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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하는 여자

연예인의 사생활

Dong히 2024. 10. 3. 13:48

대부분의 상황에선 연예인이 연애를 하든 말든 연기만 잘하면 된다. 물론 둘이 만나다가 시간을 갖자 해 놓고 금세 다른 여자 친구랑 하와이에 갔다는 이야기는 한 때 개꿀잼이었다. 그렇다고 막 열 올릴 것까진 없고 팝콘 좀 씹고 싶은 정도. 근데 얼마 전에 어느 연예인의 사생활 때문에 깊은 빡침을 경험했다.

오랜만에 엄청 재밌는 미드 시트콤을 발견해서 정주행을 하고 있었다. <The Ranch > 잘생긴 동생이랑 웃긴데 알고 보면 깨알같이 성실하고 맘이 너무 따뜻한 형의 티키타카가 실없이 터지게 만드는 대사가 계속 나왔다. 주인공인 콜트 (동생)보다 루스터 (형) 때문에 푹 빠졌다 해도 과언이 아닌 드라마였다. 막 동생 구박하는 척하면서 뒤에선 동생이 돈 없어서 다른 지역에 못 가고 있을 때 자기 돈 탈탈 털어서 몰래 돈 대 주고 끝까지 아닌 척하고. 깨알 감동이… 그러면서 맨날 섹드립 하는 게 반전 매력 쩔었었다.

재미가 달아오른 시즌 2 중간부터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희한한 트러블에 휘말리며 루스터가 죽었다??!!
뭐야… 이거
뭐야!!!
뭔데!!!
죽은 줄 알았는데 숨은 거라고 해 줘…. 드라마 멈추고 바로 검색을 우다다다 하니

대니 마스터슨 (43) 여성 2명 강간 더 랜치 시즌 2 하차.

….. 왜 그랬어!!!!!! 야!!!!!!
내가 지금껏 너 땜에 울고 웃었던 그 따스하고 포근했던 과거 어쩔 거야…

그 뒤에 꿋꿋이 보던 내게 후 폭풍이 왔다. 강간범이 하차해도 드라마는 개연성을 가져야 하니까 부모님이 아들 잃은 슬픔을 연기하는데 어릴 때 앨범이나 그를 추억하는 장면에서 너무 또 같이 슬픈 거야. (장르 바뀜) 아들 잃은 부모 심정에 드라마 보다 주먹 물고 울었다. ㅠㅠ 울다가 9살 딸까지 있는 놈이 왜!! 왜 그랬어!!! 현타 오고 그래도 몰입돼서 울다가 왜 이런 놈 때문에 눈물이 나지 현타 오고 자아 잃을 뻔. 아 진짜 이 드라마 이제 어쩔 거야!!! 우려대로 루스터 죽고 드라마는 노답이 되었다. 꾸역꾸역 시즌 3까지 봤는데 이제 그만 놓아주련다.

그리고 우연히 시노다 마리코 불륜 사건의 개요를 알게 되었다. AKB48 걸 그룹 출신으로 지금은 연기자로만 활동하고 있는 일본 연예인이다. 그다지 큰 스캔들이나 소문 없이 결혼해서 딸 낳고 잘 살고 있었다. 소소하게 인스타에서 광고도 하고 팬도 적당히 있고 이제 가정적인 엄마 탤런트로 활동하려는 분위기.

그런데 유튜브에 남편한테 바람피운 거 들통나서 부부싸움 하는 음성이 통으로 업로딩 돼 전 세계 사람들이 방구석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현재 재생 수 47만 회..
이혼이 소송으로 갈 때를 대비해서 남편이 녹음해 둔 것 같은데 해킹당했다고 한다. (과연 해킹일까)

듣다 보면 이 여자… 저런 삶의 태도로 언젠가 가정 파탄 시키겠구나 싶다. 불륜을 들켜놓고 자기 핸드폰 봤다고 남편한테 소름끼친다질 않나. 나중엔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려고 발악. 남편이 끝까지 차갑게 동정 안 해주니 자기 발로 내려오질 않나. (내려오는 게 맞는데 처음부터 저럴 거 같았다.) 빌면서 한다는 소리가 “나 너무 외로웠단 말이야….”였다. 어쩜 창의적인 구석이 하나도 없이 제일 뻔뻔한 것만 골라서 버무려 놨더라고. (꿀잼)

이제 연예인 생활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재밌는 건 일본은 가끔  비욘드 상식인 사람들이 갑툭튀 한다.
이 여자에게 주인공 제의가 온 것이다. 시노다가 아니면 절대 안 된다고 제발 이 역을 맡아달라며 일본의 엄청 유명한 드라마 작가가 간곡히 청했다고 한다.

그리고 맡은 역할이 <이혼 안 하는 남자 > (원작 만화)
딸이 있는 바람난 유부녀다.
다큐를 찍었네? 그냥 대부분이 다 시노다 본인 이야기다. 드라마의 배역만으로도 난리가 났다. 몰입이 될 것인가 아님 몰입이 너무 될 것인가.

드라마의 주요 골자는 아무리 부인에게 유책사유가 있어도 아이의 친권을 아빠가 가져오기 힘든 사회를 풍자한 것이다. 아빠는 아이를 뺏기지 않으려고 어떻게든 증거를 수집하며 수면 아래에서 외롭게 혼자 싸우는데 실제로 시노다 마리코도 본인의 불륜으로 이혼하고도 딸의 친권을 얻어서 키우고 있다. 실제와 드라마가 크로스 돼서 참 재밌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극작가는 친권문제에 대해 더 많이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에 시노다를 원했을 수도 있다. 그런 마음으로 의도한 거라면 그 열정에, 천재적인 발상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말 엄청난 관심이 생겼다.

참고로 강간범으로 잡혀간 대니 매스터슨은 30년 형을 받았다. 와우- 미국 법. 부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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