지 나온다는 잎 채소는 미래의 숙제로 남겨두고 맛있게는 아니지만 의무감에라도 먹을 수 있는 뿌리채소들을 주면서 성공체험을 늘리고 있다. 이제 하나의 일과로 받아들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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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돼지고기 잔뜩 넣고 팔팔 끓인 지옥의 고추장찌개로 스트레스 후려치기.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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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지,감자, 당근 넣은 쏘야에 브로콜리를 딱 하나 얹어 봤는데 정말 힘들어 하셨다. 알았어. 알았어~ 바로 치워드림. 브로콜리는 살짝 뿌리채소에 편승 해도 되려나 기대한 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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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창 이쿠미가 멀리 사이타마에서 편지를 보내왔다. 마음씨도 곱고 센스 있는 건 알았지만 손재주 탑재 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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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안감까지 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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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도 없이 편지로 받으니까 기쁨이 몇 배였던 거 같다. 그래서 나도 톡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썼다가 다시 지웠다. 나도 이 기쁨을 돌려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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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요즘 동그란 수세미 뜨는 여자니까.
부끄럽지만 예쁘게 포장해서 손편지와 함께 답장을 했다. 왔다갔다 한 참 걸리는 일이지만 정말 따뜻한 행위다. 이쿠미에게 톡이 왔다. 도착했나 걱정하고 있던 모양인데 뜻 밖의 선물이 생소해서 진짜 좋아했다.니트로 뜬 수세미는 친환경적인데다가 기능이 짱이야. 이게 바로 한국의 스탠다드라구~ 나는 한 번 더 외국인 친구 둔 덕을 보여준 것 같아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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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하루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호떡 믹스를 사다가 대량으로 구워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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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면서 먹고 둘이 앉은 자리에서 6장을 먹어 치웠다. ㅎ.. ㅎ 무섭게 먹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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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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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거 봐! 엄청나게 큰 풀이야 ㅋㅋ
이번 주 대박 사건.
엄청나게 큰 풀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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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살개 처럼 자라난 머리를 잘랐다.
이렇게 길러 본 건 (방치해 본 건) 처음이라 삽살개하루가 신선했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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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었나?
한 밤중에 침대에서 발가락에 발톱이 뾰족. 하고 거슬리길래 음...발톱깎이 가지러가기 너무 귀찮은데... 경솔하게도 나는 손으로 잡아 뜯었다. 어떤 무서운 일이 벌어질지 모른 채 ;ㅁ; .....나... 돌아갈래!!!!
그리고 염증이 생겼는데 반창고를 붙여도 붙여도 소독을 해도 연고를 발라도 도저히 나아지질 않았다.
왜 그래. 내 자가치료력 어디 간거야. 난 이렇게까지 늙은거야? 그러더니 최대한 순화 된 어휘를 고르고 고르자면.. 엄지 발톱 옆에 이름모를 낯선 세포들이 자라서 나와 공생을 시도했는데 그 녀석이 붉고 또 계속해서 곪는게 취미인 것 같았다. 조금만 눌러도 아프고 걷는 것도 힘들어지고 신발 신는 것도 공포스러워지게 된 시점에서 계산 해 보니 얼추 한 달이나 낫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미쳤어... 정상이 아니야... 일이 바쁘고 여러가지 일정이 있었다면 당장 해결하고도 남았을 일인데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다보니 시간이 가는 것도 체감을 못하고 불편하긴 해도 그렇게 치명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나보다.
-여보야... 나 발가락이 너무 아파... 하루한테도 발 가까이 오기만하면 짜증을 내.. 어떡해.
-빨리 병원 가... 그러다 발가락 짤라야 되면 어떡해.
말투만 겁나 상냥하고 소름끼치는 조언을 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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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큰 용기를 내서 피부과를 가게 되는데.
(성인이 된 이후로 손에 꼽힐 만큼 큰 용기였다.)
내 발톱 옆 녀석의 이름은 육아종이었다. 얜 있어서는 안 될 살 점이라 전기메스로 자른다. 고름을 짜낸다. 무시무시한 치료가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얼마나 떨었는지 모른다...
오- 그러나 다행히도 선생님은 일단 일주일치 항생제를 처방 해 주셨고 며칠 지나자 엄청난 속도로 붓기와 아픔이 빠르게 식어갔다. 스치기만 해도 아팠는데 이제 살 것 같다. 그리고 운명의 일주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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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핏하면 의사놀이 하는 하루를 데리고 진료실을 찾았다. (케군이 출근해서 맡길 곳이 없었다.)
내 증상과 경과를 다 아는 하루가 계속 위로를 해 줬다.
-엄마 무서워? 엄마 오늘 수술하자고 하면 어떡하냐?
-으... 무서워ㅠㅠ 그래도 해야지. 가만 두면 더더 아파진대...
-나 있잖아. 하루가 옆에 있으니까 힘내.
선생님은 오늘 발톱을 뽑고 가실래요? 하셨다. 이게.. 내향성발톱이 아닌데도 살이 많이 붓고 발톱을 덮고 있으니 계속 찔리고 있는 거라고 한다. (내향성발톱 때문에 습관적으로 이런 일을 겪으시는 많은 분들의 고통을 일시적으로나마 공감하면서 진짜 여러분들의 비통함을 내내 생각했습니다. 아프셨죠 ㅜㅜ)
10년치 용기를 긁어 모았다. 하루도 보고있는데 여기서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일 순 없어!!! 난 찌질하지만 엄마는 강하다!! 네!! 합시다!!!
처치실에 들어가서 마취주사 맞다가 혼절할 뻔했다. 안아프라고 놓는 주사가 이렇게 아프면 어쩌라는거에요... 침대에 누워서 괴로워하니까 머리맡에 있는 하루가 손을 뻗었다.
-엄마. 손!!! 내 손을 잡아!!!
간호사 두 분이 엄마 위로하는 거야!!! 야사시이... 가와이이.... 착하다 귀엽다. 너무 어쩔 줄 몰라하셨다.
난 누우니 내 발 상황이 안 보였다.
-하루야 지금 엄마 발 어때? 선생님 뭐해?
-으... 어.. 지금. 가위 같은 걸로 아우 피. 그리고 뭘로 닦고. 근데 아 잠만 안 보이네. 하루도 키가 작아서 좀 안 보이네? 조잘조잘 열정가득 뭔가 잔뜩 쫑알쫑알.
하는 말을 듣고 간호사랑 선생님이 한국말 너무 잘한다. 진짜 각코이이 각코이이!!!
하루가 하는 말 내용은 모르시고 계속 멋있다고 난리셨다. 이게 다 한국드라마의 병폐야.. 드라마 너무 보신 거 아니냐고요. 한국말 하는 남자 다 멋있어 보이는 신기한 현상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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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애기의 응원 덕분에 감행한 수술은 아팠지만 잘 끝났고 그 다음날 부터 그렇게 오랫동안 날 괴롭혔던 고통이 거짓말 처럼 끝났다. 단 하루만에!!! 눌러도 뛰어도 안 아파.... 의술은 매직이다. 정말 존경합니다. 의료진 여러분.
그리고, 드라마 보다가 바다 건너에서 현빈 팬클럽 가입한 마마토모 여기 한 분 추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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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클럽 회원들만 준다는 회원지를 받고 현빈 보조개에 빠져 매일 밤 헤엄치고 있다.
그런 마도카짱 맞장구 쳐 주기 위해서 사랑의 불시착을 정주행했다가 엑스트라 알바 뛰는 내 친구를 발견했다. 드라마 볼 때마다 월리를 찾아라도 아니고 내친구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한데 눈썰미 더럽게 없는 내가 처음으로 정답 찾아낸 거였다. 그리고 너 맞냐고 확인 하자마자 마도카짱한테 문자를 보냈다.
-그 장면 기억나? (친구 신변보호를 위해 밝히기 어려운 점을 이해 바랍니다 ㅎㅎ) 그 장면에 그 사람 내 친구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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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카짱은 실제로 현빈을 보는 것 조차 꿈 같은 일인데 막 눈 마주치고 그런 초근접거리에서 만났다는 것 자체에 충격을 받았다.
하긴 다른 연예인에게 이런 반응은 뭔가 위화감이 있을 거 같은데 공유나 현빈은 내가 생각해도 이럴만 해. 나도 엑스트라 역할 한 내 친구한테 다그치듯 물었다.
-현빈 얼굴 어때!!!! 완전 멋있지!!!!! 그 어떤 작고 사소한 정보도 기억나는대로 다 말해 봐!!!
ㅋㅋㅋㅋㅋ (현빈님은 연기할 때 집중력이 뛰어나시고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이시며 다른 드라마 촬영지에서 여러 배우들의 팬클럽 조공을 받아 봤지만 현빈 팬분들의 조공이 역대 최강이었다고 합니다. 예를들어, 커피차가 오면 주연 조연 스텝들에게 한 잔씩 돌아가는게 예사인데 현빈님의 조공 커피의 경우 모든 배우와 스텝 심지어 엑스트라에게까지 무.제.한. 커피가 최상급 원두로 제공되어 내 친구에게도 길이길이 전설로 기억되었다고 합니다. ㅋㅋ ) 정말.. 사소한거하낭하낭정말머시땅. 사랑의 불시착을 보면서 발 아팠던 것도 참을 만 했으니 말 다 했지.
그나저나 수술이 끝나고 발이 편해야 맘이 편하다는 절대불변의 진리를 경쾌하게 불러주신 추억의 그 CF송이 귓가에 들려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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