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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같이 손가락을 다쳐서 한동안 포스팅을 못했다.. 밀린 이야기는 많고 엄지 손가락 두 개로 아이폰 포스팅 중. 키보드 두들기며 올려야 제 맛이지만 ㅎ중간에 끊어진 케언즈 수다(기록)가 제일 찜찜해 참을 수가 없어라-

종합 선물세트인 쿠란다의 마지막은 케이블 카를 타고 내려오는 거였는데 정말 마지막까지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렇게 높은 케이블카는 태어나서 처음 타서 내내 와… 인간들… 이런 걸 만들다니. 인간이란 정말 대단하다…. 세 식구가 감탄을 했다.

호주에서 느낀 것 중 한 가지가 백인 (놀러 온 다른 나라 사람일지도 모름 )들이 극단적으로 마른 사람 아니면 극단적으로 거대한 사람 둘 중에 하나인 경우가 많이 보였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에선 뭘 봐도 인종차별이랑 성정체성에 대해 잘못 말하면 대역죄인이던데… 백인이란 단어 써도 되는 건가요? 아무튼, 어려 보이는 사람들은 모델처럼 깡 말랐고 중년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고도 비만이었다. 중간이 거의 없었다. 그런 분들은 동양, 스페인, 동남아 사람들. 아무튼 백인이 아니었던 인상이다. 나이 들면서 받는 호르몬 영향이 우리보다 폭발적인가? 아니면 생활습관? 집에 가는 버스의 내 뒷자리에 탔던 가족이 깡마른 아이 셋이랑 고도 비만 엄마 아빠였다. 아이가 배고프다고 소리 지르고 울자 더 큰 소리로 이거라도 먹어!! 여기 다 배고파!!! 하며 가방에서 대량의 초코바를 꺼냈다. 애는 이런 거 싫다며 더 울어재꼈다. 크면서 입맛이 달라지나..?
이어폰도 없이 아이 세 명이 각자의 스마트폰을 크게 틀며 메너 밥 말아먹는 모습이 충격이었다. 게다가 내 자리를 간간히 발로 킥을 날려 마사지를 해 주더군. 동양인이 어디까지 가만있나 일부러 까분 건 아니었겠지? 설마… 아닐 거야.

얼마나 높았는지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어 아쉽다. 절대의심하지 말고 몸을 맡겨라. 이게 안전할까..? 의심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공포가 엄습하니까 되도록 생각하지 말고 타세요.

두 번 갈아타야 하는 포인트마다 주변에서 사진 찍고 산책할 수 있게 외출(?)이 허락된다. 물론 바로 갈아타고 직진해도 된다.

흐리고 맑은 신기한 날씨

마지막에 마사지를 받으며 투어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호텔 도착하기 전에 시내 중간에서 내리겠다고 말하고 내렸다. 이제 이런 것쯤은 긴장도 안 하게 되었다. 영어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이만큼 낮아진 것이 은은하게 감동이었다.

모든 것이 조화롭고 알차서 하나도 아깝지 않은 흡족한 투어였기 때문에 원하지 않았던 마사지.  까이꺼 내 기분에 스크래치 하나 내지 않고 받아주겠다. (사실 굉장히 응어리져 있었나 봐. 계속 생각남 ㅋㅋ)

케군이 검색한 오지 스테이크 레스토랑으로 갔다. <Hog’s breath cafe>
엄청 호평이라며 케군이 데려간 곳엔 어김없이 일본인이나 일본어 잘하는 직원이 있었다. 일본 사람들 사이에서만 리뷰가 좋은 건지 모두에게 좋은 건지 갑자기 궁금해진다만 하루랑 케군이 진짜 맛있게 먹었으니 좋다. 그래 우리 집 구성원 중 과반수 이상이 일본 입맛이니까 일본 리뷰에 맞춰 가는 게 평화로운 선택이지. 나야 뭐 평균 이상만 돼도 다 맛있는 막입이라 괜찮다. 한국인에게 인기 많은 케언즈 식당이 어딘지도 궁금해진다.

안내해 준 직원은 일본 사람이었지만 주문할 땐 다른 분이 오셔서 나의 영어 연습도 잘 챙겨 먹었다. 여기 주문받았던 직원 분은 특히나 너무너무 친절하셨다. 케언즈가 기본 어딜 가나 친절하긴 했, 아! 딱 한 군데 빼고! 그게 어디일지는 마지막 날 밝혀집니다.

고기가 진짜 부드럽다.
한 가지 특이점은 호주 고기에 약간 양고기에서 맡을 수 있는 야생의 냄새가 살짝 묻어난다. 낮에 먹은 뷔페의 고기도 그랬다. 소들이 먹는 사료가 달라서 그런 게 아닐까 홍이가 말해줬다. 아무튼 육질… 정말… 너무 훌륭했다.

그리고 마늘 빵이 엄청 맛있었다.

우뤌쓰 슈퍼에서 97프로 슈가 프리 도넛을 샀다. 마지막 하나 남았었다. 역시 건강한 호주 사람들. 포장도 과하지 않고 샐러드 퀄리티가 좋고 음식 간도 세지 않고 채소 메뉴를 쉽게 볼 수 있고 제로 칼로리도 많고 음료마다 건강한 정도가 표시된 인증마크가 눈에 띈다. 여기 사람들 건강과 환경 섬세하게 챙기는 게 이곳저곳에서 느껴졌다. 왠지 슈가프리 도넛을 막 앞다투어 쟁탈해 갔을 거 같다는 상상을 함.

그러고 보니 팁 낼 필요가 없는 나라라서 너무 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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