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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는 자세히 기록 좀 해야겠어요.
하코네 온천 여관은 정말 솔직해서 낸 돈만큼 확실한 값어치를 한다. 싼 곳은 정말 허름하고 적당히 돈 낸 곳은 룸 컨디션부터 밥 구성까지 구석구석 적당하고 많이 받는 곳은 진짜 받은 만큼 확실히 해 낸다.
연말연시는 한해의 마지막과 시작을 하코네에서 보내고 싶은 사람이 많기 때문에 몇 달 전부터 예약이 차는 극성수기라고 한다. 게다가 좀 늦게 알아보는 바람에 적당한 온천 방이 한 개도 없었다. 매우 낙후된 곳과 겁나 비싼 방, 극단의 선택만이 남았는데 케군은 돈이란 만들려고 하면 만들어지지만 시간은 만든다고 되지 않는다란 마인드로 비싼 방을 예약했다. 부라보. 여보짱 그 마인드 완전 맘에 들어. 후세에 남길 격언이야. 어~ 잘했어.



로비부터 신발 벗고 신발장에 맡기는 시스템이었다.
온천 호텔에 체크인을 하면 사실 나갔다 들어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안에서 놀고먹고 배 뚜둘기러 오는 것이 온천호텔이기 때문에.


와 여기 뭐야.
로비에 이로리…
이로리는 추운 동북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쓰는 난방기구다. 저기에 옹기종기 앉아 불 때고 생선도 굽고 떡도 굽고 하는 곳. 저렇게 멋진 인테리어로 꾸며 놓은 건 처음 봤다.

실제로도 따뜻하다.




세면대 1

침실이 거실이랑 분리

세면대 두 개 있음
케군아 왜 자꾸 따라오는거냐.

저 문 밖에 샤워실이랑

프라이빗 노천탕.. 미쳐따.
도착하자마자 셋이 대중탕에 몸 담그고 방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먼저 남자 둘을 보내고

내가 여탕에 왜 가냐.
훠이훠이 다 쫓아내고 혼자 방에서 누릴 것임.

온천 물이 42도로 계속 나오는데 수도꼭지를 틀면 찬물이 나와 원하는 온도로 맞출 수 있다. 하지만 늙어서 뜨거워도 시원하네. 뼛속까지 시원~~ 하다. 몸 푹 담그고 내장까지 데운 다음

식구들이 올 때까지 혼자 다큐를 봤다.
내가 좋아하는 NHK 72 hours가 한다.
어느 한 군데 장소에서 72시간 카메라를 두고 관찰하는 다큐다. 연말 특집으로 100세 가까이 되는 할머니 오뎅집이 방송 중이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오뎅 국물 만들고 꼬치 끼고 매일같이 문을 여는 아주 작은 가게 할머니. 그냥 저렇게 소박한 곳에서도 오는 손님들 인생이 드라마고 아무 일도 없지만 늘 어딘가에서 무슨 일이 있는 것이 너무 재밌다.

이제 시끄러운 사람들을 데리고 밥을 먹으러 가 봅시다.

어린이는 곰돌이 젓가락을 주시네.




양도 맛도 너무 좋았다.
계속 쭉쭉 나오는 코스 찍다 말았다. 늙었음.

같이 사진 찍어 주는 줄 알았는데….

그딴 표정 짓고 있었어…?

(배신감…)





밥 먹고 올라가는 길에 소화전 등불이 벽에 비춘다. 순발력을 발휘해 재기 발랄하게 미션 임파서블 노래를 부르며 암살총을 피하는 흉내를 낸다. 뚠뚠뚜둔 뚠뚠 뚜둔~ 띠로리~ 바로 따라 하는 하루. 나도!!! 나도!!!
미션 임파서블 영화 보여줬더니 알아먹는다. 다섯 살 때 아기공룡 둘리 (80년대 버전)를 보여주고 내가 보던 영화나 드라마를 보여주면 통하는 게 많아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데 둘리는 보다가 눈물이 터져서 끝까지 정주행 못했다. 도우너가 바이올린 모양의 타임머신으로 공룡시대에 돌아가는 데 성공했던 에피소드였는데 둘리가 꿈에 그리던 엄마를 만나서 이제 엄마랑 안 헤어질 거야… 이러면서 눈물의 상봉을 했었다. 그런데 희동이가 다른 사람들이 돌아갈 때 둘리 형아 없으면 안 된다고 몰래 둘리 꼬리에 밧줄을 묶어 다시 현대시대로 끌고 와서 또 생이별을 했다. 엄마랑 둘리가 헤어진 장면 후에… 바이올린 재생 불가로 망가짐… 하루가 대성통곡을 하고 두 번 다시 둘리를 보지 않는다. 노래도 부르지 말란다. 쏙쏙쏙 방울 빙글빙글 방울 여기저기 내 방울- 저 귀여운 노래마저 흥얼거리기만 해도 슬퍼서 눈물이 글썽이는…
나도 어릴 때 분명 봤는데 그렇게 슬펐던 기억이 없는데? 그러고 보면 난 무슨 생각으로 본 걸까. 엄마랑 헤어져도 뭐 그렇구나~ 하면서 봤을까? 엄마랑 같이 못 살아도 어쩔 수 없지. 이런 정도의 연대감이었나? 내용을 이해를 못 했었나? ㅋㅋㅋㅋ 아마 사고력과 인지력이 덜 떨어졌었을 가능성이 크다.



안대까지 야무지게 챙겨 왔네 ㅎㅎ

아침 일찍 일어나 여탕에 왔다.
깨끗하고 쾌적하고 온천물도 너무 좋음 ㅠㅠ
아무도 없어서 몰래 수영했다.

아침 뷔페
소꼬리뼈 국물이 완전 갈비탕이어서 깜짝 놀랐다.
밥 두 그릇 들어감.



다음에도 아주 늦게 여행 가자고 해야겠다….
비싼 방만 남아있도록 기도하면서.
라포레 하코네 고라
https://www.laforet.co.jp/g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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