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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물놀이
종아리밖에 안 오는 수위지만 형아들이 쏘는 전투적인 물총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물안경을 장착했다.

행복 하나 추가요~​?

동네 마츠리 마지막은 운영진들이 이리뛰고 저리뛰고 한 땀 한 땀 불을 붙인 하나비... ? 폭죽놀이로 끝이났다. 로맨틱한 장면을 기대했는데 현실은 사고현장 ㅋ

옆 동네 물놀이 장. 

가족단위 주민이 많은 우리동네와는 달리 시댁쪽은 오피스가에 애들이 별로 없어서 숨은 명소가 따로없다.

그늘막 아래서 쉬고 있었더니 젊은 엄마가 둘째를 아기띠에 매고 첫째 딸을 수영장에 들여보내는 게 보였다. 그러고는 어색한지 물가를 서성이길래

- 저기 시원한데 자리있어요. 앉으실래요?
하고 말을 걸었다. 수줍게 웃고 내 뒤를 따라왔다.

3일 전에 나고야에서 도쿄로 이사왔다고 한다! 차로 시원하게 누비며 넓은 집에서 살다가 팍팍한 도쿄 한 복판으로 왔으니
-전철 무서워요. 지하철도 모르겠어요. 슈퍼가 안 보여요. 장을 어디서 보죠?
아 정말..ㅋㅋㅋ 내가 일본에 처음 왔을 때 그 느낌이었다.
하필이면 이 동네는 부촌에 도쿄 중에서도 좀 유별난 중심가라서 100엔샵도 맥도날드도 큰 마트도 홈센터도 없는 곳이다. 편의점 회사 호텔 카페 은행이 마치 패턴처럼 계속 반복되는 동네.

-여긴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이긴 하지만 이치가야까지 가면 100엔샵이 있어요
-어머!! 있구나!!! (심봤다!)
-근데 여기 사람들은 날이면 날마다 올 수 없다고 많이 사다가 돌아올 때 택시를 타고야마는 계산미스를 범하실 수 있어요.
-아 앜ㅋㅋㅋㅋㅋㅋㅋ

남편은 공무원인데 사귀고 한 달 뒤에 운명처럼 나고야에 발령이 났다고 한다. 연애와 결혼 두 아이의 출산까지 친정집 근처에서 알콩달콩 마치고 나니 첫 아이 유치원 들어 갈 시기에 맞춰주기라도 한 듯 도쿄로 발령이 났다. 원래 지방 발령이 잦은 부서가 아니라 나고야는 아주 잠깐의 임시포지션이었고 언젠간 도쿄로 가야했는데 타이밍 한 번 신기한 일이다.

미호짱과 나는 어머어머를 연발하며.
운명이네. 잘 되려고 막 다 도왔네. 기가막히는 인연이네. 본심에서 나온 추임새를 넣었다.

그리고 나고야에서 온 맘이 하루와 나의 대화를 듣더니
-세상에!!! 한국말도 하고 일본말도 해요?!!!!
화들짝 놀랐다. 이중언어 하는 어린아이 너무 처음 보셨다.
-매일 보는데 저도 신기하답니다. ㅎㅎ 근데 도쿄에는 정말 많아요. 외국인도 많고 국제결혼도 많고 이중언어나 다국적아이들도 많거든요. 곧 적응하실거에요.

나고야 맘의 반응을 보고 지방에서 생활하는 한국맘들과 아이들의 고충이 조금은 느껴졌다. 아직도 심한 차별도 많고 동물원 원숭이보듯 신기해 하는 시선도 많다던데. 힘내세요....

불현듯 애들 생각이 났다. 아 맞다. 우리 물놀이 온거지 참.
여하튼, 주변 정보를 깨알같이 알려주고 보답으로 러브스토리를 들으며 참 재미졌다.  

​물 마시다가 뾰로롱 날아라겠네. 발 둄 봐

여기 지상에 있어. 머리 큰 내 요정아.

블로그 친구 코운님 집에 놀러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우연히 도쿄역에서 마츠리를 발견했다.

-엄마, 다리가 너무 아프고 배가 고프다....
(어릴때 드라마에서 들어 본 대사 같은데... 똑 사세요...)
여기 마츠리에서 야키소바 먹고 집에 가자 응?

귀찮은 애미는 옳다구나 하고 찬성한다.

도쿄 역 광장에서 이런 봉오도리 마츠리도 하는구나.

요요 낚시는 물풍선에 고무줄을 달아서 물에 띄우면 S자 고리에 얇은 종이를 꼬은 걸 낚시대 삼아 낚는 놀이다.
종이가 젖어서 찢어질 때까지 풍선을 낚으면 되는데 이 날 하루 요요신이 강림!

세상에 혼자 8개나 낚았다.
이건... 공짜 게임이라  미안한 맴이 들었다.... ㅎㅎ

한 두개만 가지고 갈까?하려다가 직접 낚았다는 성취감이 하늘을 찌르는데 그런 결과물을 버리는 것 같아 주최측에 미안한 맘을 덮어두고 기분좋게 가져왔다.

-엄마, 엄마 4살 때 요요 이렇게 많이 뽑아봤어?

-아니, 엄마는 어른이 되도 이렇게 많이 뽑아 본 적 없어.

-그래? 하루 너무 잘 하지???

요즘 부쩍 엄마의 4살이 어땠는지 물으며 많이 비교한다. ㅋㅋ 희안한 너의 라이벌. 엄마의 과거를 묻지마세요.


도저히 지나칠 수 없는 도쿄역 치즈타르트로 입가심을 하고 마루노우치센을 타러 갔다.

그렇게 기다려도 안 오던 마루노우치센 신형 (구형은 하얀색 신형은 빨간색) 차량이 눈 앞에 서서 소리를 지르며 환호한 하루.

아주 계탄 날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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