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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생신에 장어 요리를 모여서 먹었다. 이걸 기획하는 것도 조율하는 것도 왜 며느리였을까. 다들 단톡에 답을 안 해서 짜증이 났다. 그리고 맞이한 당일. 해치우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이래서 자꾸 집안 행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니까. 어머님이 살아계셨을 때가 너무 그립다. 어머님은 이런 걸 하나도 귀찮아하지 않고 사시사철 시시 때때 기획하고 실행하셨다. 누구 하나 집 안에 그런 기획자가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런 타입이 아니다. 아무것도 안 하자니 아버님도 아이들도 서운 할 것 같아서 목줄 잡고 끌고 가는 중인데 다른 사람들은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거 같다. 오히려 끌려가서 편한 느낌? 하지만… 너희들은 편할지 몰라도… 난 이 많은 식구들 질질 끌고 가는 거 많이 무거워..

이렇게 좋은 식당 어떻게 찾았어? 너무 맛있다. 우와 여기 진짜 친절하다. 다 같이 모이니까 너무 좋다. 언니 고마워요~
밥 먹으면서 동서 서방님 아버님 조카들 다 칭찬 일색이었다. 나는 그러면 이것들아 빨리빨리 의견 물어볼 때 좋다 싫다 몇 시에 간다 며칠이 좋다 대답을 하란 말이야…. 속으로 삭히며 미소를 지어주었다.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그냥 내 성질 하나 확 죽어서 다 같이 자주 만나고 싶은데 욕심이려나.

명상 세포를 불러본다.
노을이 예쁩니다…
이 시간은 지나갑니다…
다 지나고 보면 잘했습니다…

오랜만에 백수 친구를 소환했다.
나와라 백수야.
친구가 백수 돼서 너무나 행복한 티는 내면 안되는데 어쩔 수가 없네. 너무 좋아!!! 앜ㅋㅋㅋ


런치 예약 안 되는 일식집에 오픈 시간 맞춰서 줄 섰다. 이미 어머님들이 양산 쓰고 많이 와 있었다. 빌딩들 사이에 목재 집 한 채가 그림같이 서 있어서 설마 오두막인가 싶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2층까지 있는 넓은 전통 가옥이라 깜짝 놀랐다. 허리를 구부리고 2층 같은 다락에 올랐다.


그날은 미니한테 소설 <고래>를 토스했다.
"걍 시작하자마자 도파민이 계속 터지면서 이게 무협지인지 판타지인지 아니면 역사 소설인지 모르겠는 놀라운 세계관이 펼쳐질 거야."
이게 얼마만의 한국 종이책인지 모르겠다며 미니가 감격해서 데려갔다. 이 책도 재밌게 읽어줬으면! 지난번에 우연히 내가 추천한 영화를 남편이랑 같이 보다 눈물까지 흘렸다고 일부러 리뷰를 해줬을 때 기분이 좋았다.
참고로 37 세컨즈라는 일본 영화

태어날 때부터 뇌성마비를 가진 여주인공이 독립해 나가는 성장 스토리다. 실제로 뇌성마비를 가진 배우가 연기를 했다. 첫 출연, 첫 주연. 장애를 가진 주인공 유마는 인기 만화작가의 어시스턴트로 일하고 있다. 그 인기 만화 작가는 유마의 절친이었다. 그런데 사실 진짜 만화를 그리는 건 유마였고 고스트라이터를 둔 절친 만화작가는 인플루언서 행세를 하고 다닌다. 유마도 데뷔하고 싶다. 뭔가 이렇게 계속 억울하게 살 수 없다. 하지만 원고를 봐주기라도 하는 곳은 성인만화 잡지사 밖에 없었다. 원고를 들고 만난 편집장은 편견 없이 이런 냉정한 조언을 했다. “한 번도 남자랑 자 본 적 없지? ” 그림은 좋은데 진짜가 아니라며 나중에 해 본 다음에 다시 와 달라는 말을 남긴다. 그때부터 유마의 한 번 해보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다. 그러나 아침부터 밤까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치 신생아 돌보듯 유마를 돌보던 엄마는 애가 점점 이상해져 가는 꼴이 너무 걱정돼서 돌아버릴 것 같다. 엄마한테 떨어져서 세상에 나가는 것. 또 그렇게 나가보니 엄마말과는 달리 편견 없이 마음을 나누는 비장애인들과의 만남. ㅠㅠ 눙물… 살짝 보고 싶어지지 않나요? 이 영화를 일부러 거실 티브이에 연결해서 큰 화면으로 봤다. 확실히 화면이 크면.. 감동이 크다.
이 영화를 미니가 너무 맘에 들었다 그래서 신이 나 두 번째 영화도 추천했다.
영화 <나는 나, 하루나 아이>

일본 유명한 트랜스젠더 예능인 <하루나 아이>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성정체성에 고민하는 주인공 이야기와 함께 일본에서 처음으로 성전환 수술을 성공한 히든 스토리를 담고 있다. 볼거리가 정말 많은데 먼저 하루나 아이를 연기한 <모치츠키 하루키> 배우가 물건이다… 첫 주연, 첫 연기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했고 본인도 퀴어라서 몰입도가 어마어마하다. 이 친구 실제 인스타도 추천. 패셔너블하고 끼가 넘친다.
인스타 요기
얼마나 크게 될지 감도 안 옴.
하루나 아이가 일본에서 성전환 수술을 한 첫 환자이고 이걸 성공시킨 <와다 코우지> 의사는 그 후로 죽을 때까지 사명감을 가지고 많은 트랜스젠더들을 수술했다. 의료사고로 사망자가 나오면서 언론의 비난을 받았지만 성전환 수술을 원하는 사람들이 계속 줄을 섰고 잠을 줄여가며 수술을 하다 과로사로 사망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게 너무 재밌었다.
하루나 아이는 아직 일본 연예계에서 활약 중이다. 어떤 유튜브 채널에서 본인이 옛날 남자 친구랑 (영화에서도 비중이 크다) 의사 선생님 추억하다가 우는 장면에 나도 같이 울었다. 어떻게 비슷한 시간을 살았는데 이 사람의 우여곡절은… 이렇게나 몇 곱절일 수가 있을까. 이걸 다 감당하며 어떻게 살았을까. 여러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미니가 나보고 언니 출발 비디오 여행 같아요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게 언제 적이야 알아듣는 내가 싫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어 수업 가는 카페는 무슨 커넥션이 있는지 항상 한국인 아르바이트생이 있다. 늘 다른 사람인데 일부는 꼭 한국인이다. 일본어 학원 친구들이 서로서로 소개해주나? 아무튼 그날 라테 아트를 처음 배우는 한국인 아르바이트생이 손을 부들부들 떨며 하트를 만들어 줬다.
엉덩이 같긴 하지만 초보니까 너무 잘했어…. 기특해… 내가 한국인이란 건 밝히지 않는다. 난 매주 오기 때문에 매주 부담 주고 싶지 않으니까요.

참고로 이 집 정석 매뉴얼은 이거다. 생각해 보니 너무 빡센 알바네. 얼마나 일해야 저게 가능한 거지.

집 앞에 동물 병원 주차장이 있는데 아저씨가 주차를 시도하다가 표지판을 받아버렸다. 아마… 뒤로 가고 싶었는데 악셀 밟아보니 R로 안 되어있어서 힘껏 앞으로 직진??? 그래도 찌그러진 게 표지판이라 다행이다… 저 앞에 하루가 있었다면… ㅠㅠㅠㅠ

이달의 네일.

나 오늘 오랫동안 궁금했던 클리닉 왔어요.
한국에서 온 원장님이 일본 성형외과와 합쳐서 일본 서비스와 한국의 경험을 모두 갖춘 곳이라고 선전하는 곳이었다. 대기실에 봉봉, 식혜, 찰떡파이가 있었다. 어머나.
안 아프게 하는 리쥬란이 유명해서 왔는데 친절한 한국 선생님의 상담을 받다가 방향을 틀었다. 어느 유튜브에서 내가 정해서 가는 것도 좋지만 전문가한테 아예 오픈 퀘스천으로 나를 보고 뭐가 좋을지 일단 맡기는 걸 해보라는 것이다.
1. 아픈 게 너무 싫다. 진짜 싫다. 너무 아프다. 2. 내 팔자주름이 조금만 펴지면 너무 행복할 거 같다. 3 난 갓 태어난 것 같은 피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화장만 잘 먹으면 좋겠다.
이 정도의 희망사항을 이야기했더니 선생님이 리투오랑 필러 1cc를 추천하셨다. 나는 요즘 필러의 안전성에 대해 매우 신용하는 콘텐츠를 많이 본 상태라 오케이 했다. 단지 예전에 했을 때 긴 바늘을 후벼 파면서 요리조리 돌려 디자인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던 경험이 있어서 그게 너무 무섭고 아팠다고 하니까.
-어… 언제 하셨는데요?
-10년 전에요.
-아~ 그때랑 아주 달라요. 필러를 예전에는 아주 깊숙이 넣어야 된다고 의사들이 믿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건데 요즘은 얇게 넣어요. 그게 좋다는 걸 알게 됐어요. 하나도 안 아프실 거예요. 진짜 금방 끝나요. 그리고 다른 건 넣어서 결절이 생기거나 이러면 곤란한데 오히려 필러는 녹일 수 있습니다. 잘못되면 녹일 수 있어요. 이런 시술이 거의 없어요. 저는 일본 환자분들한테 수없이 놓았거든요. 근데 요즘 저희 병원 오시는 한국분들은 필러에 대해 극도로 거부감을 갖고 계셔서 솔직히 되게 깜짝 놀라고 있어요.
하시는 얼굴이 (이렇게 좋은데… 왜? )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게? 녹일 수도 있는데…. 그러네? 그리고 이제 후벼 파지 않아요? 그럼 안 할 이유가 없어요… 와우!

마취크림을 누워서 간호사가 발라주셨다.
일본의 공장형 클리닉은 아주 좁은 화장대에서 직접 발라야 했기 때문에 누워서 누가 해준다는 당연한 일에도 감격해 버렸다. 이래서 사람이 젊어서 고생을 해야 하는가 보다. 그래야 나중에 뭘 해도 다 편하지.
리투오. 그래 리투오를 말해보자면 내가 정착할 스킨 부스터를 찾았다. 리쥬란, 스킨보톡스 했을 때보다 두배로 화장이 잘 먹는다. 안 무너져. 게다가 그땐 없었던 탄력도 차 올랐다. 마취 크림만으로 통증도 거의 없었다. 리쥬란은 약물 들어갈 때 막 피부 속을 찢는 거 같은 고통이었는데 리투오는 바늘을 찌를 때 조금 느낌이 있었지 들어가고 나면 약물 넣을 땐 아무 느낌이 없다! 심봤다!
장점은 엠보가 없다는 것. 단점은 바늘구멍 자국이 일주일 간다. 그런데 딱 일주일 후에 멍이랑 바늘구멍은 사라졌다. 앞머리와 마스크로 충분히 가리고 다닐 수 있었다. 아프지 않은 대신 일주일 다운 타임 시간을 가져야 함.
비포 애프터는 없지만 다음에 여행 사진 올릴 때 눈여겨보시길 바랍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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