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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오랜만에 하루가 좋아하는 츠케멘 먹으러 왔다. 나 닮아서 오동통한 면을 좋아한다. (보통 오동통한 면을 좋아하나? 도톰한 면이 쫄깃하쥬)

뒤에 큰 글씨는 라이스 바- 마음껏 드세요. 무료.
라멘 시키고 흰밥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 무서운 탄수화물 폭탄 세례 ㅎㅎ

그리고 기분이닷
집에 가는 길에 계속 가 보고 싶다던 네코카페에 데려갔다. 저녁 6시 평일은 매우 한산했다.

너무… 강질강질해…

솔직히… 내가 오고 싶어서 왔…


촛점 안 맞는 저 두 마리가 하루랑 또래였다. 다들 몇 번 반응하다 시큰둥 하는데 고양이 장난감에 지치지도 않고 날뛰던 두 마리. 저 두 마리만 아기 고양이였다.



하루도 얘네도 에너자이저였다….

참, 얘는 코로나 전에 여기 사장님이 우크라이나에서 데려온 아이라고 하셨다. 특별한 종류가 거기에 있다고 하셨다. (들었는데 잊어버렸다. ) 어휴.. 이 냥이는 여기에 잘 살아남았다고 생각하니.. 아찔. 전쟁 때문에 사람도 죽지만 돌봐 줄 사람이 없어져서 집도 목숨도 잃은 반려 동물들도 얼마나 많을까..



우연히 도서관에서 찾은 그림책이 좋았다.

주인공 브라이언은 늘 혼자 놀았다. 그림도 투명하게 표현되어 있다. ㅠㅠ 어느날 전학 온 친구 저스틴. 점심 시간에 친구들이 그게 뭐냐고 묻는 장면에 “불고기야” “뭐야 그게?” 라는 대사에서 한국계 친구라는 걸 알 수 있다. 냄새난다고 놀리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당당한 저스틴 (가스미웅장해진다) 그 모습을 보고 브라이언은 ‘네 불고기 맛있어 보였어’ 쪽지를 준다. (착하다.. 하아.. ) 그리고 다른 친구까지 합쳐 셋은 친구가 된다. 친구를 가진 브라이언은 점점 투명한 몸이 형제를 띈다는 결말.

원작 제목은 이거였다. 내용이 넘 감동이지 않나요.
그림책은 아이들 전유물이 아니란 걸 일본와서 알았다. 그림책 덕후들이 꽤 계시는데 좋아하는 작가도 있고 알고보면 레벨 높은 그림도 많고 내용도 꽤 심오하다. 매우 빠른 시간에 큰 감동을 받을 수 있는 효율템이기도 한 거 같다 ㅎㅎ



밤 산책 후 붕어빵 사 먹기

둘째를 낳은 친구한테 애기 옷 선물을 보냈더니
과자상자가 돌아왔다. (일본의 답례 문화)
고맙다고 사진찍어 보내주었다.
하루는 그래서 대외용 얼굴 중.

엄마 땅콩이 하트야~ 샤랑해.

이제 정말 작아진 오리털 패딩.


하루가 작은 옷 입으면 귀여워 죽겠다.
ㅋㅋ 없어보이는데 너무 귀여워.

엄마, 이거 좀 봐.
이렇게 휴지를 예쁘게 접은 거 처음 봐.

하루야 이거 손 안대도 안 떨어지게 머리에 쓰는데 성공하면 집에 가져갈 수 있어.

엄마. 어때? 어때?
진심으로 믿고 있는 중.

봄 방학 때 같이 영화 보고 싶다는 말에 마마토모가 추천해 준 <베스트 키드>를 봤다. 10년 전 성룡이랑 윌 스미스 아들 나오는 이 영화 아시나요?
쿵후하는 액션이 기본적으로 너무 멋있고 왕따에 맞서는 주인공이 감동적이고 가볍게 볼 수 있는 가족영화란 기억이 있어서 골랐는데.

아니… 영화 초반에 하루가 공포에 떨며 내 뒤에 숨는다. 주인공이 엄마 일 때문에 중국에 이사왔는데 학교에서 일진으로 군림하는 애한테 미운털이 박혀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하는 장면이 이렇게… 무서웠다???!!
사실은 나도 갑자기 내 자식이 오버랩되서 학폭 가해자로 보이고 엄청 무서움. ;ㅂ; 애가 진짜 성이 찰 때까지 주인공을 패는데 이제 그만 할 때가 지나도 밟고 때린다. 치사하게 쿵후 유단자가!! 이 나쁭노무시키!!! 이상하다 예전엔 분명 오락 영화였는데 ㅎㅎ
하루는 중간에 엄마.. 너무 무서워 못 보겠어… 울 거 같은 얼굴로 포기할 뻔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더 트라우마로 남을까 봐 이거 지나면 꼭 재밌다고 달래몈ㅋㅋㅋㅋ (우리 왜 시련을 견디는 중이니) 끝까지 다 봤다. 다행이도 마지막엔 첫 장면을 잊고 아주 재밌었다고 했다.
근데 의외의 실속이 있었다. 어머님들 이 영화 꼭 보여주세요. 아파트 관리인으로 조용히 살던 성룡이 쿵후 실력자라는 걸 들켜 주인공의 부탁으로 처음 쿵후를 가르쳐주게 되는 부분. 몇날 몇일 아이에게 옷을 벗어 바닥에 던져 그걸 줏어 공손하고 좋은 태도로 옷걸이에 걸어 다시 그걸 집어 입고 하는 단순한 동작만 가르쳐 준다. 아이는 질려하는데 꼭 공손한 태도를 잊지말라고 혼낸다. 그 동안에 점점 막 쿵후 실력은 쌓여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갑자기 절도있는 동작들이 된다. 성룡이 모든 행동과 일상 속, 쿵후 동작 안에도 공손한 태도와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그러는데 (그렇게 주인공과 엄마와의 관계도 개선 됨. 옷 아무데나 벗어 던지는 걸 고쳐서 ㅋㅋ) 너무 유익해씁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본 게 <소림 축구> 주성치 나오는 소림 축구 아시나요? 내 최애 영화였다. 정말 저걸 능가하는 영화는 없었지. ㅋㅋ
그 병맛 개그를 아이는 이해할까? 엄청 궁금해 하며 (내 시절 영화 리액션 구경하러 온 사람 됨)
틀었는데 글쎄 하루가 빵빵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
주성치들이 쿵후로 축구 토너먼트를 계속 이기고 스폰서 들어와서 새 운동화 받고 헌 운동화를 예~~ 이럼서 하늘 위에 던지는 축제 분위기 장면. 그건 거기서 끝나지 않고 다시 자기들 머리로 떨어지면서 아야~ 아야~ 이런다. 그 병맛갬성. 하루도 같이 터졌다. 행복햌ㅋ
중간의 러브 라인 빼곤 거의 다 이해했다.
주성치가 던진 깡통이 우주로 날아가서 반짝 별이 되는 세상 올드한 연출이 하루한텐 신선했는지 미친듯이 좋아했다. ㅋㅋㅋ 엄마 ㅋㅋㅋ 별이 될 정도로 날아갔나봐. 그리고 그게 멀리 떨어진 공터 벽에 박혔다는 설정에서 하루는 실화를 본 듯 엄청 신기해 하면서 좋아했다. 아이고~ 애기 ㅋㅋㅋ
너무 놀란 얼굴을 하길래 설명을 해줘야 하나 싶어
-하루야 이거 진짜 아니고 영화와 꾸민 이야기.
하니까
-어! 알어! ㅇㅂㅇ
하지만 얼굴은 계속 완전 신기해 하고 있음.
뭐여 ㅋㅋㅋ
다른 영화 추천해 주실 만한 거 있으면 부탁드려요.
아 그리고 수다하나 추가하자면
베스트 키드 원작 이름 검색하니까. The Karate Kid라고 나왔다. 카라테? 일본 무술 그 가라테? 헐… 중국인이랑 일본인이 펄쩍 뛸 일. 미쳤나봐 영화제목. 중국의 전통있는 쿵푸 영화 잘 찍어놓고 제목이 일본 가라테. 성룡도 출연했는데 알고 슬퍼했을 듯. 매우 쇼킹했다. 서구 사람들은 진짜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없구나…(주변에 중국인한테 한번만 물어봤어도 됐을텐데)


두번째 네코 카페에 갔을 땐 체온을 느껴보고 싶다며 꼬옥 안고 있었다.

나둥



그리고 어떤 냥이가 갑자기 내 어깨로 폴짝 올라와서 나를 즈려밟고 고양이 타워에 올라갔다.
되게 말랑한 장면 같지만 현실은 매의 발톱 같은게 내 어깨를 힘껏 갈기고 멧돼지 같은 뒷다리 힘으로 날 쳐 밀면서 용수철처럼 목적지로 간 상황이다.
와- 하루도 나도 너무 놀래서 할말 증발. 집에 갔더니 목에 벌겋게 발톱 자국이 났다. ㅎㅎ

그래도 니네 좋앙.

날 하찮게 여기고 등한시하는 그런 태도들이 매력적이야. 정말… 밀당을 본능으로 타고 난 녀석들.

하루가 오픈한 고냥이 호텔 첫 투숙객

차례 차례 리뷰 보고 오신 손님들

만실.

또 올게~ 잘 지냉

하루와 하루의 소꿉친구들과 하나짱.

친구네가 키우는 개다.
순딩이 순딩이~

그리고 친구네 집 마당에 어느날 부턴가 그냥 눌러 사는 길고양이 냥타.
얘는 니홍고를 안다.
고항 타베타? 냥~
네무이노? 냥~
그런데 얘는 한국말도 알더라.
밥 먹어쪄? 냥~
졸려쪄? 냥~
언어 천재… 냥타의 타이밍 기가막히게 대답하는 동영상을 담아 와야겠다. 다들 보면 놀래실 거에요.
절 안에 핀 사쿠라가 너무 절경이라 다 같이 사진 찍고 있었는데 관계자분이 오셔서 강아지는 데리고 오시면 안되서요. 죄송해요. 하셨다.

그래서 안고 빨리 퇴장하는 중.

ㅋㅋㅋㅋㅋㅋ 근데 자기도 황당해 하는 하나짱의 얼굴 때매 엄마들이 다 빵 터졌다.

뭐야.. 나 몇년 만에 안겨보는 거야.
이런 표뎡 ㅋㅋㅋㅋㅋㅋ

4월에 입학하고 3월에 종업하는 일본 학교 스타일에 맞춰 지난 1년간 하루가 학습한 학습지, 문제지, 과제물들을 모아 두었다가 3월 마지막날 몇센티인지 키를 쟀다.
1년간 산수문제 국어 문제 한글공부 영어 프린트물 쓴 것이 33센티!
엄청 뿌듯해했다.
매일 매일 꾸준히 하는 것들에 대해 목적의식을 잃을 때 뭐가 좋은 계기가 되어 줄까, 마지막에 어떤 식으로 성취감을 주면 좋을까 고민하다 생각해 본 방식이었다. 내가 그 마음을 잘 안다. 다이어트가 그렇거든 ㅋㅋㅋ이웃님이 다이어트와 공부의 공통점이 나오는 동영상 소개해주셔서 봤는데 거기서 딱 그랬다. 오늘 내가 한 일이 무슨 결과가 될지 보이지 않으니 의욕이 안나서 힘든게 공부랑 다이어트라고. ㅎㅎㅎ








그림과 그림 사면 주는 영수증.

그림 제작 중

뒷모습이…. 진짜 너무 케군같애…
인기척이 케군같을 때도 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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