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여행 하는 여자

2025년 하코네 기록

Dong히 2026. 1. 23. 12:47

우린 결코 매년 하코네를 가기로 정한 적이 없지만 너무 만만한 하코네. 가도 가도 또 가고 싶은 온천 여관이 수두룩한 것이 하코네라서 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지척에 온천이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종합해 보면 은근히 케군이 하코네를 좋아하는 거 같단 말이야… 어디 갈지 의논하고 있으면 기술 좋게 결론을 하코네로 몰아간다. 이좌식 의외로 영업이나 컨설팅을 했어도 되게 잘했을지도 몰라.

백화점 지하 -> 도시락 사기 -> 신주쿠에서 로망스 카-> 하코네 등산 전철-> 온천여관 -> 다음날 케이블카랑 배 타기 -> 온천 계란 까먹기…. 또 어디서 많이 들어본 레퍼토리의 수순을 밟고 있다. 진짜 안 좋아하는데 하코네 여행 예찬자에게 우린 세뇌당해서 또 좀비처럼 따라다님.

-엄마 맨 앞에 가서 운전석 보고 싶어.

로망스카 중에서도 전망 차량이 딸린 차종이었다. 어? 제일 앞 좌석부터 승객이 앉는데 운전은 어디서 하지? 하루의 설명으로 알았다. 저 위 다락방에 운전석이 있었다. (어피치의 손가락 끝 주목) 사람들 풍경 보여주려고 다락방으로 쫓겨나다니 소공녀야 뭐야. ;ㅂ; 불쌍해. 어떻게 올라가시나 봤더니

천정에서 사다리가 내려왔다. 내려다보며 기차 운전하는 기분이 되게 좋을 거 같다는 생각도 했다. (난 무서워서 못할 듯)

변함없는 나의 벤또 취향

어제 쏘이 언니가 준 단팥빵도 가져왔다.
-언니 앙꼬빵도 같이 데려가요~

요즘 사춘기가 일찍 시작해서 어떤 초5는 반항하고 발광하고 벽 뿌신다던데 하루는 느닷없이 엄마 껌딱지가 되었다. 이유를 모르겠…. 엄마랑 같이 앉아 갈 거다. 엄마가 가는데만 갈 거다. 엄마가 꼭 옆에 앉아라. 엄맘맘맘맘마… 매미 수준으로 날 부르고 있다. 귀여운데 조금 걱정이… 도… 독립도 하고 겨… 결혼도 할 거지?

커피 사러 잠깐 들어간 가게에서 만난 곰돌이들.
룸메이트가 많네. 개인 공간이 너무 없어.

사실 젤라토 가게였다.

하코네 산을 오르는 <등산 철도>
목을 쭉 빼고 앞을 보고 계시는 아저씨가 일행한테 세세하게 배경지식과 알찬 팁을 끊임없이 말씀해 주셨다. 우리를 포함한 주변 승객들이 안 듣는 척하면서 다 귀 쫑긋 세우고 경청했다. 매우 해박하셨다! 아저씨 설명이 시작되면 다들 말하다가 멈추고 조용해졌다. 다 안 듣는 척 하지마요. 듣고 있는 거 다 알아요. ㅋㅋㅋ

날씨가 어마어마하게 좋았다.
이번 겨울 정말 따뜻하네.

예쁜 사진이지만 케군이 길 잘못 찾고 다시 돌아가는 중 ㅎㅎㅎ

어렸을 때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온천물에 손 씻었는데 계속 같은 곳을 가는 건 또 이런 재미가 있다. 그리고 이 정도로 반복해서 가줘야 작은 닝겐이 드디어 기억한다. 돈 펑펑 들여 간 싱가포르, 괌, 오키나와, 발리 여행 다 기억이 안 난단다. 아이들에게 보다 많은 경험을 쌓게 할 거라고 유아기에 막 비싸고 먼 여행 다 부질없어요. 하나도 기억을 못 해요.

고라역에서 내려서 처음으로 하코네 식물원에 갔다.

-와 엄마 여기 길 너무 이뻐 토토로 같아.

-엄마도 찍어줄게.
귀여워 ㅋㅋㅋㅋ 가끔 남친 멘트 할 때 너무 귀엽다.

나무 사이사이에 슝슝 자란 버섯 발견

오 또 다른 버섯 발견

조개 같은 버섯 발견
국 끓여 먹을 수 있는 건가.

예전에 엄마 친구가 니네 엄마는 그냥 놀러 다니는 건 재미없어한다는 말을 했다. 우리 엄마는 그냥 어디 산이고 바다고 이쁜 거 보러 가는 건 별로고 갯벌에 가서 조개 캐고 산에 가서 나물 캐고 그런 델 아주 좋아한다고. 가서도 쉴 새 없이 자루에 조개를 캐는데 다들 혀를 두를 정도로 몇 자루나 챙겨 간다고. 뭔 놈의 나들이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일만 하다 온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 우리 가족끼리 강가에 놀러 갔을 때도 엄마가 우연히 발견한 우렁을 깡그리 다 긁어모으기 시작하더니 언니랑 나도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열심히 우렁만 잡다 온 기억도 난다. 엄마 진짜 쌉티였나봐.

식물원에서 제일 생활에 도움이 될 거 같은 버섯 찾는 게 가장 재밌었다. 이제 알아요. 우리 같이 늙었으면 합심해서 인천 앞바다 조개를 다 잡아왔을텐데.

의자가 있었다.

한겨울 터진 팝콘도 있었다.

다정히 여행 다니는 노부부.

예쁘다 하늘.

반응형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6/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