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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10중 7할은 함께 노는 걸 좋아했는데 지금은 5대 5 정도로 혼자 노는 게 좋다. 그렇다고 쭉 혼자 있는 건 치를 떨 정도로 싫어하는데…아 그렇다. 일할 땐 무조건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일하는 게 좋고 쉴 때의 반은 혼자가 좋은 거 같다.
요즘 혼자 놀기 코스는 모르는 동네의 영어 회화 수업을 예약하고 (체인점 회화 학원인데 전 지점 레슨의 예약이 가능하다) 수업 가기 전 모르는 동네를 산책해 보는 것이다.
오늘은 아무 몬젠나카초 역 門前仲町
긴 상점가가 뻗어있어 재미있었다.
길게 줄을 서 있던 센베이 과자 집.
궁금해서 어느 주부에게 물어봤다.
-ここ何が有名ですか?
여기 뭐가 유명해요?
-全部…?
그냥.. 다?
죄다 맛있다고 한다.
뭐 하나 콕 찝어주심 그걸 사 가려했는데 ‘젠부..’라고 하시니 패스했다. 다들 어떤지 모르겠는데 난 요즘 결정을 못한다. 편의점에 들어가서도 빙글빙글 몇 바퀴를 돌고 어떨 땐 빈 손으로 나오는 날도 있고 옷 가게에서도 아무것도 안 사고 빙글빙글 계속 돌면서 정신을 차려보면 옷 아닌 딴생각을 하고 있다. 이상하게 온라인으로 뭘 시킬 땐 빠르다. 머릿속이 체계적이다. 후보 몇 가지가 바로바로 장바구니에 담기고 그중에 가격, 기능, 디자인을 담판 짓듯 비교해서 딱 하나만 남기고 삭제하는 일련의 과정이 아주 빠르게 가능하다.
오프라인 쇼핑을 도대체 어떤 식으로 했었더라?
노랑노랑 했던 몬젠나카초
상점가 끝에 신사가 하나 나오고
조금 골목에 쑝 들어간 곳에
가 보고 싶었던 카페가 있었다.
빼꼼 고개를 내미니 금방 자리 나온다며 신경 써 주셨다. 알아서 자리 찾아보고 없으면 기다리든지 말든지 식의 본체 만 체 하는 가게가 아니라서 좋았다. 살뜰하지 않아도 그런 말 한마디가 손님 발을 붙잡는다.
유명한 푸딩과 카페 라테를 시켰다.
그리고 입구에서부터 댕댕이들이 가게에 우글거려서 좋음 ㅠㅠ 다 좋음.
점성 가득한 카라멜이 뚝뚝 떨어지는 푸딩이 나왔다.
설탕을 암 걸리게 태워놨으니 이 못된 것들 안 맛있고 배기겠어. 짜증 내면서 감탄하고 있을 때 입구에 있던 댕댕이 한 마리가 친구와 헤어지고 내 옆으로 이동했다.
주인분이 내 눈치를 살피며
-… 개… 괜찮으세요? 옆에…
-凝縮です。
황송하죠..
‘교슈쿠’ 황송하다는 일본어 이렇게 진심으로 써 본 거 처음이네. 개 만져도 된다고도 해 주셔서 성은이 망극했다.
만화처럼 잘 생김.
이름 코아짱이라고 함.
그리고 좀 있다가 이렇게 만화 같은 녀석 또 한 마리 입점했다.
영어 수업이 시작되었다.
선생님은 미국에서 오셨고
나는 한국에서 왔다고 소개했고
다른 학생은 미얀마에서 왔다고 말했다.
내가 We are all foreigners! 하자 다 같이 웃었다.
수업이 끝나고 미얀마 학생하고 역으로 걸어가면서 “미얀마는 무슨 언어로 말해요?” 물었다.
“미얀마어를 써요. “
대답을 듣자마자 민망함과 부끄러움에
”어머!!! 그렇겠어요. 미안해요. “
파닥거리며 사과했다.
예전에 한국처럼 작은 땅덩이 나라는 중국어나 다른 큰 나라의 언어가 공용어일 거라고 생각하던 일본인 (지금은 흔치 않지만 15년 전엔 종종 있었어요.)을 만나면 살짝 기분이 나빴는데 말이다.
BAKU Coffee Roasters 莫珈琲焙煎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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