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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냄비에 넣고 팔팔 끓이던 날씨가 지글지글하던 걸 잠시 멈추고 27도까지 내려간 날이었다. 그날 하루만 냄비에서 꺼내져 찬물에 씻기는 당면이 되는 것이다. 이때다. 당장 하루 종일 나가 놀 계획을 세웠다. 잡채가 되기 전 마지막 냉수마찰!

이케부쿠로에서 토부선을 타고 가와고에 역에서 내렸다.

역에서 관광지까지 길게 상점들이 이어져 있었다. 없는 게 없는 상권이었다.

오늘은 백의 민족으로 외출했습니다.
내가 애정하는 조끼보고 케이타가 치즈 같다고 그랬다. 하루가 저 옷만 보면 엄마 왜 치즈를 입었냐고 놀린다. 그래서 나 혼자 놀러 갈 때만 꺼내게 된 치즈 베스트... 생각보다 나 소심하다고 ;ㅂ;

구제 가게에 갔다가 살까 말까 고민했던 양고기 볶음 티셔츠. 촙이라니... 촙 귀엽다...

보통 버스로 이동할 거리였지만 시간과 낭만이 가득했기 때문에 30분을 걸어 가와고에 메인 관광지까지 왔다.

이번 여름 이렇게 혼자 싸 돌아다니는 이유는 애를 챙겨야 하면서도 시간이 남아돌기 때문이다. 그 시간에 일을 할 수도 없었다. 13시부터 20시까지 하루가 여름특강을 간다. 내 평일 알바는 오전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알바로 집을 비우면 밥을 못 챙겨줌 + 가정 학습을 하는지 안 하는지 압박을 못하니 한 달 쉬었다. 원래 아이 방학 때는 일을 안 하고 하루랑 매일 놀러 다녔다. 가족끼리 해외여행도 갔다. 그런데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전력을 다해 공부해야 하는 이번 여름은 학원 수업 말고 아무 계획도 세울 수가 없었다.
아침 시간에 반짝 바쁜 다음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나면 남은 시간 내내 할 일이 없어져버렸다. 정확히는 계속 집에서 뭔가 하는 것이 힘들었다.
이번 여름 최대 미스는 알바를 쉰 것도 여행을 안 간 것도 아니고 내가 혼자 집에서 잘 놀 수 있을 줄 착각했던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의 가와고에처럼 즉흥적으로 새로운 곳을 찾아다녔다.

갔다 왔는데 어떤 곳인지는 알고 가야촙.
빠르게 정리합니다.
에도 (옛 도쿄) 근처에 위치한 가와고에는 물자 유통을 하기 쉬워서 → 부유한 상인들이 많아졌다→메이지 시대(1893년)에 큰 화재를 겪는다. →돈이 많은 상인들은 목재가 아닌 아주 튼튼한 창고를 만든다. → 1970년대 가와고에 역이 개통되어서 역 근처는 현대 건물이 들어섰지만 안 쪽에 자리 잡은 창고 동네는 옛날 모습 그대로 남았다. → 그러다 어? 이거 관광 가치가 있네? 깨달아 부수지 말고 보존을 시작 → 현재 오래된 전통 건물들이 환상적으로 이어진 관광지로 남았다.



근데 오자마자 가와고에 스멜 없는 피자집에 왔음.
그냥 피자가 너무 먹고 싶었다. ㅋ


렌즈 왜곡 때문에 팔 영양실조
맘에 들어 ㅋㅋㅋ

내 팔 혼자 기아체험 ㅋㅋ

가게정보 : pizza&pasta muu monster
https://maps.app.goo.gl/HXhBskrs3S3iE3BX9?g_st=ic
pizza&pasta muu monster · 4.9★(53) · 이탈리아 음식점
7-2 Renjakucho, Kawagoe, Saitama 350-0066 일본
www.google.com

로망 스트릿 (거리 이름이 그러함)
좌표
https://maps.app.goo.gl/94JW639EYUeMRvE39?g_st=ic
다이쇼로만유메도리 · 4.2★(468) · 관광 명소
일본 〒350-0066 Saitama, Kawagoe, Renjakucho, 17−1
www.google.com
가와고에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골목이다.
평일에 오면 텅텅 비어서 꼭 영화 촬영지 같다. 가와고에 근처에 기모노, 유카타 빌리는 곳도 많아서 옷 갈아입고 하루 종일 여기 돌아다니며 추억 쌓는 여행 하면 너무 좋을 듯.. 전 늙어서 그런 수고를 같이 해 줄 친구가 없습니다만.






일제 침략 때 명동 거리 같아 마음 한편이 불편하면서도 미감적으로 너무 내 취향이라 아름답다 느끼는 양가감정이 막 솟는다. 영원히 이런 딜레마에 빠지는 게 일본에 사는 한국인의 숙명이다. 독일에 사는 폴란드인, 영국에 사는 인도인, 중국에 사는 대만 사람, 전라도에 사는 경상도 사람도 그렇겠지? 마지막은 아닌가? 아무튼 나만 뭐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것. 역사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곳에 어쩌다 살게 된 사람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겠어.
나 같은 건 고작 지구에 수많은 세포 중 하나일 뿐이거나 사회의 많은 부품 중 그저 하나라고 생각할 때 되게 편안하다. 세상이 말하는 것과는 반대로 나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더 행복한 이런 건 무슨 심리일까.




잡화점에서 만난 녀석


비가 내려 그나마 있던 관광객들을 거리에서 내 쫒았다. 텅텅 빈 가와고에. 오예

커피와 고구마를 먹고

창고 거리를 지나 유명한 시계탑 앞으로 갔다.
여기도 예쁘죠?
좌표 드림 여기쯤.
https://maps.app.goo.gl/8CLiKARzedadWQt4A?g_st=ic
가와고에 이치반가이 상점가 (구라즈쿠리 거리) · 4.3★(2661) · 관광 명소
Saiwaicho, Kawagoe, Saitama 350-0063 일본
www.google.com

내가 본 젓가락집 중에 제일 이쁘다.


유형문화재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싶었는데 쉬는 날이었다. 참고로 가고 싶었던 곳은 여기
https://maps.app.goo.gl/hTHDxYohYj92T2Vw9?g_st=ic
Moderntei Taiyoken · 4.2★(170) · 음식점
일본 〒350-0062 Saitama, Kawagoe, Motomachi, 1 Chome−1−23
www.google.com
완전 미스터 선샤인 느낌이에요. 너무 좋아. 취향이 매국노 같아서 죄책감 든다.

집에 오는 길에 츠케멘을 먹었다.
나는 굵은 면발을 정말 좋아한다.
국물에 식초를 팍팍 쳐서 먹는다.
가끔 테이블에 식초 없는 라면 집을 만나면 꼭 벌칙 걸린 것처럼 매우 실망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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