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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와 여자

데이트는 매운 걸로

Dong히 2024. 4. 19. 19:37

올해부터 하루는 일주일에 두 번 학원 갔다 깜깜한 밤이 되어 돌아오는  본격 사교육 키즈가 되었다.
내가 이것도 할 말이 차-암 많은데 하늘에 맹세코 우리 부부가 시킨 게 아니라고 메가폰 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응원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희한하게 우리 집은 애가 제일 교육열 높다는 게 시트콤이다. 가끔
-하루야 이렇게 숙제 안 하고 시간 보내면서 학원 보내달라고 하면 아무리 부모지만 돈이 아까워. 중학교 입시 하지 말고 친구들이랑 같이 동네 학교 가서 재밌게 지낼까.
하면 눈물을 그렁그렁하며 절대로 할 거라고. 제발 시켜달라며. 시트콤이다. 그리고 내 멘트는 전부 진심인데 이게 마치 하고 싶은 아이 못하게 해서 안달 나게 하는 전략처럼 돼버리는 게 아이러니.
우짜뜬, 하루가 일주일에 두 번 이른 저녁밥을 먹고 밤 8시까지 학원에 가게 돼서 우리 부부는 평일 갑자기 난리가 났다. 뭐 먹지!!! 우리!!! 뭐 먹지!!! 이건 마치 부장님 외근 가신 점심시간에 우리끼리 메뉴를 정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온 그런 느낌이 되시겠다.

아 맨날 부장님 면 드시고 싶어 하고 매운 거 못 먹고 똑같은 거만 먹잖아요. 우리 오늘 훠궈 콜?

평소 먹고 싶었던 동네 훠궈집에서 입에 불이 나게 먹고 활활 태우고 왔다. 맛이 기대엔 못 미쳤지만 무언가 해소한 기분. 하루가 훌쩍 커 버리면 우리 둘이 맨날 지겹도록 밥 먹을 텐데 그땐 그때 일이고 일단 눈앞에 닥친 이 순간이 매우 신났다.

그나저나 도쿄 돔 근처에 살면서 수많은 콘서트를 지켜보고 그랬는데 살다 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은 처음이지 뭔가. 도저히 앞을 뚫고 갈 수가 없었다. 누군가 했더니 퀸이 왔었다. 밴드 이름을 힐끗 보고 아아.. 퀸이라서… 그럼 이럴 수 있지. 납득이 했다. 프레디 머큐리는 없어도 퀸은 퀸이지.

세계 최초로 살충제나 약품을 사용하지 않은 벌레 퇴치기라는 홍보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근데 이 사람들 장난하나. 벌레만 퇴치하면 된다는 사고회로야 뭐야

이걸 어떻게 달고 다녘ㅋㅋㅋㅋ 손바닥 만해 ㅋㅋㅋㅋ 세상 혼자 사냐고. 웃참하느라 힘들었다.

오늘도 아들이 사교육 현장에 간 사이 집에서 재택 근무하던 케군이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더니 평소보다 몇 배로 빨리 업무를 끝내고 나를 앞세워 모 중국집으로 향했다.

이 동네에서 엄청 유명한 집이라면서 리뷰 보라고 막 여기 완전 본토 느낌이라고 소문이 자자하다고. 우리 집 부장님이 중국음식을 싫어하셔서 근처도 못 갔는데 틈만 생기면 케군이 중국집으로 떠민다 ㅋㅋㅋㅋㅋ

와 근데 여기 메뉴 봐.

나 황비홍 촬영 중인 줄 알았잖아. 찐이다 찐이야

아삭아삭한 야채요리 엄청 맛있다.
이런 게 이런 게 심플한데 막 맛있기 어려워요.

영화 찍어도 될 거 같아.

게 볶음밥인데 태국 요리처럼 부드러운 껍질 째 튀겨져 나와서 닭튀김 먹는 착각이 들었다. 엄청 맛있음!

이건 감자튀김 같은 비주얼의 무려!가지!!!
가지가 이게 되는구나. 너무 맛있음!!

마지막은 대표음식이 아닐까? 싶어서 시켜 본 치킨-
이 아주아주 평범해서 읭? 소리가 났다 ㅋㅋㅋ
사실 여기 가게 이름이 <상하이 치킨>이라 우리가 맘대로 치킨 시켜야 될 거 같았을 뿐. 다른 음식들이 더 맛있었다. 치킨은 한국 치킨이 젤 맛있다고 케군이 말해줘서 기분 좋았다 ㅋㅋ  부추 만두가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다음엔 그걸 시켜 보기로 했다.

화장실 쓰려고 올라 간 2층 분위기가.. 절단 났다.

중국집 가면 꼭 뒤집어져 있는 福 복
왜 그런지 알았다. 중국말로 거꾸로랑 온다라는 단어 발음이 똑같아서 복이 온다는 뜻으로 재치 있게 표현한 거였다. (계산하고 나가면서 중국인 직원에게 물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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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치킨 오오츠카 쇼카쿠로>라고 읽는댑니다. 쇼카쿠로 小閣樓 가 뭐지?


고마워~ 내칭구 챗지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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